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분명한 전시물 선정 기준 ‘도마위’… 인추협, 세종투쟁기록물 제외 강력 반발

▲고진광 대표가 세종민속문화특별전의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고진광 대표가 세종민속문화특별전의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세종시가 지난 8일부터 대통령기록관에서 개최되고 있는 ‘세종민속문화특별전’(이하 특별전)으로 큰 홍역을 치르고 있다.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대표 고진광, 이하 인추협)는 국립민속박물관(서울) 전시회와는 달리 특별한 사정없이 특별전에 자신들의 자료물이 제외된 것에 강력 반발하며 즉각적인 특별전 중단 및 재전시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집회 당일 한편에선 특별전 개막을 축하하는 테이프 절단식이 진행되고 있다.
▲집회 당일 한편에선 특별전 개막을 축하하는 테이프 절단식이 진행되고 있다.

시와 인추협에 따르면 이번 특별전은 지난 7월 27일부터 지난달 17일까지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진행된 세종시 개발 10년의 생활문화 변화를 다룬 ‘우리 살던 고향은-세종시 2005 그리고 2015’의 두 번째 전시행사로 내년 1월 31일까지 대통령기록관(세종시)에서 진행된다.

국립민속박물관 전시에서는 인추협이 제공한 세종시 원안 사수 투쟁의 역사가 담긴 33점을 대여받아 9점을 전시했으나 이번 전시회에서는 이들 자료가 아닌 다른 시민들이 제공한 원안 사수 투쟁 관련 자료 8점으로 전부 대체된 것.

인추협은 지난 8일 특별전 개막일에 맞춰 기자회견을 갖고  “국립박물관에서도 1억 2천만원의 가치로 판단해 보험까지 들고 금상자처럼 소중히 여기며  83일간 투쟁기록물을 전시했다”며 “하지만 정작 세종시에서는 이를 내쳐버리고 껍데기 전시에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고 규탄한바 있다.

이와 관련해 세종시가 밝힌 전시물 제외에 대한 해명이 상당한 논란의 여지가 있어 이번 특별전 파행의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시 관계자는 우선 보도자료와 관련해 인추협 측이 시와 사전 협의 없이 미리 국립민속박물관 전시 기사를 내보낸 것에 불편한 속내를 비쳤다.

공식적으로 세종시와 국립민속박물관은 개막일 맞춰 7월 26일 경, 인추협은 27일에 보도자료를 냈다.

세종시가 언급한 기사는 이에 앞선 19일에 한 인터넷 매체에 나온 것이다.

인추협의 공식적인 보도자료라면 다소 문제를 삼을 수 있겠지만 직접 기자가 현장에서 취재한 부분에 대해서도 그 책임을 인추협에 전가한다면 이는 시의 횡포로, 이런 것을 문제 삼는다는 자체가 시의 속좁은 행정을 여실히 드러낸 것에 불과하다.

아울러 세종시는 본래 민속문화특별전의 기본 취지가 2005년 세종시 개발이전부터 2015년까지의 다양한 변화상과 공동체 문화의 흔적을 수집한 것이라며, 원안사수 시민투쟁도 특별전의 일부로 전시해 다른 기증자의 것으로 대체했다고 설명한다.

또한 이 자료를 특정단체의 것으로 전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번 특별전이 2016 세종민속문화의 해를 맞아 국립민속관과 대통령 기록관에서 연이어 전시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자료 기증자는 당연히 서울에서 전시된 것이 본 고향인 세종시에서도 전시될 것이라고 판단하기 마련이다.
 
특히 특정단체의 것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을 설령 받아 들이더라도 일부가 아닌 기존 전시 작품 전체를 교체했다는 것도 상당히 논란이 되는 부분이다.

또한 세종시는 기증자에 대한 예의도 지키지 못했다는 평가다.
인추협측은 국립민속박물관 관계자로부터 서울 전시회가 마무리된 후 “전시물을 어디로 보내면 되느냐”의 연락을 받고서야 세종시 전시회에서 제외됐음을 처음 인지한다.

시 관계자의 말처럼 세종시에서의 전시를 위해 오랜 시간 공동개최 기관이 협의를 거쳐왔다면 이런 식으로 사전 양해 없이 일방적으로 처리한다는 것은 상당한 무례라는 지적이다.

더욱이 당사자는 부인했지만 시 관계자가 “인추협측이 상당한 사용료 등을 요구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주장도 나와 인추협의 반발을 부추기는 모양새다.

차라리 세종시가 ‘사랑의 일기 연수원’을 둘러싼 인추협과 행복청 및 LH 공사의 갈등으로 미리 배제한 것이 아니냐는 ‘정치적인 논리’가 더욱 설득력을 얻는 분위기다.

시민들의 문화의 장이 돼야 할 ‘세종민속문화특별전’이 개막됐지만 정작 전시작품을 둘러싼 불필요한 논란에 세종시의 문화행정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눈초리가 그저 곱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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