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무단방치 자전거 올해 상반기만 110대로 지난해 56대보다 두 배 늘어

- 자전거 도난과 분실방지 ‘자전거 스마트 안심 등록제’ 조례 시급

모개고가차도 교차로 은하수공원 방면 자전거 도로 중앙에 차량진입방지말뚝이 자리잡고 있어 자전거 진입이 위험하고 자전거 도로 곳곳에 잡풀 등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모개고가차도 교차로 은하수공원 방면 자전거 도로 중앙에 차량진입방지말뚝이 자리잡고 있어 자전거 진입이 위험하고 자전거 도로 곳곳에 잡풀 등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1 김모 씨는 지난 4월 초에 세종시 한누리 대교 옆 임시 가교(보조 다리)를 자전거를 타고 건너다가 앞서 오던 덤프트럭의 위협으로 가교 난간에 가슴을 부딪쳐 전치 4주의 진단을 받았다. 그때 강물로 떨어질 뻔한 아찔한 기억으로 지금은 자전거를 타지 않고 걸어서 다닌다. 이곳에는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 위험하다는 표지판이 한 군데도 설치된 곳이 없다.

#2 “그때만 생각하면 아찔합니다. 지난달 10일경에 밤에 세종시 제천 자전거 도로에서 우레탄 트랙의 균열로 도로가 파손돼 있는 것을 모르고 자전거를 타던 중 넘어져 앞니 2개가 부러졌고 턱이 깨져 지금도 고생하고 있습니다.” 이모 씨는 자전거 도로 사고로 평생의 짐으로 가지고 가야 하는 아픈 기억으로 자전거 도로만 생각하면 치가 떨린다고 말한다.

#3 박모 씨는 지난 4월 말 일경에 자전거를 타고 아파트 내로 진입하던 중 아파트 사거리 교차로에 있는 차량 진입 방지말뚝에 자전거가 부딪쳐 넘어져 다리와 팔 등에 찰과상을 입어 지금도 흉터가 남아 있다. 박 씨는 자전거 도로 중간에 있는 차량진입방지말뚝을 지금도 이해할 수 없다. 박 씨는 “차량진입방지말뚝은 자전거 도로 가장자리에 있어야 하는 게 맞는데 이를 무시하고 정중앙에 있는 것이 못마땅하다”며 “빠른 시일 안에 차량진입방지말뚝을 옮겨 심어 방지말뚝에 부딪쳐 일어나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시가 자전거 명품도시 조성을 위해 공공자전거를 대폭 늘리는 등 사업을 본격화한다고 밝히는 가운데 덩달아 자전거 사고도 급증해 시민의 안전에 위협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시의 급격한 인구증가와 함께 자전거를 타는 시민도 많이 늘어나 시 인구 23만 명 중 대략 5~6만 명 이상이 자전거를 탄다고 전문가들을 내다봤다.

금강 하구 유역에 공사차량의 진입이 많아 자전거 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 자전거 건널목
금강 하구 유역에 공사차량의 진입이 많아 자전거 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 자전거 건널목

자전거를 타는 시민들이 늘어 가고는 있지만 아직 세종시가 건설 중이어서 곳곳에 자전거 도로가 정비 되지 않아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세종시가 출범하면서 자전거 명품도시를 지향하고 자신 있게 자전거 도로를 만들고는 있지만 자전거 도로만 보면 형편없는 수준으로 자전거 도로를 건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전거 도로를 건설하는 것은 전문적으로 자전거 도로를 만들 수 있는 전문가들이 주체가 돼 자전거 도로를 만들어야 한다.

제일 문제는 자전거 도로를 만들고 있는 주체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라는 데 있다.

그뿐만 아니라 자전거 도로를 만들고 처음으로 운영하는 주체가 LH이고 그다음 세종시로 이관돼 하천변의 자전거 도로는 세종시 치수방재과에서, 신도심의 자전거도로는 세종시 도로과 자전거 문화에서 담당하고 있다.

자전거 도로를 LH, 치수방재과, 도로과 등 세 군데로 나눠 운영, 분산돼 있어 일괄적으로 운영이 되지 않아 자전거 도로정비가 많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안IC방면 세종시 미리내로 자전거 도로 가운데에 맨홀을 정비하지 않고 내버려두고 있다.
정안IC방면 세종시 미리내로 자전거 도로 가운데에 맨홀을 정비하지 않고 내버려두고 있다.

LH가 건설 중인 도로를 보면 자전거도로를 만들고 있는 데는 곳곳의 도로가 파여 있고 자전거 도로 중앙에 맨홀을 정비하지 않고 그대로 방치한곳도 있다.

또한 신도심을 벗어난 자전거 도로는 잡풀이 무성하게 자라 자전거를 타는 시민이 잡풀에 걸려 미끄러지는 사고를 당한 곳도 있다.

이렇게 시민들이 자전거 사고로 고생하고 있는 가운데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세종시에 자전거 순찰대가 생겼다는 것이다.

자전거 순찰대는 지난해 7월 25일에 세종시의 인구 급증으로 치안 수요 증가로 시민 자율 맞춤형 치안 봉사가 요구돼 만들어졌다.

세종시 한누리 대교 옆 임시 가교(보조 다리)를 자전거를 타고 건너가기에는 매우 위험하다.
세종시 한누리 대교 옆 임시 가교(보조 다리)를 자전거를 타고 건너가기에는 매우 위험하다.

특히 방축천, 제천, 호수공원, 금강길 등 산책로 및 자전거 도로에 112 순찰대가 진입하지 못하는 곳을 자전거 순찰대가 시민의 안전을 지키고 세종시가 자전거 도시로 활성화되는 정책이 필요해 만들어졌다.

자전거 순찰대는 한솔동, 도담동, 종촌동, 아름동 등 4개의 지대를 만들고 김진벽 순찰대장, 김종길 부대장, 순찰대원 등 모두 200명이 참여해 출범했고 지난달 15일에는 조치원 지대가 출범해 현재는 220여명이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현재까지 세종 신도시 시민자율 봉사단체인 자전거순찰대(대장 김진벽)가 우리동네 안전 지킴이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순찰봉사만 해도 무려 6336km 총 176회에 걸쳐 1570명이 봉사를 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또한 세종시민들은 도로교통 안전사고 다음으로 자전거 사고의 위협을 가장 많이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도시 초기 차량 통행이 시간대·구간별로 유동적이고, 신호·과속 단속 제어기 설치가 도로 개통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데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시가 지난해 7월 시민 유효표본 69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자연 및 사회재난 안전도를 묻는 질문에는 57.1%가 보통 이하로 느꼈다.

최근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안전사고 유형에도 도로교통 사고가 40.8%로 1위를 차지해 교통사고 예방의 필요성을 재확인했고 자전거(11.2%)와 화재(9.9%), 농기계(7.2%), 추락(4.2%) 등이 후순위를 차지했다.

또한 자전거 사고와 더불어 무단방치 되는 자전거도 늘고 있다.

세종호수공원 제4주차장 입구 자전거 도로 중앙에 박혀있는 차량진입방지말뚝이 누군가에 뽑혀 나뒹굴고 있다.
세종호수공원 제4주차장 입구 자전거 도로 중앙에 박혀있는 차량진입방지말뚝이 누군가에 뽑혀 나뒹굴고 있다.

세종시는 지난 2013년 무단방치 자전거 90대를 수거해 30대를 고쳐 행정사무용과 캠핑장의 이동수단으로 배부했다. 2014년에는 30대를 수거해 10대를 행정사무용으로 재활용했고 2015년에는 56대를 수거해 18대를 고쳐 사회복지관에 기증했다. 올해에는 110대를 수거해 이중 사용이 가능 한 것은 고쳐 자전거 교육장에 기증할 예정이다.

이렇게 자전거가 무단 방치와 도난과 분실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울산시는 지난해 7월 말 자전거 스마트 안심 등록제 추진비용을 지원하는 내용의 개정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이처럼 세종시도 자전거의 방치, 도난, 분실 등을 줄이기 위한 ‘자전거 스마트 안심 등록제’ 활성화 조례를 만들어 시행하는 것이다.

이 제도는 경찰과 각 읍·면·동사무소에 자전거 소유자 이름, 연락처, 차대 번호 등을 등록 후 입력된 근거리 통신(NFC) 칩을 자전거에 부착해 자전거 도난 혹은 분실 시 이를 활용해 간단히 소유자를 찾을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소유주를 확인하지 못해 방치되는 자전거를 줄일 수 있고 절도나 분실 위험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무엇보다도 NFC 제작, 시스템 구축 등 예산이 필요하므로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이 필요하며 자치단체에서 자전거 스마트 안심 등록제 활성화를 위한 조례를 만들어야 한다.

‘세종특별자치시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관한 조례’에 ‘자전거 도난·분실 등의 예방을 위한 스마트 안심 등록제 시책 추진에 소요되는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할 수 있다’라는 항목을 추가 개정해야 한다.

그러면 세종시 지역 모든 등록 자전거에 대한 NFC칩 부착 비용과 기초 지방자치단체의 자전거 스마트 안심 등록 시행을 위한 장비 구축 등 예산 지원이 가능해진다.

김종길 부대장은 “저탄소 녹색도시, 자전거 중심도시를 지향하는 행복도시 세종시에서 반드시 이 제도를 시행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자전거 분실, 도난으로부터 자유롭고 자전거 타기 안전한 도시, 행복한 도시를 만들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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