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을 자도 만리장성을 쌓는다!”

▲강용수 전 세종시의회 부의장.
▲강용수 전 세종시의회 부의장.

옛날 진시황이 만리장성을 쌓을 계획을 세우고 기술자와 인부들을 모은 후 대역사를 시작했을 때다. 어느 젊은 남녀가 결혼하여 신혼생활 한 달 만에 남편이 만리장성을 쌓는 부역 장에 징용을 당하고 말았다.

일단 징용이 되면 그 일이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죽은 목숨이나 다를 바 없었다고 한다.?안부정도는 인편을 통해서 알 수 있었으나 부역장에 한번 들어가면 공사가 끝나기 전에는 나올 수 없었기 때문에 그 신혼부부는 생이별 하게 되었으며 아름다운 부인은 아직 아이도 없는 터이라 혼자서 살아가고 있었다.

요즈음 같으면 재혼을 하든지 다른 방도를 찾아볼 수도 있었겠지만 당시에는 국가의 명령을 거역할 수도 없어서 딴 마음은 전혀 꿈꿀 수 가 없었다.
남편을 부역장에 보낸 여인이 외롭게 살아가고 있는 외딴집에 지나가던 나그네가 찾아들었다.

“길은 먼데 날을 이미 저물었고 이 근처에 인가라고는 이 집밖에 없습니다. 헛간이라도 좋으니 하룻밤만 묵어가게 해 주십시오.”하고 정중하게 부탁을 하는지라 여인네가 혼자 살기 때문에 과객(過客)을 받을 수가 없다고 거절할 수가 없었다.

저녁식사를 마친 후, 바느질을 하고 있는 여인에게 사내가 말을 걸었다.

“보아하니 이 외딴집에 혼자 살고 있는듯한데 사연이 있나요?”

여인은 숨길 것도 없고 해서 남편이 부역가게 된 그 동안의 사정을 말해 주었다.

밤이 깊어지자 사내는 노골적인 수작을 걸었고, 쉽사리 허락하지 않는 여인과 실랑이가 거듭되자 더욱 안달이 났다.

“이렇게 살다가 죽는다면 너무 허무하지 않습니까? 그대가 돌아올 수도 없는 남편을 생각해서 정조를 지킨들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아직 우리는 젊지 않습니까? 내가 당신의 평생을 책임질 테니 나와 함께 멀리 도망가서 행복하게 삽시다.”

사내는 저돌적으로 달려들었고, 깊은 야밤에 인적이 없는 이 외딴집에서 여인 혼자서 절개를 지키겠다고 저항한다고 해도 소용없는 일이 되어 버렸다.
여인은 일단 사내의 뜻을 받아들여 몸을 허락하겠다고 말한 뒤, 한 가지 부탁을 들어달라고 조건을 걸었다.

귀가 번쩍 뜨인 사내는 어떤 부탁이라도 다 들어 줄 테니 말해보라고 했다.

“남편과는 결혼식을 올리고 잠시라도 함께 산 부부간의 의리가 있으니 부역장에 가서 언제 올지 모르는 어려움에 처해 있다하여 그냥 당신을 따라 나설 수는 없는 일 아닙니까? 그러니 제가 새로 지은 남편의 옷을 한 벌 싸드릴 테니 날이 밝는 대로 제 남편을 찾아가서 갈아입을 수 있도록 전해 주시고 그 증표로 글 한 장 만 받아 오십시오.

어차피 살아서는 만나기 힘든 남편에게 수의를 마련 해 주는 기분으로 옷이라도 한 벌 지어 입히고 나면 당신을 따라 나선다고 해도 마음이 좀 홀가분해질 것 같습니다. 당신이 제 심부름을 마치고 돌아오시면 저는 평생 당신을 의지하고 살 것 입니다. 그 약속을 먼저 해주신다면 제 몸을 허락 하겠습니다.“

하니 나그네는 웬 떡이랴! 생각하고 하룻밤의 긴 역사를 만들어 간다.

저런 미인과 평생을 함께 살 수 있다는 황홀감에 빠져서 간밤의 피로도 잊고 벌떡 일어나서 어제의 약속을?이행하기 위하여 길 떠날 차비를 한다.

여인은 사내가 보는 앞에서 장롱속의 새 옷 한 벌을 꺼내 보자기에 싸더니 괴나리봇짐에 챙긴다. 이제 잠시라도 떨어지기 싫었지만 하루라도 빨리 심부름을 마치고 와서 평생을 해로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부지런히 걸어 드디어 부역 장에 도착하여 감독하는 관리에게 면회를 신청했다.

옷을 갈아입히고 글 한 장을 받아가야 한다는 사정 이야기를 했더니 옷을 갈아입히려면 공사장 밖으로 나와야 하는데 한 사람이 작업장을 나오면 그를 대신해서 다른 사람이 들어가 있어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옷을 갈아입을 동안 잠시 교대를 해 줘야한다는 말을 한다.

여인의 남편을 만난 사내는 관리가 시키는 대로 말하고 그에게 옷 보따리를 건네주었다.

“옷 갈아입고 편지 한 장 써서 빨리 돌아오시오.”

말을 마친 사내는 별 생각 없이 작업장으로 들어갔다.

남편이 옷을 갈아입으려고 보자기를 펼치자 옷 속에서 편지가 떨어졌다.

“당신의 아내 미숙입니다. 당신을 공사장 밖으로 끌어내기 위하여 이 옷을 전한 남자와 하룻밤을 보냈습니다. 이런 연유로 외간 남자와 하룻밤을 같이 자게 된 것을 두고 평생 허물하지 않겠다는 각오가 서시면 이 옷을 갈아입고 즉시 제가 있는 집으로 돌아오시고 혹시라도 그럴 마음이 없거나 허물을 탓하려거든 그 남자와 다시 교대해서 공사장 안으로 도로 들어가십시오.”
 
자신을 부역에서 빼내주기 위하여 다른 남자와 하룻밤을 지냈다고 한다.

그 일을 용서하고 아내와 오손도손 사는 것이 낫지, 어느 바보가 평생 못나올 지도 모르는 만리장성 공사장에 다시 들어가서 교대를 해주겠는가!

남편은 옷을 갈아입고 그 길로 아내에게 달려와서 아들 딸 낳고 행복하게 살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 만리장성 공사현장에서는 언제부터인가 실성한 사람이 보였다고 한다.

혼자서 뭐라고 중얼거리면서 그 큰 돌을 옮기고는 했는데 옆에서 들어본 사람 귀에는 이렇게 들렸다고 한다.

“하룻밤 밖에 못 잤는데 만리장성을 쌓는구나.”

자신의 과욕이 화를 불렀다는 책망의 소리였지만 되돌릴 수는 없었다.

우리들이 일반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남녀상열지사(男女相悅之詞)와는 전혀 다른 과욕(過慾)을 경계하라는 의미가 아니겠는가! 그렇다, 우린 늘 욕심 때문에 넘어지는 경우가 많다.


지방자치 선거가 임박했다. 누구나 한번쯤은 출마여부를 놓고 고민들을 했으리란 생각이 든다. 그 고민을 하다 보면 밤잠을 설칠 때도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욕심이 앞서기 때문에 항상 출마 쪽으로 생각들을 하고 있다. 그러기에 혹자는 “정치의 길로 한번 들어서면 만리장성을 쌓느라, 죽을 때까지 못 빠져 나온다”고 한다. 정말 무서운 말이다.

그래서일까! 내공이 깊으신 어느 신학자는 “욕심 때문에 그 무거운 짐을 내려놓지도 못하면서 어찌 영웅행세만 하려느냐.”고 질책(叱責)을 하고 있다.
제 아무리 열정과 희생이 있다 손 치더라도 그 욕심을 내려놓지 않고서는 절대로 영웅(英雄)이 될 수 없다는 말씀이 아니겠는가!

어디까지가 욕심이고 어디서부터 봉사인지는 출마자들이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유권자들의 몫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존경하는 세종시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연기군의회 운영위원장과 세종시의회 초대부의장을 역임했던 (전) 시의원 강용수입니다. 지난 날들을 돌이켜 보면 2006년 5월 31일 선거에 (전)이완구도지사 후보 연기군 연락소장의 인연으로 보수의 자존심을 지켜 온지도 어느덧 많은 세월이 스쳐갔습니다.

늘 변함없이 보수층에 몸을 담다보니 반대 세력과 부딪칠 때도 많이 있었고 또한 오해 아닌 오해를 받을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많은 사랑을 받아 왔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일까! 누가 뭐래도 김영삼 전 대통령의 개혁을 높이 평가함은 물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책이나 철학을 변함없이 따르고 존경하는 저의 입장으로서는 작금의 현실을 지켜보면서 큰 충격에 빠져 있다 해도 과언은 아닐 것 같습니다.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촛불과 태극기 집회 때 내 한 몸 던져, 보수가 결집할 수 있는 도화선을 만들어 주지 못했던 것이 못내 아쉽기도 하고, 촛불 집회의 주모자들은 목숨 내놓고 정권을 빼앗으려고 하는데 나는 그분들을 지켜줄 힘이 전혀 없던 것이 천추의 한이 되어 지금도 죄인 된 심정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내 개인의 욕심보다는 그분들을 지켜주지 못 한 내 자신이 원망스럽기만 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면서 정치보복이 아니라고 하는 자들과 적패 청산의 변명 아래 보수가 궤멸되어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보수의 지도자들은 진실을 밝히기는커녕, 그리고 협력해서 선(善)을 이루려구는 하지 않고 오히려 집안 싸움으로 당을 분열시켜서 국민들에게 실망만 안겨 주고 있으니 정말로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입니다.

존경하는 시민 여러분!

지금 보수들의 자존심은 땅에 떨어지고 짓밟혀 가고 있습니다.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저 또한 보수의 자존심을 지켜보겠다고 앞장섰던 한 사람으로서 희망을 드리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고 다가오는 6.13 선거(시의원)에 출마하지 않기로 하였습니다. 

우선지면으로 저를 사랑하고 지지해 주셨던 여러 어르신들과 선배님들 그리고 동료. 후배님들에게 고맙다는 말씀과 함께 머리 숙여 인사를 드립니다.
앞으로는 시의원이 아니더라도 늘 이 지역 발전과 시민 여러분들을 위해서 봉사하는데 앞장설 것을 약속드리겠습니다.

건강하시고 평안하시길 기원 드립니다. 그간 고마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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