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김종인 자의적 판단 탓 탈당, 당연히 복당 받아줄 거라 생각”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7선에 성공한 이해찬(사진·세종시) 의원의 복당을 놓고 더민주 내부에 미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특히 선거 하루만에 새누리당이 여당 성향의 무소속 당선자들을 복당시키기로 허용한 가운데 더민주당에서도 공천에서 배제된 뒤 무소속으로 당선된 이 의원의 복당 문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의원은 당선 소감으로 자신을 정무적 판단으로 공천 배제한 김종인 대표를 겨냥해 앞으로 복당해 당을 바로잡고 사과를 받도록 하겠다고 공언해 관심이 쏠린다.

지난 14일 당선 인터뷰를 통해 “더민주가 싫어 탈당한 것이 아니라 김 대표의 정무적 자의적 판단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어 탈당했기 때문에 당연히 받아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이 복당을 서두르는 것은 20대 국회에서 국회의장 후보이자, 당권 경쟁에 뛰어들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것도 한 이유다. 20대 국회에서 역할이 어려워진 문재인 전 대표를 대신해 당내 다수인 친노 진영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도 있다.

이 의원는 “복당하면 당의 중심을 바로 잡겠다”며 김종인 지도부를 정면으로 겨냥하기도 했다. 친노 진영은 좌장이던 이 의원의 복당이 당연하다고 주장하지만 김 대표는 즉답을 피하고 있다.

이 의원과 달리 김 대표는 복당 문제가 급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김 대표는 같은 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이 의원의 복당은 상황이 어떻게 변하느냐에 따라 결정할 사항”이라며 “지금 단적으로 말할 수 없다”고만 답했다.

김 대표 체제를 갖추고 총선 승리한 더민주당 당내 역학 구도 등을 고려할 때 이 의원의 복당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의원의 복당은 친노 패권 좌장의 당 복귀를 의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천배제 과정에서 보여준 것처럼 당내 갈등의 불씨를 내재한 이 의원 복당을 김 대표가 반길 리 만무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대표는 당을 이끌어갈 두 번째 비상대책위원회 인선도 마무리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를 비롯해 정성호 김현미 등 수도권 의원들과 충청의 양승조, 호남의 이개호 의원이 비대위원에 임명됐다. 김 대표가 직접 영입한 새누리당 출신 진영 의원도 포함됐다.

비대위원들 대부분은 계파색이 옅거나 비주류에 가까운 중도 성향의 인사들로 총선 결과 당내 최대 계파로 부상한 친노와 운동권 인사들을 완전히 배제했다.

하지만 이 의원의 복당 문제가 갈등의 불씨로 떠오른 가운데 6월말 전당대회를 앞두고 또한번 주류와 비주류 간 격돌이 예상된다.

사실 김 대표로선 국회의장 후보군이자 잠재적 당권 경쟁자인 이 의원을 서둘러 당에 복귀시킬 이유가 없다. 다만 당내에선 김 대표가 당 화합 차원에서 이 의원을 끝까지 거부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이 의원의 복당 문제는 전당대회가 임박한 6월 전후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더민주 당규는 ‘탈당한 자는 1년 동안 복당을 금지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당무위원회의 의결이 있을 경우 1년이 지나지 않아도 복당이 허용된다.

더불어민주당의 공천배제에 반발해 탈당 후 세종시 국회의원 선거에서 무소속 출마한 이해찬 의원이 7선 고지에 올랐으나 앞으로 복당 여부와 시의원들의 제명처분 문제 등을 둘러싸고 험로를 걷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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