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정 대전시장이 지난 9일 한밭야구장에서 취임 후 첫 현장 점검회의를 갖고 ‘베이스볼 드림파크 조성’ 공약 이행 의지를 다졌다.

하지만 새 야구장 건립이 한밭종합운동장 이전을 전제로 한 것이어서 이전 후보지 물색, 재원 마련 등의 과제가 산적해 주객이 전도된 상황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허 시장은 이날 오후 3시 중구 부사동 ‘베이스볼 드림파크’ 조성 예정지인 한밭야구장(한화생명 이글스파크)과 한밭종합운동장을 둘러보고 새 야구장 조성 계획과 향후 운영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박용갑 중구청장과 김신연 한화이글스 대표이사, 김근종 시설관리공단 이사장, 대전시 관련 실·국장 등이 참석했다.

허 시장은 이 자리에서 “1964년 준공된 한화생명이글스파크는 전국에서 가장 노후되고 협소한 야구장으로 신축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새 야구장 건립을 보문산 관광개발, 원도심 소상공인 상생주차장 건설과 연계해 원도심 활성화 및 도시 균형 발전을 꾀하겠다”며 “앞으로 야구장 조성과 관련된 이슈를 지속적으로 공유하고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허태정 대전시장의 공약인 ‘베이스볼 드림파크’는 한밭야구장 바로 옆에 있는 한밭종합운동장을 다른 곳으로 이전하고 그 자리에 국비, 시비 등 모두 1360억 원을 들여 2024년까지 2만여 석 규모의 새 야구장을 건립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는 이를 위해 2억원을 들여 내년 6월까지 ‘베이스볼 드림파크 조성 용역'을 벌여 한밭종합운동장 이전, 보문산 관광개발계획과 연계한 원도심 활성화 방안, 야구 경기 미 개최 시 베이스볼 드림파크 활성화 방안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하지만 한밭종합운동장에 새 야구장을 건립하기 위해선 이전 후보지 선정부터 재원 마련 등 넘어서야 할 과제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종합운동장은 시·도 필수 시설물로 대체 부지 확보가 우선돼야 하지만 야구장 규모의 두 배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부지 마련이 쉽지 않고, 이전 비용도 새 야구장 건립비(1360억원)보다 더 들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이전 후보지 중 하나로 거론되는 유성구 학하동 97번지 일원 서남부 종합스포츠타운은 현재 국토부로부터 제동이 걸려 2년 6개월여 답보상태다.

시는 기본계획 수립 후 2015년 12월 국토부에 그린벨트 해제 심의를 신청했지만 부지가 121만7000㎡로 방대하고, 총 사업비도 9030억 원으로 너무 많아 구체적인 재원 조달 방안을 제시할 것을 요구한 상태다.

프로야구 팬이라는 한 시민은 “프로야구 본고장인 미국도 줄어드는 팬 때문에 야구장 규모를 줄이는 상황에서 야구가 언제까지 블루오션이 될 수는 없다”며 “야구장이 비좁아 못 들어가는 사람이 있다고 멀쩡하게 있는 종합운동장을 수천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들여 다른 곳으로 옮긴다는 생각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전 시민단체 관계자는 “야구장이 없는 것도 아닌데 야구장을 새로 짓기 위해 한밭종합운동장을 빼는 것은 잘못됐다”며 “이전한다면 주변 주민들의 동의부터 얻는 것이 순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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