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1월에 치르던 선발 시험을 올해부터는 5월, 11월 두 차례 실시해 학생들의 긴장감을 높이기로 했다. 과연 정상적인 교육인지는 의문이다. 그러나 교장은 말했다.

 “우리 학교는 아이들이 왜 명문대에 고것밖에 못가느냐는 말을 들을 수가 없는 학교로 만들거요.”
“…”
“학부모의 절박함에 누구도 우리한테 돌을 던지진 못할거요.”
“…”
“전선생, 저소득층자녀, 결손 자녀도 있지만, 또래와 어울려 구김살 없이 공부하고 있어요. 만약 이런 공간이 없었다면 아이들은 어떻게 됐겠어요?”

“기런데 걸리는 게 있고만요?”
“뭐요?”
“기숙형 교육시설이 20%의 성적 우수자만 선발해 집중교육을 시키면, 정상적인 교육이라 할 수 있는거라 할수 있겠노?”
“이봐요, 그런 제도 없이는 공교육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걸 뻔히 알면서…”

1학년 학생들은 올해 입학식도 하기 전에 학교에 나가 보충수업을 받았다.
봄방학 중에 학교에서 신입생들에게 수업을 한 것이다. 3월부터는 생활이 더 빡빡해졌다. 이 학교 학생들은 아침 8시 20분부터 밤 9시까지, 12시간 이상을 학교에서 보냈다.

0교시 수업부터 시작해 정규수업이 끝나고 7, 8교시에는 보충수업을 하고, 밤9시까지 불가피한 사정이 없다면 야간자율학습을 하거나, 야간수업을 반드시 들어야 한다. 수업은 대부분 국어, 영어, 수학과목을 반복하는 내용이었다.

대학입시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공부를 시켜야 한다는 게 학교 방침이다. 이들은 일찌기 고3 수험생 수준의 학습 부담을 짊어지고 있었다.

교육청으로부터 일제고사 학교 순위가 내려올 때면 교사들은 긴장해야 한다. 순위가 낮게 나오면 교사회의에서 소위 ‘자아비판의 자리’가 펼쳐진다.

일제고사 결과 분석표에는 학생의 개인별 점수나 순위뿐만 아니라, 학교 평균이 타 시·도와 비교했을 때 어느 정도 수준인지, 전년도에 비해 순위가 상승했는지와 학교별 성적우수자 현황, 학교별 학습부진 학생 현황 등이 수치로 명시돼 있다.

일제고사 결과 학습부진 학생으로 판단되면 교사들이 특별지도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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