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박근혜 대통령은 오늘 취임 3년이 지나 두 번째로 언론사 보도국장과 편집국장들을 청와대로 불러 4.13총선으로 나타난 민심을 듣고, 또 그들에게 무언가 민의반영에 유익한 협조를 구하는 등 총선 후 민생 챙기기에 들어간다고 보여 성원을 보낸다.
우리는 보통 대통령의 민생행보라면 시장에나 가서 운동화를 사고 순대를 먹는 것이 직접 챙기는 대국민 스킨십을 겸한 정치행보로 아는데 그게 아예 아니라는 말은 아니지만 그로서 민생이 살아나기 보다는 선거에 표를 결집하는 용도로만으로 자주 사용되어 대통령이 또 대구서문시장 가느냐고 볼멘소리를 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그럼 진정 알뜰살뜰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민생행보는 무엇이냐고 할 때 제일 좋은 것이 국가원로초청이고 그 다음이 언론사 사장이나 국장과의 면달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말이 나왔으니 그럼 이보다 더 좋은 민생행보는 무엇일까를 말한다면 필자는 청와대로 양당, 특히 야당 정치인들을 초청해 협조를 구하는 협치정치를 권하고 싶다. 그러나 이건 그간의 골이 깊고 상처가 심해 당 대표가 가면 주루룩 따라는 가도 일개 평의원은 초청을 해도 사쿠라로 오해받거나 정치적 술수가 심해 야밤 몰래 다녀오면 모를까 참으로 익숙치 않지만 여야가 너무 싸우는 통에 척이 지다 못해 남북처럼 원수가 지고 말아 기대불가다.
그래도 오늘 국장들이 초청받아 청와대로 가는 것은 잘 생각한 것이고, 가거든 뭔가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에 대하여 진정한 민생을 위한 특단의 대안을 제시하고 왔으면 하는 생각이다. 하지만, 이역시도 한 뼘 얼굴치레나 체면치레와 같아 촌닭 장에 가듯하면 소용이 없다. 그냥 주는 밥이나 한그릇 먹고 명찰차고 사진이나 한방 찍고 오는 수순이 눈에 보이는데 그러지 않기 바란다.
가거든 격의 없는 면담계획을 짜야 한다. 이런 건 청와대 홍보수석실에서 다 짜 논 그림대로 갈 것이기에 역부족이겠으나 진지한 대화, 깊은 교감은 몰라도 하던 대로 에서 좀 진일보 한 면담이 되었으면 한다. 모두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급 비슷한 사람들일텐데 훈병들 앞으로갓 뒤로돌아갓 하는 방식이 우려된다.
할말을 하러가는 길이 되어야 한다. 가서 하는 말을 듣고 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비율로 따지면 51대 49로 말을 하고 와야 한다. 그러나 형식에 매이고 의전이나 청와대문화에 묶여 2대 8이나 3대 7로, 가서 듣고만 온다면 열 번을 간들 국민의 득은 있을 게 없을 노릇이다. 하여 언론사 사장단이 가는 게 나을까도 싶으나 이들은 붓공장 운영자지 붓이 아니므로 국장단이 가서 단약은 빼고 모조리 쓴약을 올려 민치에 박차를 가해 지금 추락한 지지율을 올리는 기폭제로 쓰기 권한다.
언론사 국장들이 가는 것에 대해 이미 우려는 현실인 것을 감지한다. 아부형 체질이 몸에 밴 언론사 사주라거나 편집국장은 비위나(독약) 맞출 것이고, 공격형 언론사의 국장은 가나마나 더 깊은 골이 깊어져 돌아올 우려가 있다. 이게 전적으로 기획실행하는 비서실 몫인 것 같지만 알고보면 언론관에 대한 총체적 문제다. 언론이 뭐하자는 거냐고 할 때 비판과 공격만이 목적이 아니며 아부 아첨이 목적인 것은 더더욱 아니다. 뭔가를 고치도록 설득하고 달래는 척도 하면서 나라의 현안을 실행하도록 뒤를 봐주는 것이다.
이를테면 일제강점기일 경우는 독립운동 나라 찾기가 목적이고, 산업화 성장기에는 독려가 목적이고, 민주화시기에는 쟁취가 목적이듯이, 지금은 안보문제와 민생경제라고 하는 양대 축을 안정적으로 굴러가게 하는 것이 국가지과제이기 때문에 가는 국장들은 이렇게 큰 틀에서 오늘보다 내일, 기성세대보다 미래 세대 어린이들 손자녀들이 살기 좋은 세상 만들기에 올인 해야 한다.
덧붙이면 국장들 다음엔 유승민을 불러 국민통합과 찢긴 맘 좀 달래주시라고도 말하고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