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내 신도시와 읍·면지역간 현격한 격차 우려…시급히 해결 방안 마련해야”

세종시는 변혁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
세종시 출범부터 외형적인 부분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젠 실질적인 행정수도 완성이라는 부분에 집중하고 있다.

내년 1월 25일 행복도시법 시행에 맞춰 행정안전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전계획 고시 및 이전을 추진하고 있고 특히 개헌을 통한 ‘세종시=행정수도’ 이라는 절대 명제 달성이 향후 세종시 미래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중차대한 시기에 세종도시발전연구소 이성용 소장을 만나 세종시의 현주소 및 당면하고 있는 문제점을 짚어보고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그의 견해를 들어봤다.
 

 
 

■세종시의 탄생과 현주소을 소개하면.
 세종시는 2012년 7월 1일 연기군 전역, 공주시 의당면 및 반포면 일부와 장기면, 청원군 부용면을 편입해 1읍 9면 14개동(법정동)으로 탄생, 수도권의 각종 정부기관을 이전시켜 행정수도로서의 모습을 점차 갖춰 가고 있다.

2012년도 11만 5천명 정도에 불과한 인구는 28만명을 돌파했고 2030년에 인구 80만의 도시육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부 부처 이전은 사실상 마무리돼 내년 1월 25일 행복도시법 시행에 따라 미 이전 부처인 행안부와 과기부의 이전이 추진된다.

■세종시 예산규모와 적절한 예산 집행에 대해.
 세종시의 세입예산규모는 2012년 3,841억원에서 2016년말 1조 8,934억원 규모로 급증했다.

그 원인은 지방세의 증가(1,190억원→4,996억원), 지방교부세 증가(683억원→1,577억원), 보조금증가(463억원→1,976억원), 보전수입(4,248억원), 기타 특별회계 증가 등이다.

여기서 지방세 증가 부분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행복도시내 수많은 주택 및 인구증가로 취득세, 재산세 및 자동차세 등이 급증했고 취득세는 연기군 당시 충청남도세이었는 데 세종시가 광역자치단체로 출범함에 따라 세종시의 자체 세원이 됐다.

행복도시는 국가에서 건설하는 것이므로 이렇게 늘어난 세종시 자체 세입은 세종시 북부권이 행복도시와 상생균형발전할 수 있는 재원으로 활용하는 것이 타당하다. 세출예산 역시 2017년 1조 2,420억원에서 2018년 1조 5,033억원 규모로 증가하고 있다.

■세종시가 안고 있는 문제점과 이에 대한 해결방안이 있다면.
행복도시는 수도권과 인근 대전, 청주, 공주, 천안, 아산 등에서 이주해 와 사는 깨끗하고 젊은 사람이 주로 사는 계획도시로 성장하고 있는 반면, 세종시 북부권 지역은 노인위주의 전형적 농촌지역이다.

문제는 이 두 지역간 지역환경이나 생활수준 등에서 현격한 격차를 보이고 있고 그 간격이 더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세종시는 조치원읍을 인구 10만명의 도시로 육성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오히려 실제 인구는 5만 이하로 줄어 들고 있다. 이는 불균형 발전을 여실히 입증하고 있는 셈이다.

세종시 북부권에 살고 있던 젊은 층마저 깨끗한 행복도시로 이전해 가는 현상이 가속화됨으로써 세종시 북부권 지역은 고령화되고 활력을 잃은 농촌지역으로 전락되어 가고 있다.

대한민국의 가장 수준 높은 도시와 활력을 잃은 노인위주의 농촌지역이 병존하지만 그 격차가 너무 커 상호 어울릴 수 없는 기이한 자치단체로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지금이라도 그 간극을 줄이기 위해서는 세종시 북부권을 행복도시와 상생균형발전할 수 있도록 거시적인 연계개발하는 방안마련이 시급하다.

또한, 행복도시를 지나치게 강조하고 행복도시에 묻힌 까닭에 종전의 연기군의 정체성이나 삶의 동력은 온데 간데 없이 사라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전통을 잘 유지발전시키면서도 얼마든지 행복도시를 완성해 갈 수 있다.

세종시 북부권의 주민이 행복도시로 이전해 가지 않으면서 안심하고 살 수 있고 행복도시의 주민들도 북부권으로 이전해 와 살 수 있는 그러한 균형발전, 상생발전의 환경과 풍토를 조성하여야 할 것이다. 

■행복도시 설계나 추진상 문제점은.
행복도시 설계나 추진과정을 객관적인 시각에서 냉정하게 재평가해야 할 시점이다. 필요시 문제점으로 지적된 것은 과감하게 수정보완을 해야 할 것이다. 

먼저 용모양의 정부세종청사는 보안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설계됐고 청사 내 방대한 여유공간이 터미널이나 주차장처럼 방치되고 있다.

또한 청사 옥상정원을 시민에게 자유롭게 제공한다는 당초 취지와는 맞지 않게 공무원 위주의 산책장소로 운영되는 것도 문제다.

두 번째로 공해없는 도시, 차없는 도시는 취지는 좋으나 현실과 동 떨어진 컨셉이다.
아파트 주민 중 차없는 주민이 몇 명이나 있나? 이 점을 간과한 나머지 좁은 도로에서 교통체증이 날로 심화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행복도시에 살고 있는 주민 중 상당수는 수도권이나 대전에서 이전해 와 전철로 타고 일상생활을 하던 습관에 익숙하다. 그러나 행복도시는 전철을 배제하고 BRT로 설계돼 교통체증이 심화되고 생활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이제는 세종시민의 진정한 생활편의를 위해 행복도시에 전철을 연결하는 방안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 됐다고 생각한다.

■행복도시건설청과 세종시의 관계 설정에 대한 생각은.
행복도시는 행복중심복합도시건설특별법에 따라 국가에서 장기간 많은 예산을 들여 계획적으로 조성하는 국책사업이다.

따라서 국가가 관련 법의 규정과 절차에 따라 행복도시를 조성한 후에 세종시에 이관하고 세종시에서 이관받은 후부터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국책사업이라는 체계적 도시 조성, 국가예산 효율적 집행 및 국가기관과 자치단체의 역할 분담취지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타당할 것이다.

세종시장은 행복도시 외의 지역이 행복도시와의 균형상생발전하도록 힘쓰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와 관련해 지난 7월 31일 행복청과 세종시는 행복도시 세종 미래발전을 위해 14개 분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행복청은 도시계획수립 등 도시기능강화에 집중하고, 각종 인·허가 등 업무를 세종시가 수행하도록 역할분담을 공표한 바 있다.

그러나 각종 방대한 국책사업에 대한 인허가 업무를 자치단체에서 수행시 국책사업이 자치단체 사업으로 전환돼 오히려 부실을 야기할 가능성은 커 질 수 있다.

또한, 국가와 자치단체간 이견이 있을 경우 자칫 국책사업이 변질되거나 왜곡될 수도 있음에도 이를 효율적으로 제어하거나 조정할 수단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간다.  

아울러 행복도시내 각종 공동주택 등 건설업체 선정권한이 행복청장의 권한인지 세종시장의 권한인지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고, 업체 선정시에도 지역경제 활성화 측면이나 지역갈등 완화측면 등의 요인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행사를 개최할 경우에도 가능하면 세종시내 업체에서 물품을 조달하는 것이 지방자치 이념이나 지역경제활성화의 취지에 부합될 것이다.

 
 

■KTX 세종역 신설에 대해 지자체간 의견 대립이 심한데.
KTX 세종역 신설은 수도권과 행정도시간 연계강화, 이해당사자인 세종시민의 교통편의 증진 측면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하고 그런 점에서 조속히 추진이 필요하다고 본다.

인근 단체에서 이견을 제기할 수는 있으나 오송에 이미 KTX역이 설치됐고 행복도시 주민의 교통편의 증진을 도모해야 측면에서 보면, 직접 이해당사자가 아닌 청주시에서 세종역 신설을 반대하는 것은 그 논리나 명분이 매우 약하다고 볼 수 있다. 

■세종시의 교육환경 및 주민복지에 대한 평가는.
세종시가 행정수도로 거듭나고 있음에도 세종시의 혁력 수준 즉 교육 수준은 전국에서 하위권 수준에 머물러 있어 이에 대한 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또한 행복도시를 건설함에 있어 학교 수요를 적절하게 가늠하지 못해 곳곳마다 과밀학급이 발생하는 현상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지금이라도 적정수요를 고려해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주민 복지 수준은 만족할 수준은 아니지만 해마다 많은 재원이 투입돼 향상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므로 세부적 부분에서 개선이 필요할 수 있다고 본다.

■이성용 연구소장 이력
▲충남 청양(1962년 생)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졸업, 고려대 졸업 ▲전 행정자치부, 국무총리실, 대법원, 충청남도, 공주시 등 근무 ▲전 저공회(저서를 가진 공직자 모임) 사무총장 ▲현 조치원역 등 살리기 복사골 시민연대 운영 ▲현 세종시민포럼 도시발전연구소장
▲저서 ‘기업지원을 위한 지방세 감면 해설’(2004, 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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