지속된 경영난 속 주차장 폐업 ‘방아쇠’, 시보조금 6억 5천만원 집행

△오는 28일 폐업 예정인 효성세종병원.
△오는 28일 폐업 예정인 효성세종병원.

의료법인 정산의료재단 산하 효성세종병원이 오는 28일자로 폐업을 결정했다.

이번 폐업결정은 효성세종병원이 지난 2012년 12월 26일 조치원성모병원을 인수해 운영을 시작한지 대략 5년 9개월만이다.

이에 따라 조치원을 중심으로 한 북부권의 응급 의료공백이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12일 현재 효성세종병원 홈페이지에는 폐업을 알리는 팝업창과 안내문이 공지돼 있다.
안내문에는 세종시에서 진행하는 동서연결도로로 인해 고객주차장이 강제 수용됐다. 현실적으로 고객주차장이 없이 병원을 운영할 수 없어 폐업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중으로 본 의료재단의 최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불가피하게 주차장 문제로 폐업하게 됨을 양해해달라고 밝혔다.

■효성세종병원 ‘누적 적자’+ ‘주차장’ = 폐업?
효성세종병원은 ‘주차장’을 주요 폐업 요인으로 언급하고 있지만 병원이나 세종시가 인정하듯이 누적 적자가 직접적 원인이다. 다만 폐업의 일종의 방아쇠였다.

병원측에 따르면 효성세종병원 인수후 지금까지 약 70억의 적자가 발생해 지속적인 경영난에 대한 정산의료재단의 우려와 향후 경영 개선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에서 주차장 관련 시와의 협의도 원만히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주차장 수용으로 대체 주차장이 필요한데 시는 인근 철도부지내 공영주차장 조성 계획을 제시했다는 것. 하지만 병원은 환자 등을 위해선 단독 주차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이와 관련해 시 관계자는 조치원 원리 156-1 일원에 80면 정도의 공영주차장을 조성할 예정으로 이춘희 세종시장의 주차장 건립 확인까지 받아 병원과 협의를 했다고 밝혔다. 병원만을 위한 단독 주차장은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시와 병원간에 주차장 수용에 따른 보상합의도 이뤄지지 않아 시가 공탁금을 걸어논 상태다.

△효성세종병원 홈페이지에서 폐업을 안내하고 있다.
△효성세종병원 홈페이지에서 폐업을 안내하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70억의 적자가 발생했는데 인력 및 시설 투자를 했음에도 실질적인 환자수는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며 “이런 경영상의 어려움에 대해 지난 2015년부터 시와 협의했고 지원을 요청해 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재단도 “병원이 폐업시 발생할 의료 불편 등을 고려해 노력해 왔지만 어려움 부분이 많아 불가피하게 폐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시도 병원 운영을 위해 4년동안 6억 5천만원을 지원했다.
시는 효성세종병원이 응급병상 확대(10병상) 및 인력·장비 등을 보강함에 따라 지난 2015년 7월 응급의료시설에서 ‘응급의료기관’으로 변경·지정했다.

이후 ‘농어촌주민의 보건복지 증진을 위한 특별법 제12조’와 ‘세종시 응급의료지원에 관한 조례 제12조(재정에 관한 지원)’ 등을 근거로 응급실 운영을 위한 인건비 지원 명목으로 ▲2015년 1억원 ▲2016년 2억원 ▲2017년 2억원 ▲2018년 9월 현재 1억 5천만원을 보조했다.

시 관계자는 “병원측이 지속적으로 경영난을 호소했지만 현실적으로 민간병원에 그 이상의 지원은 어렵다”고 밝혔다.

결국 효성세종병원은 하루라도 빨리 나가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되는 현실에서 시의 분기별 지원 등을 고려해 폐업을 결정했다.

■세종시, 북부권 의료공백 막을 대안 사실상 없다…‘세종시립의원’ 지속됐다면?
효성세종병원의 폐업 결정 후 시는 북부권의 의료공백을 최소화 하기 위해 응급환자 발생시 인근 대전선병원, 충남대병원, 천안단국대병원, 청주하나병원, 충북대 병원 등으로 후송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다음 달 4일과 내년 1월  충북 오송과 세종시 나성동에 개원을 앞둔 베스티안병원과 NK세종병원 협약체결 및 응급의료기관 지정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대책은 결국 인근 지자체나 신도시 지역 병원으로 이송한다는 것에 불과해 북부권의 의료공백을 막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응급 환자의 경우 골든타임이 중요한데 세종시의 유일 응급의료기관이 없어짐에 따라 당분간은 충남대병원 세종의원(응급병상 6개)이나 외부 병원 이용이 불가피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밖에 없는데 이는 향후 조치원을 비롯한 북부권 지역에 효성세종병원을 대체할 수 있는 의료기관이 들어서지 않은 한 지속될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새삼 지금은 노인성 질환 및 치매의료기관으로 그 기능을 전환해 운영중인 ‘세종시립의원’이 회자되고 있다.

지난 2015년 1월 세종시는 서울대병원이 위탁운영하던 세종시립의원에 대해 “양질의 공공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설립됐으나 관내 민간의원과의 진료과목 중복 및 입원실·수술실 등이 없어 비효율적으로 운영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지난 2년동안 시립의원 적자가 35억원 정도로 병원 종사자가 30여명이 넘는데 1일 평균 환자는 53명에 불과했다”며 기능전환을 통해 노인성 질환을 중심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주중 야간에만 운영되던 응급실 운영은 중단되고 1년후엔 충남대병원에 위탁해 노인성 질환 치료 등을 중심으로 운영중이다.

결론적으로 기능 전환없이 세종시립의원을 이끌고 왔다면 효성세종병원 폐업에 따른 의료공백을 상당 부분 흡수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시나 민간병원이 운영해도 적자는 발생하고, 시의 특별한 지원대책이 있지 않는 한 북부권에 병원이 들어올 가능성은 희박하다. 특히 신도심과의 의료격차가 점점 커지는 현실에서 차라리 ‘착한 적자’를 감당하며 계속 끌고 왔다면 세종시립의원의 안정화와 북부권의 중심 의료축 형성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는 판단이다.

효성세종병원은 그리 인기 있는(?) 병원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분명히 존재 이유는 있다.

이젠 세종시 북부권 지역에서 더욱 신도시나 외부로 나아가야 하는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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