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T 990번과 광역 1000번 노선 맞교환… 市, 법적 불리 ‘자인’ 지적

▲현재는 민간 버스업체인 세종교통이 운영하고 있으나 이번 합의에 따라 시측으로 운영권이 넘어가 세종도시교통공사가 운영하게 된다.
▲현재는 민간 버스업체인 세종교통이 운영하고 있으나 이번 합의에 따라 시측으로 운영권이 넘어가 세종도시교통공사가 운영하게 된다.

세종시는 세종시내 유일한 민간 버스업체인 세종교통과의 BRT 990번을 둘러싼 법적 분쟁을 우여곡절 끝에 마무리했다.

세종시와 세종교통에 따르면 양측은 지난달 17일 BRT 990번과 광역 1000번 노선의 맞교환을 골자로 하는 대전지방법원의 화해권고안을 받아들여 사실상 합의에 이르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세종교통은 시측을 상대로 제기한 990번 BRT 운영권·차량 회수, 1004번 광역버스 노선 등과 관련된 3건 소를 모두 취하했다.

양측은 이번 화해권고안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협약을 추진 중으로 다음 달 지방선거가 마무리된 후 최종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는 원하던 BRT 노선을 회수할 수 있게 됐지만 결과적으로 사실상 시의 패배를 ‘화해 권고안’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한 ‘꼼수’라는 비판이다.

■BRT 990번과 광역 1000번 노선 교환
이번 합의에 따르면 우선 세종시는 현재 편도 75회 운행중인 광역 1000번 노선(조치원~대전 반석역)을 세종교통에 넘겨주고 세종교통은 편도 129회 운행하는 BRT 990번(오송역~반석역) 노선을 세종시로 이관한다.

또한 990번 버스차량은 국비로 구입된 만큼 시로 귀속시키고 1000번 버스는 세종교통이 시로부터 15~17대를 감가상각비 등 고려한 감정평가를 통해 구매하게 된다.

향후 협약이 체결되면 신도시를 중심으로 신규 버스 노선 운행이 시작되는 오는 10월부터는 ‘세종도시교통공사’와 ‘세종교통’의 이름을 단 990번과 1000번 버스를 볼수 있게 될 전망이다.

BRT 990번 버스 노선은 세종시내 유일한 흑자노선을 평가받는다.

990번은 2013년 4월부터 오송역∼정부세종청사∼반석역을 운행하는데 1월 말 기준 하루 평균 8763명이 이용한다.

그러나 대전 1001번 노선(오송역~정부세종청사~세종시청~대전역)을 비롯한 유사 경쟁노선의 지속적인 신설과 버스 증편으로 향후 노선 경쟁력 및 수익성에 대한 우려도 나오는 실정이다.

■이번 화해 권고안 수용, 시의 상생협력 결단?
화해 권고안 수용은 외관상 상생협력과 시민 편익 위한 합의라고 말하지만 이번 법적 분쟁의 발단은 아마추어적인 시의 교통 행정이었다.

2016년 11월 시는 세종교통측에 ‘990번 노선 반납’하라는 행정처분을 내린다.
이에 맞서 세종교통은 대전지방법원에 ‘990번 BRT노선 종료 명령’ 취소 소송을 제기했고 2017년 7월 대전지법은 세종교통의 손을 들어줬다.

이후 2심이 진행됐지만 시는 향후 판결 결과에 우려속에 당사자 합의를 추진했을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다.

시에선 ‘시민 편익’을 고려한 상생협력이라고 강조하지만 현실적으로 시민 입장에선 운행 주체가 누가되든 정상적으로 운행만 되면 된다. 오히려 BRT에 의존한 세종도시교통공사의 존립 근거와 불리한 법적 분쟁에 벗어나야하는 시가 더욱 급한 상황이다.

세종교통 또한 시와 지속된 갈등속 보조금 지급 지연 등으로 경영상 어려움을 해결할 필요가 있었다.

이런 양측의 이해가 맞아 권고안을 수용하게 된 것인데 일각에선 시는 ‘명분’을 세종교통은 ‘실리’를 얻었다는 평가다.

하지만 시의 허술하고 무리한 교통행정이 법적 분쟁을 불러왔고 노선 맞교환이라는 상생의 결과물(?)을 낳았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렵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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