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남면 국곡리 주민들 강력 반발… 한쪽은 하천 정비, 다른쪽은 폐기물 집하장 설치?
“의료폐기물 시설이 아무 문제 없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바로 옆에 소하천인 용수천이 흐르고 있는데 이곳에 의료폐기물 보관시설을 짓는다는 것은 제2의 환경 피해를 불러온다”
세종시 금남면 국곡리에 폐기물 수집·운반업체인 대전중부그린이 의료폐기물 집하장 건설을 추진 해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시와 주민들에 따르면 해당업체는 금남면 국곡리 120-3번지에 ‘의료폐기물 임시 보관장소’ 설치 관련, 지난달 14일 건축과에 ‘폐기물 재활용시설’ 허가 신청을 냈다. 현재 복합민원으로 관련 부서의 의견을 청취 중이며 해당 민원의 처리기한은 오는 23일까지다.
업체는 대지면적 1023㎡, 건축면적 403.4㎡에 일반 철골구조의 건물 1동을 지을 예정인데 국곡리 지역이 계획관리·개발행위허가제한지역으로 도시과는 관계 법령을 검토해 이달 중 ‘도시계획위원회’ 의 심의를 거쳐 건축과에 최종 통보한다.
이런 움직임에 국곡리 주민들로 구성된 의료폐기물집하장설치반대투쟁위원회(위원장 김기현, 이하 의료폐기물반대위)는 시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폐기물 집하장 설치를 불허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의료폐기물반대위는 “국곡리는 세종시와 대전시의 완충녹지지대로서 환경오염 시설이 설치될 경우 시민 안전에 위협이 될 것”이라며 “특히 1번 국도와 상주~당진간 고속도로가 통과하는 이곳에서 오염 사고가 발생될 경우 이것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의료폐기물반대위는 또한 “인근에 군부대가 있어 많은 면회객이 찾아온다. 군 장병의 건강은 국가의 안전과 직결됨에도 이곳에 세균 오염 우려가 있는 의료폐기물 집하장이 설치된다면 이는 장병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역설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아직까지 확정된 것은 없다.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결과 등을 최종 검토해 결정하겠다”고 해명했다.
의료폐기물 관리법 등에 의하면 의료폐기물은 인체 또는 동물의 조직, 장기, 혈액 등의 ‘조직물류 폐기물’과 감염병으로부터 타인을 보호하기 위해 격리된 사람에 대한 의료 행위에서 발생한 폐기물 등 ‘격리의료폐기물’, 시험·검사에 사용한 폐배지, 폐장갑 등 ‘병리계 페기물’ 등이 있는데 통상 임시 보관기간은 2일~5일로 알려졌다.
한편 세종시는 금남면 국곡리에서 성강리 일원에 재해예방을 목적으로 용수천 제방축조 및 호안정비공사를 진행 중인데 의료폐기물 집하장이 들어설 국곡리 120-3 필지의 일부 면적도 이번 사업에 편입된다.
주민들은 이처럼 용수천 정비사업에 일부 편입될 만큼 가까운 지역에 폐기물 시설이 들어서는데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
한 주민은 “시의 각 부서들이 따로 놀고 있다. 한쪽에선 치수 목적으로 용수천을 정비하고, 하천에서 얼마 안 떨어진 곳에 폐기물 집하장 시설 허가가 된다면 정말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며 “지금 부서들이 제대로 된 협의를 하고 있는 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는 시의 입장에 대해 “사실상 허가 결정을 내리고 시간만 끄는 것”이 아니냐는 불신의 시선이 깊다.
세종시는 의료폐기물 집하장 설치 허가 여부에 대한 신중한 접근 및 주민들의 목소리에 좀 더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국곡리 주민들은 오는 8일 시청에서 의료폐기물 설치 반대를 위한 항의 시위를 개최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