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교육학부모회 기자회견… 세종경찰서 부실한 초기 대응 비판 및 엄정수사 촉구

▲학부모가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뺨을 치며 아이의 학대 장면을 설명하고 있다.
▲학부모가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뺨을 치며 아이의 학대 장면을 설명하고 있다.

세종시 신도시내 어린이집에서 아동학대 주장이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또한 초동 수사과정에서 세종경찰서가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세종지부(이하 참교육학부모회)는 5일 세종경찰서에서 어린이집 아동학대 관련 경찰의 엄정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참교육학부모회와 아동학대를 주장하는 학부모 A씨 따르면 지난 2월 말부터 아이가 등원을 거부하고 떼를 쓰는 등 이상 징후로 아동 학대를 의심해 5월 15일부터 등원을 중지시키고 23일 세종경찰서에 신고와 더불어 CCTV로 학대 사실을 발견했다.

이후 A씨는 진상 규명을 위해 조속한 CCTV 자료 확보를 경찰에 요청했음에도 어린이집에서 백업해주는 자료만을 몇 번에 걸쳐 받는 수준에 그쳤다고 한다.

더욱 심각한 것은 CCTV 자료가 60일 동안만 저장돼 경찰이 6월 2일에야 자료를 확보했지만 이미 일부 자료는 사라진 상태였다는 것.

참교육학부모는 “아동학대라는 심각한 사안에 대해 경찰이 초동수사부터 적극적으로 증거확보에 나서지 않아 많은 자료가 손실됐다”며 “약자 보호에 그 책무를 다해야 할 경찰이 이처럼 안일하게 대처했다는데 분노를 금치 못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한 세종시의 감독 책임도 강하게 추궁했다.

참교육학부모회는 “관리 감독 책임이 있는 세종시는 즉시 실태조사하고 시정 조치에 나서야 했음에도 인력 부족이라는 변명만으로 제대로 된 조사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세종시에 아동학대 사례가 반복되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매뉴얼 교육도 안됐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행복도시에서 어린이집 입소를 위해 줄을 서야하고 훈육방식에 문제가 있어도 대안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현실이 어린이집 운영자들을 ‘갑’으로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직접 아이의 학대 사례를 밝혔다.

“아이가 오줌을 싸자 다른 아이들이 있는 상태에서 바지를 벗겨 방치했고, 쓰러진 우리 아이를 몇몇 애들이 때리고 발로 밟는 장면도 있었다. 교사들은 이를 보고만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 CCTV 자료의 일부만을 확인했는데도 3월, 4월, 5월에 10건의 학대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세종경찰서는 초기 대응이 부실했다는 비판에 대해  “절차에 따라 엄정하게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관계자는 “지난 5월 12일까지 총 43일간의 CCTV를 확보해 분석작업이 진행 중으로 1주일 정도 걸릴 것”이라며 “아동전문기관의 판단 및 증거를 종합 분석해 학대여부를 결론 내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CCTV 관리 주체가 원장으로 영장없이 경찰 마음대로 할 수 없어 임의제출 방식으로 자료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상을 대용량 하드로 한꺼번에 복사하려고 했지만 (하드)인식 불량 등의 문제가 발생해 불가피하게 소규모 단위로 백업할 수 밖에 없었다”며 “일부 자료가 삭제됐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철저하게 확인할 것”고 해명했다.

어린이집 관계자는 아동학대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참교육학부모회와 A씨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세종경찰서 민원담당 부서에 항의서한을 전달하고 이에 대한 공식적인 답변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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