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교육계 수십 년간 있어온 이래, 전 선생같이 열성적인 분은 처음이예요.
정말, 전 선생은 요즘 보기 드문 교육철학을 가진 것 같아요.”

“별 마씀을…”
“우리 존경하는 이사장님과는 고모라고 하던데…”

“뭐꼬예. 아무런 관계도 없고마예.”

“허! 전생도 대단쿠먼!”

교장은 봉준이가 어떻게 이 학교에 채용이 될 수 있었는지 의아해했다.

이사장과의 특별한 사이가 아니라면 불가능했다. 교장은 봉준이를 살짝 띄우면서 관계를 알고자 했다.

“제는 밭한떼기, 돌맹이 하나라도, 온 세상 모두에 것이라 생각합니더.”
“그럼요. 그래서 전 선생의 삶과 철학에 내도 크게 공감하고 있어요.”
“제는 바로 이런 공감을 소통에 장으로 끌어내고 싶은기라예.”
“그래요. 그런 소통이 곧, 공존의 세상을 여는 것이라고 믿고 있어요.”

“교장선생님. 제는 아직도 꿈이 하나 있습니더.”
“그 꿈이란게 무언가요?”
“한사람, 한사람 소중이 받들고예.”
“그리고요?”
“모시고, 행복한 학교를 만드는 것입니더.”

“여럿이 함께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어낸다는 참으로 훌륭한 생각이예요.”  
“그치도 않습니더.”
“의욕이 넘치고 책임감이 매우 강해서 참으로 흐뭇해요.”

2대 8로 빗어 올린 머리는 시원스레 벗겨져 이마는 빙판처럼 반질반질 했고, 교장은 입가에 가느란 실 미소를 지었다.

“빌 말씀을 다하십니더.”
“헌데, 이번에 완공되는 충효관 말인데.”
“야.”
“건립이 이제 막바지 단계야요. 멋지게 꾸며야 할 텐데 말일세. 좋은 아이디어 좀 없겠는가.”
“무신 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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