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치원읍 중학교 이전 재배치 공청회 ‘학생·교사 참여 자제’ 요구 논란

▲한 학부모가 조치원읍 중학교 이전 방안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한 학부모가 조치원읍 중학교 이전 방안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장학사에게 여기 공청회에 참석하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
“그런 말을 한 적은 없다. 학생들도 발언 기회가 있기 때문에 발언권을 얻어 할 수 있다고 분명히 얘기했다”

지난 25일 조치원 대동초등학교 대강당에서 ‘조치원읍 중학교 중학교 이전 재배치 제1차 공청회’에서 나왔던 대화로, 그 사실여부는 절반의 정답(?)이다.

학생의 질문에 적접 답변을 한 서 모 사무관은 그런 말을 하지 않았지만, 세종시 교육청의 또 다른 관계자들은 “이번 공청회에 학생들이 참석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상당한 논란이 되고 있다.

이날 공청회는 조치원여자중학교(이하 조치원여중)와 조치원중학교를 통합해 서부에 남녀공학의 학교를 신설하고 동부에는 현 조치원여중을 리모델링해 남녀공학의 중학교 설립을 추진하는 시교육청안에 대한 찬반 양측의 의견을 듣는 자리였다.

현재 조치원여중 내부에는 시교육청 안에 반대하는 여론이 높은 현실에서 조치원여중의 재학생의 입에서 ‘공청회에 참석하지 않았으면 한다’ 는 시 교육청 관계자의 발언이 처음으로 공개된 것으로 조치원여중 학교 구성원에 대한 부당한 압력으로 비춰질 소지가 상당하다는 지적이다.

이번 논란의 출발은 지난 22일 시교육청 관계자들이 ‘학생들이 피켓 시위를 한다’는 제보에 따라 조치원여중을 방문하면서 시작됐다.

이날 방문한 행정과 서 사무관은 “우리는 학교 측에 공청회의 과열을 예방하기 위해 상대방을 자극할 수 있는 피켓 시위 등의 자제를 요청했다. 또 ‘학생들은 발언권을 얻어 의견을 내면 된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학교 정문에 달린 통폐합 반대 현수막 관련 “‘학교 전체 구성원의 입장이 아니라면 다른 곳으로 옮겼으면 좋겠다’고 했고 학교 관계자는 ‘이 현수막을 달은 총동문회에 그 입장을 전달하겠다’고 답했다”고 그 당시 상황을 밝혔다.

사실 이 부분까지는 시교육청 및 해당 학교 관계자간에 서로 입장을 이해하고 봉합할 수 있는 선이었지만 그 다음은 그 ‘선’을 넘었다는 평가다.

일단락된 것으로 보였든 이번 문제는 이후 두명의 시교육청 관계자가 학교로 연락을 취하면서 그 상황은 급변한다.

교육정책국 금 모 국장과 인성안전교육과 황 모 장학사는 “학생과 교사들이 공청회에 참석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의사를 전했는데, 이는 학생과 교사들의 공청회에 대한 원천적인 참여 금지를 요구한 것으로 앞서 시교육청의 관계자들의 발언과는 완전히 배치됐다.

이런 요구는 학교 이전 재배치에 대한 주요 이해 당사자인 학교 구성원의 권리를 사실상 박탈하는 행위며 특히 동일 사안에 대해 상반된 목소리를 내는 시교육청의 행태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혼란과 불신을 초래한 경솔한 행동이라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시교육청 관계자는 “아이들이 동요되지 않고 안전을 위한 ‘생활안전지도’ 차원에서 그런 얘기 나왔을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이런 자체가 지극히 행정편의적이며 시교육청이 지켜줘야 할 ‘학생인권’ 및 ‘교권’을 스스로 침해한 것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아울러 현재 추진하고 있는 조치원읍 중학교 이전 재배치에 대한 신뢰도 추락해 결코 찬반 양측 및 시교육청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위험한 ‘자책골’을 날리며 스스로 정책 추진의 발목을 잡고 있다.

시민들의 반응도 이래저래 부정적이기는 마찬가지다.
한 시민은 “학교 이전 문제와 별개로 아이들이 자신의 의견을 당당히 말하는 모습이 좋았다”며 “어떤 이유든 이를 막으려 했던 시교육청은 이들에게 머리숙여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도 “공청회 참석 자체에 대해 부담을 갖는다면 어느 누가 최종 결정에 쉽게 납득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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