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동중학생, 작가와 큐레이터로 ‘활약’

교과서 밖으로 뛰쳐나온 작품들이 연동중학교(교장 정회택, 이하 연동중)에 활보하고 있다. 사회 과목과 미술이 융합된 작품들로, 사회교과서 내용이 교과서 밖으로 나와 미술작품으로 변모해 후미진 담장에 정착했다.

연동중 학생들이 지난 21일 이틀간의 일정으로 열린‘자연을 벗하며 미래로!’축제의 첫날에 작가이자 큐레이터로 나섰다. 일명, 큐레던트(curator와 student를 합성해 만든 조어)로서 학생들이 힘을 모아 설치한 콜라보 작품을 설명하고 그 동안의 제작과정을 담은 사진을 전시했다.

작품들이 오롯이 모인 전시관은 아름다운 구조물인 박물관도 특별한 교실도 아니다.
‘우리들의 작은 예술공간’으로 이름지어진 전시관은 방치된 담장 앞이었다.

이것을 도화지 삼아 1~3학년으로 아트테리어 동아리가 주축이 돼 창의적 체험활동, 방과후활동, 점심시간, 주말까지 시간을 쪼개 오랜 세월의 묵은 때가 묻어 있는 벽을 세척하고 지난 3월부터 최근까지 사회와 역사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과 경험을 교과서 밖의 벽화로 옮겨 놓았다.

이날 전시회에 출품된 ‘교과서 밖으로 뛰쳐나온 콜라보 작품’에는 ▲빛나라 헌법 ▲날개달린 가벼운 휴식 ▲세계로 미래로(To the world to the future) ▲공정무역 카페(The fairtrade cafe) ▲내것이 네것 네것이 내것이 되는 협업소비(Collaborative Consumption) ▲작품제작과정(Production process)가 있다.

‘빛나라 헌법’은 학생들이 첫 도전한 작품으로 폐씨디 400개를 모아 헌법 본문 130개조를 전교생의 손글씨로 기록해 나갔다. ‘날개달린 가벼운 휴식’은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과 인류공영을 표현했다.

‘세계로 미래로(To the world to the future)’는 우리나라의 유구한 역사와 전통문화 계승으로 세계로 미래로 나아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공정무역 카페’는 저개발국가들 원주민의 삶을 생각하며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등에서 원료를 공정한 값을 치루고 가져와서 인종, 성별 등과 관계 없이 누구나 행복하게 즐길 수 있는 카페를 그렸다.

‘내것이 네것 네것이 내것이 되는 협업소비(Collaborative Consumption)’는 그 지역주민의 삶과 문화유산과 자연을 모두 내것처럼 소중히 여기며 여행하는 공정여행의 실천에서 출발하여 내것이 네것 네것이 내것이 되는 미래소비형태를 다뤘다. ‘작품제작과정(Production process)’은 아이들의 꿈과 끼에 날개를 달아준다는 내용이다.

이들 작품들의 근간에는 국민주권의 원리, 전통문화의 계승과 발전, 행복추구권,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과 인류공영, 자유민주적 기본질서, 건전한 소비 등의 헌법정신이 깃들어 있다.

사회와 정치경제 등의 교과서에서 배웠으나, 멀게만 느껴졌던 헌법정신을 가까이에서 생명력 있는 작품으로 체험하며 자연스럽게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

아트테리어 동아리 반장 역할을 해왔던 김선민 학생(3학년)은 “무더웠던 여름에 천막을 치고 작업을 할 때 정말 힘들었는데 작업에 몰입하는 순간 여러 가지 생각으로 요동쳤던 마음이 안정됨을 느겼다”며, “완성된 작업결과물을 보니 말할 수 없이 벅찬 감동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은주 학생(3학년)은 “벽세척, 젯소칠 등이 너무 힘들었지만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들을 스케치하면서 재미가 느껴졌다”며, “힘들 때마다 선생님의 격려 덕분에 끝까지 작업을 할 수 있었다. 다 마치고 나니 뿌듯하고 내 자신이 자랑스러웠다”고 소감을 말했다.

작품 제작을 지도한 문소향 교사는 “헌법이 추구하는 근본 정신을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벽화와 설치작품으로 표현하면서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헌법정신의 실천방법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정회택 교장은 “학생들이 헌법정신, 세계적인 이슈, 더불어사는 삶에 대해 고민하고 이야기로 담아내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그 꿈과 생각이 커다랗다는 것에 대견스러웠다”며, “실력과 인성을 겸비한 훌륭한 인재를 육성하는 연동중학교 되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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