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도시 건설기본계획 변경 설명회 ‘파행’… 주민 강한 반발만 ‘재확인’

▲비대위원들이 세종시 기본계획 변경안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비대위원들이 세종시 기본계획 변경안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우리가 언제 기능 변경해 달라고 했나“
“연동·부강·연기면 주민들이 원하는 것은 원안이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청장 이충재, 이해 행복청)이 추진하는 5·6생활권 기능변경에 대한 강한 반발 여론이 연동면을 중심으로, 부강면에서 다시 연기면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지난 21일 행복청은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기본계획(이하 행복도시 기본계획)’ 변경 관련 주민 설명회를 연동면사무소에서 개최했다.

이번 설명회는 지난해 12월 20일 공청회 변경안 발표 이후 새로운 안을 설명하는 자리였지만 오히려 주민 반대에 또 한차례 불을 지폈다는 평가다.

당초 기본계획에 따르면 5생활권은 의료·복지, 6생활권은 첨단지식기반 기능에서 지난해 12월 공청회 등을 통해 5·6생활권의 기능을 맞바꿔 5생활권은 첨단산업, 6생활권은 의료·복지 등 기능을 부여하는 새로운 안을 발표했다.

이후 연동면 주민들의 반발에 결국 최종 변경안으로 이날 5생활권 첨단·의료·복합, 6생활권 복지·여가·휴양 기능안을 제시했지만 주민 반대는 여전히 완강했다.

김장식 계획변경반대비상대책위원장은 “산업단지가 들어설 경우 폐기물과 폐수처리 시설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발표가 없다”며 “이충재 행복청장이 주민대표, 시청 대표, LH 대표, 시의원 등이 모인 위원회를 만들어 계획을 변경한다고 약속했지만 그런적도 없고 전화도 없었다”고 비난했다.

또 다른 주민은 “의료복지시설이 온다고해 아무 말 하지 않고 고향땅을 내줬다. 우리가 언제 만나서 수정해달고 했나. 그냥 원안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세종시가 수도가 된다면 국회와 청와대 등을 어디해 배치할 것이냐, 좋은 땅은 남겨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희 행복청 도시계획과장이 주민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정희 행복청 도시계획과장이 주민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정희 행복청 도시계획과장은 “기존안을 바탕으로 (공청회 발표안에서) 5생활권에 의료기능을 유지하는 것으로 변경했다”며 말하며 ‘판교’를 예로 들며 ‘도시첨단산업단지’ 조성을 통한 ‘세종시 자족성’을 강조했다.

이정희 과장은 “지금 판교에 기업들이 입지해 있는데 공해나 산업폐수는 없다”고 전제하며  “세종시 발전을 위해서는 공무원이 내려오는 것만으로 한계가 있다. 첨단 기업 유치를 통해 자족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승업 시의원이 기본계획 변경안에 대한 부당성을 지적하고 있다.
▲장승업 시의원이 기본계획 변경안에 대한 부당성을 지적하고 있다.

이와 같은 행복청의 주장에 대해 장승업 시의원은 경기 불황에 따른 기업 유치의 허구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장 의원은 “5생활권의 세종테크밸리도 말만 있을 뿐 아무 것도 정해진 것 없다”며 “경기도 좋은 않은데 첨단산단 조성이 가능하겠느냐”라며 “행복청이 뭐든 우선 만들어 분양사업을 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연기면에서 왔다는 한 주민은 “우리는 신문 기사를 보고 변경안에 대해 처음 알았다. 언제 연기면에서 공청회라도 한적이 있나. 연동면, 부강면도 반대하고 우리도 반대한다. 그냥 원안대로 해라”고 성토했다.

행복청은 이번 설명회를 통해 주민들을 설득하고 향후 5·6생활권을 행복도시 성장 거점으로 재정립하다는 계획이었으나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계획변경에 대한 주민과의 ‘불통’이 가져온 결과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한 참석자가 비대위원들에게 행복청 설명에 대한 질의·응답 시간을 가질 것을 요청하고 있다. 
▲한 참석자가 비대위원들에게 행복청 설명에 대한 질의·응답 시간을 가질 것을 요청하고 있다. 

다만 이번 주민설명회에서 정상적인 ‘질의·응답 시간’을 가질 것을 요청한 한 참석자에 대한 일부 비대위원들의 비난 역시 또 다른 ‘불통’을 야기시켰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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