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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판 세종시 ‘시일야방성대곡(是日也放聲大哭)’‘사랑의 일기 연수원 폐쇄를 통곡한다’ 제1부 -창립편
이종화 기자  |  netco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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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1.18  18: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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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사랑의 일기 큰 잔치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세종대왕 정신을 담은 연수원은 세종시 유일의 ‘유산’

세종시에는 13년의 역사를 지닌 어린이 인성교육을 위한 비영리법인으로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도 그 유례를 찾기 힘든 보물이 존재했다.

일기장 120여만 건의 미래 유네스코기록문화유산으로도 손색없는 보배를 담은, 바로 ‘사랑의 일기 연수원(이하 연수원)’이 자리 잡고 있었으나 2016년 9월 28일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에 의해 ‘강제집행’이라는 이름으로 무참하게 철거·폐쇄된 가슴 아픈 사연을 간직하고 있다.

오랜 기간 연수원을 성원해 온 많은 이들은 ‘사단법인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이하 인추협, 대표 고진광)’가 불원천리 멀다 않고 지켜온 세종시만의 알토란같은 보배가 처참하게 사라졌다고 한탄한다.

이런 중요성을 반영하듯 세종매일도 지난 10여년간 수차례 취재하고 보도한바 있다.
추운 겨울이 무한정 지속될 것 같지만 어느샌가 어김없이 봄은 찾아 온다.
이런 기대와 희망속에 고진광 대표를 만나 연수원의 탄생, 활동, 현재·미래 등의 발자취를 3회에 걸쳐 되짚어 본다. [편집자주]

■최순실 게이트 국정 마비… 거짓·탐욕 늪에 빠진 이때
잘알다시피 ‘시일야방성대곡(是日也放聲大哭)’은 “오늘이여 목 놓아 크게 우노라” 라는 뜻으로, 1905년 11월 20일자 황성신문(2101호)에 장지연 선생의 논설로서을사늑약과 을사오적을 규탄하는 내용을 담았다.

111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국내정세는 입에 담기도 거북하고 충격적인 최순실 게이트로 국정이 마비되고, 100만 명 촛불집회가 열리는 등 거짓과 탐욕의 늪에 빠져버렸고다.

세종시에도 시청사 표지석에 쓴 박근혜 대통령의 손글씨를 치우자는 함성이 울리는 가운데, 고진광 대표 또한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고 대표는 “세종시민들은 지금 내가 무엇 때문에 통곡하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많다”며 “솔직한 심정을 말하라면 현대판 세종시의 ‘시일야방성대곡’”이라고 한탄했다.

■세종시서 가장 귀한 유산… ‘어린이 일기’를 품은 연수원 탄생
“세종시에서 가장 귀한 것이 무엇인가? 하나만 고르라면, 또 새로이 세종시의 보물을 지정한다면? 물론 시 지정 문화재가 많아 세종시에는 보물이 넘친다. 그러나 세종시에는 쉽사리 잘 보이지도 않는 숨은 보배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일기장이다. 사랑의 일기 연수원에는 120여만 명의 어린이의 일기가 보관돼 있었다”

그는 사랑의 일기 연수원이 세종시의 보물임을 거듭 강조하며 이어 그 탄생 배경에 대해 말을 이어갔다.

“어디서부터 얘기를 할지 억장이 무너져 말머리를 못 잡겠다. 병원에서 주사를 맞고 약을 먹는데도 가슴이 저리고 아픈 게 풀리지를 않는다”

고 대표에 따르면 그 출발은 지난 199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람다운 사람으로 국민다운 국민이 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인성교육’이라는 것을 마음에 담아왔던 일생의 뜻을 실어 인추협을 발족하고 사단법인 등록을 마친 게 25년 전이라 했다.

사단법인이 설립되면서 역점사업으로 시작한 것이 ‘일기쓰기’ 운동으로 자료가 산처럼 쌓이면서 정착지를 찾는다.

그때 전국지도를 놓고 어디로 갈까 숙의했다고 한다. 인추협은 엄청난 일기를 소장하고 있어 제대로 보관·전시할 곳을 물색하다 결국 지리상 대한민국의 중심이 되는 당시 연기군(현 세종시)를 선택한다.

그렇게 세계 유일의 일기박물관인 연수원이 2003년 5월 16일, 당시 충남 연기군 금남면 소재 폐교된 ‘금석초등학교’(2003년 2월 28일 폐교)에 그 둥지를 튼다.

■당시 연기군청·연기교육청, 연수원 유치에 매달려
이를 누구보다 반긴 사람들은 당시 연기군수와 군교육청장 및 군 의원을 비롯한 유지들이었단다. 그들의 절대적인 지원 아래 연기군에서도 특별히 학교용지를 골라 금석초등학교에 자리를 잡는다.

고 대표는 “연기군이 잔칫날 같았다. 특히 금석초는 영구적으로 교육을 위해 사용해달라는 유언을 남기고 희사한 ‘심수동 기부자’의 뜻이 담겨 있어 연수원과는 각별한 인연이 있다고 믿었다”며 “지금과 같은 일이 벌어지리라고는 꿈도 꾸지 못했다”고 말했다.

  □부지를 매입할 기회도 있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2003년도에 매입을 했다면 하는 가정이 인추협 특히 고 대표의 가슴에 남을 지도 모른다.

임대계약을 맺은 이듬해인 2004년 신행정수도가 바로 발표가 났고, 행정중심복합도시로 확정되면서 2005년부터 연수원 주변은 수용이 시작됐다.

고 대표는 “당시 충남교육청 소유 학교용지여서 연수원에 호응하는 후원자들의 그 귀한 기부금으로 굳이 부지를 사들이지 않아도 안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 대신 일기 쓰기 교육을 위한 기본을 깔고 연수원 시설과 뒷받침 활동에 사용한 돈이 5억 원 대에 이른다”고 강조하며 “학교를 매입하고도 남을 돈을 부지가 아닌 교육시설에 투자한 결과가 오늘의 철거로 나타나 정말 통곡하고 후회스럽다” 그 심정을 토로했다.

그러나 그때나 지금이나 인성교육에 대한 의지는 한결같다.
그는 “일기를 따라갈 인성교육은 없다. (연수원이) 세종대왕의 도시 세종시에 있다는 것은 세종대왕도 기뻐하실 거고 세종시의 영광”이라며 “일기는 인성발달과 특히 미래를 안전하고 반듯한 사람으로 길러주는 ‘인성보장 보험’과 다르지 않다”고 역설했다.

■‘강제집행’에 ‘일기를 통한 인성 교육’이라는 ‘무지개’는 사라졌다.
하지만 그렇게 곱게 꾼 무지개꿈은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지금은 그저 통곡의 소리만이 남았다.

고 대표에 따르면 LH가 다른 곳은 다 보상 및 명도를 하면서 사실상 연수원만 방치했다.

2006년에 몇 번 접촉하고 쓰레기 처리비용도 안 되는 금액의 보상금을 제시하고는 2015년 3월 갑자기 연락이 온다.

이후 세종시 주관으로 토지수용위원회를 개최하는 형식적 절차를 거쳐 일사천리로 소송을 하고 10년 동안 한번도 청구하지 않던 ‘부당이득금’이라며 ‘5억여원’을 청구하고 토지인도명령을 내렸다.

이에 대해 고 대표는 “강제 철거에 항의하자 연기군 시절부터 3년간 유지관리 보수 운영에 임차료 외에도 5억여 원 가까이 투입된 근거를 제시하라 했다”며 “서류를 찾으려 했지만 LH는 무자비하게 교육시설부터 철거해 사무실에 비치된 장부까지 가져가고는 모른다, 없었다고 일관한다”고 비난했다.(날짜를 앞당겨 강제철거했다고 함)

   
▲연수원 담장의 철제와 연수원 내부의 창과 문이 도난당한 사진.

  □순탄치만 않았던 연수원의 시간들… 각종 철제 및 문짝 등 도난 ‘수난사’
비영리 민간단체로서 연간 천여만원의 임대료와 월 수백만원씩 들어가는 유지비용을 감당하기는 쉽지 않은 데다 필요한 시설을 모두 갖추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고 대표는 “개원 3년차에도 수억 원의 유지비가 들었는데 이후로도 10년을 더 유지해야했던 법인의 입장은 큰 고충을 겪어야 하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행복도시 건설에 따라 주변에서 모두 공사가 진행됨에 따라 교육 여건은 열악해졌고 보관돼야 할 자료들이 유실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고액의 관리비가 지출될 수밖에 없었다.

아울러 연수원은 또한 각종 도난사고로 인해 오랜 동안 몸살을 앓게 된다.
비교적 외딴곳에 연수원이 있다보니 뜻밖에도 도둑이 잦아, 들었다하면 일이백이 아니고 기천만 원씩의 피해를 줘 주로 철제 시설과 문짝까지 떼어가는 일도 발생한다.

집이 서울인 고 대표는 홀로 내려와 연수원으로 전입을 마치고 숙식을 하며  ‘연수원 지킴이’를 자처한다.

   
▲한 가족이 사랑의 일기 연수원을 지켜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오랜 역경에도 여전히 인성교육의 메카를 꿈꾼다
세종시 출범에 따라 신도시를 중심으로 학교가 들어서고 전국에서도 가장 젊은 도시라는 기대속 세종시의 발전이 곧 인추협의 성공이며 이것은 또 ‘사랑의 일기 연수원’의 도약이자 발전의 디딤돌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이렇게 큰 무지개꿈을 그려가는 존재에 대해 시민들은 잘 모를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가슴속에 어떤 소망을 품고 있었다. 언젠가는 (시민들이) 바로 알게 돼 자녀와 같이 이곳에 모여 그것의 소중함을 인식할 것이라는...”

  □‘일기’는 국가·개인·가정에서 가장 귀한 ‘인성교육’
고 대표는 지금 컨테이너박스에 갇혀 어느 곳엔가 보관돼 있을 일기장들을 빨리 찾아와야 한다는 일념에 백방으로 노심초사하고만 있다

그럼에도 인추협을 세우고 사랑의 일기 연수원을 세우던 그때처럼 일기의 가치와 소중함을 알리는 동시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다독이고 힘을 다해 일기연수원 복원을 위해 백방으로 뛰고 기도한다.

좌절하지 않고 앞으로 전진한다면 지금의 현실이 그저 ‘현대판 시일야방성대곡’에 머물지 않을 것이다.

어린이가 미래이며 어린이가 스스로 꾸려가는 자아성장의 최대 영양소는 인성교육의 토양이 될 일기라 한다면 이건 ‘통곡’이 아니라 엄청난 ‘희망의 메시지’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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