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두려워하지 말고, 네 날개를 마음껏 펼쳐라.”
“두려워해야 할 것은 두려움, 기 자체뿐인기라.”
“하! 하! 하!”

봉준이는 자신에겐 철저했다. 내일은 뭘 가르칠까로 밤을 새우고, 골몰했다.
이때부터 전봉준은 교장의 지시에 의해 곤충과 식물들을 채집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한 결과 5년여 만에 아이들을 위한 동식물 채집관을 완성했다. 나비를 비롯, 각종 동식물들을 채집하고 박제를 하여 진열했다.

나비와 곤충을 주제로 한 나비전문 채집실이 드디어 문을 열었다.

교내에 건립된 충효관은 지상 3층 건물로 ‘나비야 놀자 채집실’은 2층에 전시장, 나비온실, 체험학습장을 갖추었다. 다양한 나비 종을 비롯해 대왕하늘소, 꽃무지, 대벌레 등 국내에서 볼 수 없는 각종 표본이 여러 점 전시됐다.

또한, 나비의 생태, 나비와 나방 등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시청각실과 생태를 관찰 할 수 있는 나비 온실, 표본제작 실습을 할 수 있는 생태 학습시설도 갖추었다. 학교에서는 반응이 좋아 점차 자연을 이용한 야외 생태 체험장을 단계적으로 조성, 궁극적으로는 동식물 생장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열대나비 생태관을 확보할 계획이었다.

학교는 언론사의 홍보에 열을 올렸고 이사장과 교장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채집실 입구에는 ‘생명의 다양성 경외심, 인간과 자연환경의 조화를 다시금 되새겨 볼 수 있도록 나비를 주체로 한 테마 박물관을 건립하게 됐다…’라고 거창하게 기념판을 세워 놓았다.

교장은 교무를 통할(統轄)하고, 소속 교직원을 지도·감독하며, 학생을 교육한다고 법률이 정하고 있으니 그 권한이 제왕처럼 막강하고, 그야말로 무소불위의 힘을 구사하는 것이었다.

그것은 참혹한 우리 교육 현실의 적나라함을 보여주는 묘사이기도 했다. 주목해야 할 것은 이러한 교육 철학이 없는 까마귀(鳥)의 눈이다.

“내, 처음 학교에 부임했는데, 내가 다닐때의 학교와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에 깜짝 놀랐고마.”
“무슨 놀랄 일?”

“중앙현관으로 못 다니게 하고, 한달에 한번은 운동장 조회에서 교장선생님 훈화를 듣고, 아침마다 선도부, 생활지도부 교사가 교문에서 아이들 두발, 복장을 단속한다카고…”
“참, 어이가 없고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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