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봉준에게 물었다.

“곤충실이라예?”
“암, 그렀네. 왜 어떤가…, 실력을 한번 발휘 해보게. 아주 멋진 표본실과 함께 곤충실을 꾸며 보는 것을 말이야. 하! 하! 하!”

“표본실을 한다고예?
“음, 그렇지. 하! 하! 하!”

교장의 위엄 있게 말하는 태도에 봉준이는 그 까닭을 알 수가 없었다.

“그랄라 카먼, 곤충 채집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거고마예.”
“무슨?”
“예를 들어, 나비라 할 경우에 수십, 수백종에 이릅니더. 희귀종을 채집하려면 섬이나 깊은 산중으로 가 보아야 하구예.”

천천히 봉준이 얼굴을 째려보던 교장이 더욱 근엄하게 말했다.

“거야 무슨 문제가 있겠어. 그 깐 시간쯤은 내 얼마든 배려해 줄 수 있지. 뭐, 전선생, 한 2, 3년 이면 되겠소?”
“그 정도면…, 충분 할 낍니더. 지도 아이들에게 자연은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곳이며, 사람들의 자연에 대한 생각과 행동이 바뀌어야 한다는 점을 일깨워 주고 싶습니다.”

“암, 그렇지. 좋아요.”
“사람들도 치열하게 살지만 작은 곤충이나 동물들도 치열한 삶을 살아갑니더. 우리 주변에 사는 작은 생물들의 삶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이 생긴다면 좋겠심더.”

“나는 교육적 소신과 경영의욕이 강할수록 현실의 벽 앞에서 깊은 좌절을 맛보아야 했어요.”
“안타깝고마예.”

“그래서 힘이 빠진 교장이 학교를 앞장서서 끌어가기는커녕, 상급관청과 선생님들 사이에서 눈치나 보았소.”
“우야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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