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짓기를 마치면, 암컷이 배 끝의 산란관으로 나무껍질에 구멍을 뚫고 줄줄이 알을 낳는기라예.”
“음, 그러면?”

“매미가 알을 낳은 나뭇가지는 곧 말라 죽어서 눈치 채기 쉬워, 알을 수백 개 낳지만, 그 가운데 무사히 땅으로 내려가는 애벌래는 절반도 안 돼예.”
“에그 불쌍해라.”
“땅 속에서 나무뿌리 즙을 빨아 먹으며 살다가, 마지막 굼벵이 시기에 다시 나무로 기어 올라가 기어 나온 바닥에는, 손가락 굵기만 한 구멍이 빵빵 뚫려 있고마예.”
“거참.”

“마지막 허물을 벗는 데는 한 시간 남짓 걸린다예.”
“오, 그래요?”
“허물에서 막 나왔을 때는 온몸이 굼벵이일 때처럼 노르스름하제예.”
“허. 신비롭구먼.”

“날개도 아주 하야면서 푸르스름하지예.”
“날개라?”
“야, 날개를 말리는 동안 몸이 점점 거무스름해진다 예.”
“어, 참.”
“이 광경을 보고 싶다면, 아직 늦지 않았는기라예.”
“그래요?”
“해 질무렵에 공원에 가서 한번 찾아보소이서.”

교장은 한참을 무엇인가 골몰히 생각하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충효관 일부를 이사장님 업적실로 하면, 애교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지 않겠소.”
“업적실 이라케예…”
“내 생각은 말일세, 자네 생물을 전공했으니 말인데, 거 곤충실 같은 것 어떻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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