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부담 이유로 유기, 학대 등 사회문제…유명무실한 동물등록제

오는 4일 ‘제2회 세종 반려동물 문화축제’…스카이하운즈 한국 챔피언십 개최

 

리얼펫동물병원 유기동물보호소에서 보호 중인 유기견들(실내)
리얼펫동물병원 유기동물보호소에서 보호 중인 유기견들(실내)

최근 1인 가구가 증가하고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반려동물을 기르는 세종시 인구가 점차 늘고 있는 가운데 버림받는 애완견이나 고양이가 많아지면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세종시에서 유기되는 고양이 수를 살펴보면 지난 2013년 26마리에서 2014년 92마리로 많이 늘어났다. 지난해는 97마리이고 올해 5월까지 44마리로 파악되고 있다.

반려견의 경우 더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 2013년 74마리, 2014년 159마리, 지난해 182마리, 올해 5월까지 75마리가 버려지고 있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처럼 버림받는 동물이 급증하는 이유는 사육비용 중 보험처리가 되지 않는 동물병원비용의 경제적 부담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 애완견이나 고양이 사육비용에 대한 사전 정보 없이 충동 구매하거나 입양하지만 비싼 예방주사, 수술 등 병원비용 때문에 동물을 유기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해마다 유기견이나 유기 고양이가 급증하자 학대를 일삼거나 죽이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어 또 다른 사회문제를 만들어내고 있다.

애완동물 전문가는 “무분별한 입양과 무책임한 유기의 악순환이 반복되는 고리를 끊기 위해 애완견 번식업이나 분양업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길거리를 배회하는 유기견과 유기 고양이는 보통 소방관이 포획해 유기동물보호소로 옮겨진다. 길거리를 떠도는 방랑생활을 청산했다고 해서 유기동물 모두가 안락한 삶의 터전을 찾게 되는 것은 아니다.

보호소에 들어오는 유기동물은 항체 검사, 사상충 검사, 피부기생충 검사 등을 필수로 하고 병이 있거나 다친 유기동물은 치료의 유무(有無)에 따라 분양 또는 안락사를 시킨다.

보호소는 유기동물을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보호관리시스템으로 10일간 공고한다. 이 과정에서 유기동물을 보고 소유주가 나타나는 경우가 있지만 그 비율은 10% 정도에 불과하다.

주인을 찾지는 못했지만 30%의 건강한 유기견은 분양돼 새 주인을 찾게 된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선택받지 못한 나머지 60%는 병으로 죽거나 안락사 돼 의료폐기물로 분류돼 소각처리 된다.

리얼펫동물병원 유기동물보호소에서 보호 중인 유기 고양이
리얼펫동물병원 유기동물보호소에서 보호 중인 유기 고양이

세종시로부터 위탁받아 유기동물보호소를 운영하는 이무현 리얼펫동물병원 원장은 “세종시는 타 시·도에는 없는 유기동물질병관리 비용이 책정돼 있어 병이든 많은 유기동물이 완쾌돼 분양이 늘고 있다”며 “유기동물 치료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원장은 “세종시 인구 증기와 함께 유기동물도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라며 “하루빨리 세종시도 유기동물보호센터를 만들어 체계적으로 유기동물을 관리할 필요가 대두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세종시 유기동물 265마리의 보호관리 내역을 보면 안락사 138마리, 분양 95마리, 자연사 14마리, 인도 18마리 등으로 나타났다.

올해 4월까지 65마리 관리내역을 보면 안락사 17마리, 분양 29마리, 자연사 2마리, 인도 17마리 등으로 지난해와 비교하면 새 주인을 찾아 분양하거나 주인을 찾아 인도되는 유기동물이 늘고 있다.

또한 반려견에게 적용되는 ‘동물 등록제’가 등록률이 줄면서 유명무실한 제도로 전락하고 있다.

반려동물 유기를 방지하고 유기 동물로 인한 전염병 예방을 위해 마련된 동물 등록제는 지난 2014년 의무화됐지만 등록은 줄고 오히려 유기견은 늘고 있다.

정부는 모든 애완견에게 마이크로칩을 심거나 인식표를 달아 전산 등록하도록 하고 있다. 작은 마이크로칩에는 주민등록 같은 고유 번호가 담겨 있어서 주인의 연락처와 주소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이런 제도가 있는지조차 모르거나 ‘등록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유기된 숫자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고 이 가운데 등록이 돼 있는 비율이 저조한 까닭이다.

실제로 세종시 반려동물 등록 현황은 2013년 791마리, 2014년 465마리, 2015년 238마리, 올해 5월까지 119마리로 급속하게 줄어들고 있다.

반면 유기견은 2013년 74마리, 2014년 159마리, 2015년 182마리, 올해 5월까지 75마리가 발생해 반려동물 등록제 효과를 찾아보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반려동물 등록을 하는 사람은 줄어들고 유기견은 늘어나는 것은 등록을 강제하거나 단속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현행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등록하지 않을 경우 1차 경고, 2차 20만원, 3차 40만원의 과태료를, 유기하거나 잃어버린 후 신고하지 않으면 1차 30만원, 2차 50만원, 3차 1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동물등록제 단속과 방법은 인력면에서 한계를 나타내고 있다. 무엇보다도 지자체에서 동물보호 담당이 처리해야 하는 일들인데 전담 부서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세종시는 산림축산과 가축방역에서 담당하고 있다. 이런 현실로 인해 전문가들은 전담 인력을 확충해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세종시의 동물등록대행업체는 도담동물병원(도담동), 리얼펫동물병원(장군면), 세종동물의료센터(나성동), 세종종합동물병원(아름동), 열린동물병원(조치원읍), 호수동물병원(종촌동) 등 6곳이 있다.

리얼펫동물병원 유기동물보호소에서 보호 중인 유기견들(실외)
리얼펫동물병원 유기동물보호소에서 보호 중인 유기견들(실외)

한편 오는 4일 세종시는 미래엔 세종공장에서 스카이하운즈 세계선수권대회 한국 챔피언십과 행복운동회를 스카이하운즈 선수 및 방문객 3000여명이 참여하는 ‘제2회 세종 반려동물 문화축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날 스카이하운즈 세계선수권대회 한국 챔피언십에는 지난 2005년 로켓(Rocket)으로 원반세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해 지난 10년 동안 7번의 월드챔피언과 9번의 미국 챔피언을 한 ‘마크 뮤어’가 초청돼 스카이하운즈 심판으로 활약할 예정이다.

스카이 하운즈 대회는 원반을 던져 개가 물어오는 경기로 40년의 전통이 있는 세계대회로 한국 챔피언십은 이번이 네 번째 열린다.

또한 반려동물과 일반시민들이 함께하는 행사로 장애물·허들·경보 경기, 반려견과 함께 림보, 원반던지기 체험 등의 행복운동회가 진행된다.

행사장에는 푸드트럭, 의류, 생활잡화, 견과류, 애견용품, 핸드메이드 소품 등 27업체가 프리마켓으로 참가해 관내에서 제작되거나 생산한 물건을 소비자에게 판매하고 수익금의 일부를 사회취약 계층을 돕는 공익단체에 기부하기로 했다.

이날 대한수의사회와 충남대 수의대가 함께 유기동물 없는 도시 만들기, 강아지 공장 및 반려견 식용 반대하는 공익 캠페인도 있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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