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 엄마는 평생 기도하는 삶을 멈추지 않았다. 나와 함께 너를 키워 온 삶, 짧은 나이에도 매일 매일이 처음인 것처럼, 새벽 심장 통증을 호소하더니 구급차 안에서 생의 마지막 길을 떠났다.” 
“…”
“죽음은 죽음일 뿐이지, 지금도 가슴에 바람이 쌩쌩 불다 나간다.”

홀로 피란와, 젊은 나이에 처녀와 결혼해 나를 낳아 살았다는 아버지의 사연에 다들 뭉클해 했다.

“어머니의 빈자리가 낯설었어요.”
“그래, 니가 갓 초등학교에 들어 갈 때였으니까…”
“아무도 모르게 어른이 되어갔어요.”
“…”
“아무도 모르게 어른이 되니 철부지고, 자신을 찾아가기를 멈추지 않은 채로였어요.”
“엄마의 너에 대한 애정은 각별했다. 어느 새벽에는 간절히 더 살고 싶다고 세상이 만들어 놓은 불완전한 세계를 보면서… 공허한 거였겠지. 그런데 굉장히 행복하다고 했지.”
“…”
“비슷한 연배, 첫 결혼이라는 인연으로 만났지만, 니 엄마에 삶도, 색깔도 나와는 확연히 달랐다.”
“어머니는 풍금을 오래 쳤어요 …안개 같은 소녀가 등장하는 어머니의 노래에는 시와 음악과 소리의 흔적이 남아있어요.”

네 무덤 같은 풍금이 여기 있고, 풍금이 녹는다. 혀끝의 솜사탕처럼 끝없이 반복되는, 너는 허공위의 먼지가 되고 바닥에 닿는 허무가 된다.

어떤 것들도 없이 슬픔의 끝까지 웅크리면 무거운 농담도 노래가 되었지. 어머니는 내가 알지 못하는 내 안의 말과 문장, 그 같은 불안과 슬픔을 좀 더 철저하고 처절하게 불러내는 여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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