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안전 도외시 한채 그저 ‘법대로?’… 전의조경수 육성 시책과도 ‘불통’

㈜삼일리드텍 건설 현장 모습.
㈜삼일리드텍 건설 현장 모습.

세종시 전의면 지역내 벽돌공장 건립을 둘러싼 주민 반발속에 이 문제가 세종시의 전형적인 ‘밀실행정’ 및 ‘불통’ 행정의 어두운 단면을 보여준다는 비판이다.

■‘밀실·탁상행정’… “민원인에게 알릴 법적 의무 없다” “현장 방문하지 않았다”

세종시와 민원을 제기한 ㈜솔원 황수걸 대표이사에 따르면 논란의 대상인 ㈜삼일리드텍은 콘크리트 타일, 기와, 벽돌, 블록 등을 생산하는 업체로 1번 국도상에 인접한 세종시 전의면 유천리 547-9외 1필지에 지하 1층, 지상 1층 연면적 1936㎡(건축면적 1008㎡) 규모의 공장 건립을 진행 중이다.

공장 신축관련 시의 내부적인 행정절차가 막바지로 진행중임에도 바로 이 공장에 바로 인접한 조경수 등을 키우고 판매하는 ㈜솔원의 황수걸 대표는 이에 대해 ‘깜깜’한 상태였다. 결국 3월 13일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불과 3일만인 16일 시는 건축허가를 내린다.

시 행정 절차는 이미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됐다.
지난해 10월 창업사업계획 승인 신청 이후 ▲12월 16일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조건부 수용) ▲2017년 1월 10일 20일 창업사업계획 승인 ▲3월 16일 건축허가 내린 가운데 뒤늦은 민원제기에 시는 관련법에 저촉사항이 없을 시 민원으로 인해 건축허가를 지연하거나 불허할 수 없다며 친절하게도 ‘대법원 판례’ 조항까지 소개한다.

시 관계자는 한결같이 “이런 사실들을 민원인에게 알릴 법적의무는 없다”는 말을 강조한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공장 설립 전후로 회사 관계자들이 인근 지역을 돌며 인사하지 않으까 생각한다”는 황당한 변명만을 늘어놨다.

또한 공무원들의 현장실사 여부도 상당히 불투명한데 한 관계자는 “현장 확인을 하지 않았다. 업체의 토지 이용계획상 입지 가능 여부 등을 확인해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과정도 논란거리다.
개발행위 허가 심의 과정에서 위원들은 전의면 공장 건립 현장을 방문하지 않고 서류만으로 ‘국도1호선에서 조망되는 부분에 차폐식재할 것’이라고 조건부 심의를 마쳤다.

위원들이 직접 현장에서 공장신축 예정지 옆에 조경업체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단 ‘한줄’의 의견으로 쉽게 통과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황수걸 대표가 공장 건립의 부당성과 발생할 수 있는 피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황수걸 대표가 공장 건립의 부당성과 발생할 수 있는 피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황 대표는 이와 같은 시의 밀실·탁상 행정에 대해 강한 분노를 나타냈다.
그는 “공장이 들어선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 괜히 미리 알리면 주민 반대가 확실하니까 조용히 행정 절차를 진행하려고 한 것 같다”며 “공무원이나 위원들이 제대로 현장에 오지도 않고 서류만으로 허가를 내렸다. 이는 각종 분진, 소음 등에 시달리며 그냥 옆에서 죽으라는 소리 밖에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이곳은 지대가 높아 공장 운영시 발생하는 환경 오염 물질에 전의면 중심지로 흘러들어갈 수 있다. 공무원이나 위원들이 주민 안전에는 아무 문제없다고 보장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세종시는 환경오염물질 배출업체의 입지 논란으로 상당한 곤혹을 치르곤 했다.
이에 사전에 주민들이 알 수 있도록 공개하고 협의하겠다고 공공연히 밝혔음에도 실제 일선 현장에서는 시민들의 안전과 우려의 목소리에는 뒷전인채로 외면하고 있다.

▲상상놀부팜 나무학교 뒷쪽으로 공장 건립 현장과 펜스가 보인다.
▲상상놀부팜 나무학교 뒷쪽으로 공장 건립 현장과 펜스가 보인다.

■세종시 전의면 조경수 육성 시책과 ‘엇박자’… 시 협의과정 중 몇몇 부서는 ‘배제’

세종시 전의지역은 기후조건이 추운지방과 더운지방에서 생장하는 나무에 적합해 다양한 묘목이 생산되는 전국에서 유명한 묘목시장으로 알려져 있다.

시는 매년 전의조경수 묘목 축제를 개최하고 조경수 산업을 육성한다. 이 일환으로 전의조경수 특화거리 조성도 추진하고 있다. 시의 기존 정책과 이번 공장 건립은 상당히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한쪽에선 조경수 산업을 육성한다고 공언하면서 다른 한편으론 조경수 산업에 부정적인 것인 업체를 육성하고 있다.

▲상상 놀부팜 나무 학교을 위해 각종 묘목과 시설물들이 준비중이다.
▲상상 놀부팜 나무 학교을 위해 각종 묘목과 시설물들이 준비중이다.

황 대표는 기존 조경수 사업과 연관해 세종시농업기술센터 지원으로 교육농장인 ‘상상 놀부팜 나무학교’ 건립을 추진 중이었다. 지난 1년간 농기센터의 농장 컨설팅 및 교육과정을 완료했고 지난달 오픈예정이었지만 벽돌공장 건립으로 인해 큰 타격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황 대표는 “우리 아이들이 안전하게 자연을 즐기며 노는 것을 원하지 인근에 분진 및 소음 유발업체는 있다면 누가 이곳에 아이들을 보내려고 하겠느냐”고 한탄했다.

또한 그는 시가 추진한는 조경수 특화거리 조성에 따른 판매장 건립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는데 이 사업 추진도 사실상 어려워졌다.

이 사안에 대해 시의 부서 협의과정에서 ‘산림공원과’와 ‘농업기술센터’는 사실상 배제됐다.

소위 ‘개발부서’를 중심으로 협의가 진행됐는데 전의면 육성 산업 및 지역의 특수성을 고려했다면 위 부서와의 협의 및 대책 마련이 필요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한 관계자는 “이런 일이 벌어져 안타깝다. 우리 부서엔 협의가 들어오지 않았다”고 설명하며 이 일로 인해 기존에 조경수 관련 사업이 차질이 빚지 않기를 희망했다.

황수걸 대표는 거듭 공장 건립 중단을 요구하며 “공장 가동되면 직접적인 타격을 입는 것은 바로 나다.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며 “하지만 조금만 살펴보면 전의면 주민들의 안전과 전의면 조경수 산업 그 자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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