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치원여중, 통합 반대 ‘한 목소리’…조치원내 새로운 교육격차 우려

▲조치원여중 교문에 ‘조치원여중 통·폐합 결사반대 ’라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조치원여중 교문에 ‘조치원여중 통·폐합 결사반대 ’라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조치원여중은 그대로 두고 조치원중학교만을 서부지역으로 이전해달라”

세종시교육청이 조치원여자중학교(이하 조치원여중)와 조치원중학교를 통합해 새로운 남녀공학 중학교를 만들고 1개교를 서부지역으로 이전하려는 계획이 그 핵심 당사자인 조치원여중의 강한 반발에 직면했다.

지난 달 29일 조치원여중에서 열린 설명회에서 조치원여중 학부모 및 관계자 등은 교육청의 계획은 서부지역 학교(신설학교)와 동부지역 학교간의 새로운 교육 격차만을 유발시킨다며 전면적인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섰다.

시교육청은 조치원읍 중학생의 82%가 서부지역에 거주하지만 학교는 동부지역에 위치해 원거리 통학에 따른 등하굣길 통학안전을 위해 서부지역에 학교설립을 추진 중이다.

그 방안으로 기존 조치원여중·중학교를 하나의 남녀공학 중학교로 통합하고 서부지역에 1개교를 남녀공학으로 신설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대한 학교 구성원의 여론 수렴을 위해 지난 달 22일 도원초등학교를 시작으로 초등학교 8개교 및 통합·이전 대상교인 조치원여중·중학교 등 총 10개교를 대상으로 학교 방문 설명회를 진행중으로, 이번 설명회에서 확인된 조치원여중의 강력한 반대 입장에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많은 학부모 등이 이날 설명회에 참석해 양 학교의 통합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많은 학부모 등이 이날 설명회에 참석해 양 학교의 통합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조치원여중의 학부모 등은 교육청의 계획이 실현될 경우 동부지역내 학교의 몰락을 재촉할 것이라고 크게 우려했다.

즉 통합될 경우 현 동부지역 학교보다는 새로 신축하는 서부지역 학교로 학생들이 상당수 유출돼 세종시내 신도시와 조치원의 문제가 조치원에서도 발생돼 신도심과 원도심의 교육격차가 심각해 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동부·서부지역의 남녀공학 형태가 아닌 현행 그대로 남자중학교와 여자중학교를 신설·이전하면 성별에 따라 학생이 골구루 배정돼 신도심과 원도심의 분리 문제가 감소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 학부모는 “여중이 통합돼 서부지역에 남녀공학 중학교가 신설되다는 얘기가 돌면서 벌써부터 서부지역으로 이사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중심으로 흘러나온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조치원여중에는 원도심을 중심으로 한 저소득층 자녀들이 많이 다닌다. 학교가 동부와 서부로 분리되면 근거리 배정원칙으로 진행될텐데 그러면 (동부지역) 학교는 어떻게 되겠느냐”고 반발했다.

이와 함께 시교육청의 정책 추진 방식에 대해서도 상당한 불만을 표시했다.
한 참석자는 “교육청이 입장을 다 정해놓고 이런 식으로 설명회를 하면 되느냐. 한마디로 교육청의 입장만을 통보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다른 학부모도 도원초 40명, 대동초 20명, 신봉초 8명, 교동초 17명, 조치원중 5명 등 다른 학교 설명회에 참석한 인원들이 소수임을 지적하며 “진보적인 교육감이 좀더 합리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봤는데 대단히 실망스럽다”며 “이번 설명회는 내용적으로 보면 완전히 껍데기일 뿐으로 학교 당사자의 의견 반영은 없다. 상당히 불쾌하다”고 말했다.

한 학교 관계자는 “지금 정말 비민주적인 절차로 진행돼 유감스럽다. 모든 사람들이 서로 머리를 맞대어 민주적인 절차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육청 관계자는 “사업 추진에 있어 두가지가 있는데 먼저 의견을 수렴해 진행하는 방식, 또 하나는 최적안을 제시해 추진하는 것인데 우리 교육청은 후자를 선택했다”며 “공동체 다수가 반대하면 못할 수 도 있지만 이것은 전적으로 학생들의 입장에서 추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조치원여중에 저소득층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분포도를 조사하면 2019년도에 얼마나 배치될 것인지 알수 있다. 만약 늘게 된다면 그 부분에 대해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고민하겠다. 납득할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학생 배치는 기본적으로 근거리 배정을 원칙으로 한다. 물론 원하지 않는 학교에 배정될 수도 있다. 시교육청은 양 학교를 명품학교로 만들겠다. 이것을 믿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같이 양측이 입장을 교환하며 의견을 조율했지만 서로간의 입장차만을 확인하고 그 간극을 좁히지는 못했다.

한 학부모는 “동부와 서부지역의 (남녀공학) 학교 분리로 인한 학부모와 학생들의 정서적 괴리감을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며 “조치원여중은 그대로 존치하고 조치원중학교만을 서부로 이전해 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한편 세종시교육청은 오는 2019년 개교를 목표로 조치원여중과 조치원중학교를 통합해 서부지역에 31학급 규모의 (남녀공학) 중학교를 이전(신설)하고 동부지역엔 25학급의 (남녀공학) 통합학교를 추진 중이다.

또한 조치원중학교나 조치원여중 중 1개교를 서부로 이전하는 안에 대해 학교가 ‘단성학교’로 운영될 경우 학생들이 교차통학 하게 돼 통학개선 효과가 감소해 이전 재배치의 취지가 크게 반감된다고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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