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준비·진행과정 많은 숙제 남겨… 후반기 ‘복숭아 데이 특별판매전’ 주목

 
 

매년 8월경 복숭아 출하시기에 맞춰 종합 축제로 진행되던 ‘세종 조치원 복숭아 축제’가 올해는 봄·여름에 각각 ‘복사꽃 축제’와 ‘홍보·판촉행사’로 이원화돼 그 성공여부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 세종시는 지난 10일 농업기술센터에서 축제 추진위원 및 축제 참여단체 관계자들 참여속에 ‘제14회 세종 조치원 복사꽃 축제’ 평가보고회를 개최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대체적으로 “1달여 남짓의 짧은 준비기간과 첫 행사임을 고려한다면 비교적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했다.

한경호 행정부시장도 “개인적으로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상반기 조치원의 복숭아 축제와 10월의 신도시의 세종축제가 우리 시를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기존의 축제가 관 주도로 했다면 이번 축제는 민간 중심으로 운영해 농업축제에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이번 축제는 지금까지의 복숭아 축제 기본 틀을 탈피하며 상당한 변화된 모습을 선보였다.
시는 기존 축제가 복숭아의 실질적인 판매에 도움이 크지 않음에도 가격 논란, 무더위·우천 등 계절적 요인과 더불어 축제 장소 선정 갈등 등을 의식해 시민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올해 축제의 변화를 알렸다.

가장 큰 변화는 매년 1회 개최되던 복숭아 중심의 종합축제가 4월 17일 복사꽃 축제와 오는 8월 13일~15일에 세종호수공원 일원에서 복숭아 특별 판매전으로 분산 개최된다는 점이다.
또한 운영 주체도 시 중심에서 생산자 단체인 ‘세종조치원복숭아연합영농법인’이 주도해 외관상 농민 단체의 역할이 확대됐다.

하지만 이런 변화와 그 첫 시도만큼 축제 진행과정에서 일부 문제도 나타났다는 평가다.
우선 축제 장소 관련 시는 당초 조치원읍 세종시민체육관과 고복저수지 인근 복숭아 및 배 농장을 중심으로 개최한다는 방침이었다.

이것은 축제 당일 개최되는 ‘제14회 세종시 복사꽃 전국 마라톤 대회’와 연계하려는 시도였으나 처음부터 무리였다는 지적이다.

전국에서 2,000여명의 마라톤 동호인들이 참여하고 각 단체의 부스가 설치되는 만큼 축제를 진행할 공간이 부족할 것이 명확함에도 이곳을 축제 장소로 선정한 것이다.

먼저 현장을 점검하고 장소를 결정해야 함에도 역으로 장소를 선택하고 현장을 확인해 부랴부랴 인근 세종문화예술회관으로 옮기는 전형적인 탁상행정을 연출했다.

또한 장소를 옮긴 후에도 갑자기 개막식 행사를 마라톤 대회와 연계해 진행한다고 하는 등 사전 행사 준비에 있어서도 다소 미흡했다.

이 과정에서 ‘제14회 세종시 복사꽃 전국 마라톤 대회’를 주관한 육상연맹의  관계자는 불편한 심기를 표시하기도 했다.
그는 “시가 제대로 된 협의 없이 이곳에서 축제를 연다고 말했는데 나중엔 장소가 협소해 일방적으로 변경했다. 또 개막식도 따로 치를 것처럼 하더니 뒤늦게 같이 하자고 해 정말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준비과정에서 협의가 부족했던 부분이 있어 장소 등에 있어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양 행사의 연계성 부족도 도마 위에 올랐다.
행사장 구성의 어려움 등으로 세종시 문화예술회관 일원으로 장소를 최종 확정했더라도 최대한 마라톤 대회를 활용해 복숭아 및 복사꽃 축제에 대한 홍보가 진행돼야 했음에도 이 부분도 부실했다.

통상 마라톤 행사를 치르면 각 참여·지원 단체가 부스가 구성하는데 이번 축제 관련 홍보 부스는 세워지지 않아 외부에서 온 참가자들은 인근 축제에 대해 감감했다.
특히 평가보고회에선 전국 복사꽃 마라톤 대회 등 행사와 연계해 방문객 유치에 긍정적 시도를 했다고 밝혔지만 실제적으로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지는 미지수다.

또한 복사꽃 축제 현장에서 복사꽃을 보기 어려웠다는 점도 지적됐다.
한 참석자는 “축제명이 복사꽃 축제인만큼 당연히 복사꽃을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실제론 그렇지 못했다. 물론 날씨 영향도 있지만 이런 부분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와 관련 “축제장 인근에 복숭아 단지를 조성해 축제의 이미지를 살렸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개진됐다.

아울러 이번 축제를 농민 단체 주관으로 치르다보니 상대적으로 어려웠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농민 관계자는 “행정에 익숙하지 않은 농민이 여러 업무를 보니 상당히 힘들다. 또 준비 과정에서 농업을 일부 포기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고 말하며 “현재 하루에서 이틀로 축제를 연장하는 문제는 농민들의 입장을 고려해야 한다”고 난색을 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장소 문제는 당초 확정이 아니라 검토 단계였다. 이후 서로 협의해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홍보 관련해 “홍보 부스를 설치하지 않고 마라톤 안내 부스를 활용해 홍보물을 배부했다. 내년에는 따로 부스를 설치해 홍보를 강화하겠다”고 해명했다.

그는 “올해는 축제 준비 기간이 부족해 진행과정에서 일부 문제도 있었지만 내년 축제는 다음 달부터 축제 기본 방향을 잡아가며 관련 기관과의 협의도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제 ‘세종조치원 복사꽃 축제’가 마무리 된 만큼 오는 8월 13일~15일 개최되는 복숭아 축제의 후반전인 ‘복숭아 판매전’에 시선이 쏠린다.

복숭아 특별 판매전은 ‘제26회 나라꽃 무궁화 전국축제’ 개최 시기에 진행돼 많은 사람들이 찾을 것으로 예상되며 판매 기간도 무궁화 축제 전후 기간 총 10일동안 열린다. 전국 족구대회도 8월 13일~14일 양일간 개최돼 참가자들에게 복숭아 기념품 제공을 추진 중으로 성사될 경우 상당한 복숭아 판매 효과가 점쳐진다.

축제의 새로운 변화는 어려움도 있지만 뭔가 기대감을 갖게 한다.
사실 이원화된 복숭아 축제는 오랜 기간 지속된 축제 정체성과 명맥이 훼손될 것이란 우려가 존재한다.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지기 전에 미흡한 부분을 개선해 세종시의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그 방향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세종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