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체는 비록 늙었어도 정신의 젊음을 추구할 수 있는 것은 인간의 특질이제.”
“특질?”
“특권이고마.”
“좋은 말이야.”
“가족과 직장, 지배자들이야 말로 인간의 정신적 젊음을 죽이는 적들이제.”

“아하, 오늘따라 호전적인데?”
“남자라면 엄메의 과도한 애정에서 벗어나고 아내와도 맞서야 하고마.”
남성우월주의적 관점으로 비칠 수도 있지만, 그가 강조하는 것은 보수적인 남자다움의 덕목이라기보다는 정신적 자립이다.

“결국 마지막에 남는 것은 자신이야.”
“의지할 수 있는 것도 자신뿐이제.”
“그것은 철칙이고.”
“기 사실을 잊지 않는다면?”
“그러면?”

“젊음을 평생 말살당하지 않고, 이 세상을 잘 살았다고 실감할 수도 있을 끼고마.”
봉준이가 보기에 가족보다 더 큰 적은 직장이다.
“그래.”
“만약 안이한 판단으로든, 숙고 끝에 내린 결정으로든, 직장인이라는 직업을 선택했다면, 기 순간 자유롭게 살 권리의 90퍼센트를 포기한 셈일끼고마.”

“아, 상사의 부당한 지시에 복종해야 하는 굴욕감이란…”
“니 조신일보사 근무시절 얘기 아이가?”
“출세경쟁에서 비롯하는 줄서기.”
“에고, 명예퇴직, 감봉, 도산의 위험이 기다리는 불안정한 상황이 직장인을 수동적인 인간으로 변화키기 때문이제.”
“직장인보다는 자영업이 낫고.”
“자영보다는 농사가 낫다아이겨.”

“그래, 정치인과 기자를 믿지 말고 스스로 판단해야 돼.”
“작가 위에는 위인도 없거니와 범인도 없다, 이말 아이가.”
“있는 것은 자신을 버린 자와 자신을 주워 든 자뿐!”
“기래, 자신의 힘으로 살아가려는 자는 진정 살아있는 자인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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