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시골 돌며 노인 상대, 계량기 교체비 편취
한국전력 직원을 사칭해 낡은 계량기를 교체하면 전기요금을 절약할 수 있다며 10년 이상 노인들의 금품을 가로챈 4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세종경찰서는 전국 농촌마을을 돌며 계량기 교체 명목으로 금품을 가로챈 이모(47) 씨를 상습사기 등의 혐의로 검거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8일 오전 9시20분쯤 조치원읍에 사는 A(80) 씨의 집에 찾아가 ‘전기요금을 절약할 수 있는 계량기 또는 노후 계량기를 싼값에 교체해 주겠다’고 속여 15만원을 가로채는 등 2003년부터 최근까지 충주, 대전, 충남, 경기도 농촌 마을을 돌며 같은 수법으로 100여 차례에 걸쳐 2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이씨는 피해자들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한국전력 직원인 것처럼 옷과 장비를 착용하고 독거노인이나 노인 부부만 사는 농촌마을을 찾아다니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A씨의 신고로 수사에 나선 조치원지구대는 탐문과 잠복근무 끝에 대전의 한 여관에서 장기투숙하던 이씨를 지난 18일 붙잡았다. 경찰은 추가 범죄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이씨의 여죄를 캐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한전직원이라고 하며 현금을 요구하는 경우 경찰이나 한전에 곧바로 신고해 신분을 확인해 달라”며 “앞으로도 한전과 공조체제를 강화해 유사 범죄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