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우수프로그램 경로당을 찾아

 ‘대한노인회 세종시지회’(지회장 한종률, 이하 세종시노인회)와 ‘세종매일’이 공동으로 발굴해 시민들에게 알리는 ‘우수프로그램 경로당을 찾아서’ 두 번째 편으로 ‘세종시 부강면 산수리경로당’을 소개한다.

 
 

세종시를 뜨겁게 달겄던 여름 폭염도 지나가고 어느새 성큼 다가온 가을 날.
곡식이 익어가는 너른 들판 양지에 벽돌로 지어진 온기 가득해 보이는 산수리경로당이 있다.

경로당에서 들려오는 노랫소리와 웃음소리가 이곳 어르신들의 행복지수를 가늠케 한다.

여성 어르신들이 방 한가득 둘러 앉아 노래를 부르는 동안 산수리경로당 박영일 회장(75)은 가만가만 경로당 구석구석을 치우며 살핀다.

박영일 회장은 “노래교실 덕분에 마을 여성들이 우울해하지 않고 스트레스를 풀 수 있다. 농번기에 아무리 바빠도 꼭 출석을 한다”며 “동네 아녀자들 밝아진 표정을 보니 참 보기 좋고 가정도 평안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세종시노인회에서 지원하는 노래교실은 최효숙 강사와 함께 매주 1회(1시간 30분) 15여명의 어르신들이 노래를 부르며 ‘일소일소(一笑一少)’ 흥겨운 시간을 보낸다.

애창곡과 신나는 곡, 그들의 마음을 움직일 만한 가사들로 선곡된 1인 1악보집을 보며 빙 둘러앉아 노래를 부르고 박수친다. 서영자(78세)씨의 흥겨운 장구 장단은 저절로 어깨춤을 추게 한다.

최효숙 강사는 어르신 한사람 한사람에게 마이크를 건네며 소극적인 사람도 참여할 수 있도록 격려하며 배려를 잊지 않는다.

한 곡이 끝나기 무섭게 악보집을 넘기며 다음 곡명을 외치는 모습, 노래교실이 얼마나 열정적인 시간들로 꽉 채워져 왔는지 실감케 한다.

또한 산수리 경로당의 벽엔 ‘이웃을 사랑하라’는 표구가 있다.
이 글은 장복순(78세) 어르신이 쓴 글귀로 우리가 평소에 잊고 살았던 것을 깨우치게 한다.

‘이웃을 웃게 하는 것, 이웃과 함께 웃는 것, 이웃을 살피는 것’이 ‘이웃을 사랑하는 것’으로 이것이 이곳 산수리 경로당의 존재이유 일 것이다.

이경란(56세) 부녀회장도 어르신들의 음료와 간식을 살뜰하게 챙기며 섬기는 모습 또한 많은 감동을 안겨준다.

‘경로당’이 단순히 노인만의 한정된 공간이라는 사회적 편견에서 벗어나 ‘노인 사랑방’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마을의 사랑방’이며 세대와 세대를 이어주는 디딤돌이자 우리의 미래, 가족, 그리고 마을을 행복하게 만드는 역할로 변모되고 있음을 알게 된다.

“함께 모여 점심식사 하고, 신나게 노래 부르니 소화도 잘 된다”, “이 노래는 기니까 물 많이 마시고 시작하자”, “1년 내내 노래교실이 운영돼 경로당이 노래와 웃음소리로 가득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보며 ‘함께 느끼며 부르는 노래가 주는 힘과 설렘’이 조금씩 전해진다.

부강면 산수리경로당의 짧기만 했던 6개월 여정의 노래교실이 어느새 막을 내린다.
손수 노래방기기를 구비하고 열성적으로 참여했던 산수리경로당 어르신들은 이제 자체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해 노력하며 노래교실에 대한 아쉬움과 열망을 달래고 있다.

고령 노인들이 대부분인 농촌에서 이웃이 가족만큼 가깝고, 가장 귀한 친구로, 이들이 서로에 대한 정을 키우는 최소단위가 바로 ‘경로당’이다.

그 경로당을 더욱 온기 가득하게 만들고 하나가 되게 만드는 힘인 ‘경로당 활성화프로그램’ 으로 이들의 열망처럼 더욱 다양하고 유쾌한 프로그램이 우리 경로당에서 지속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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