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 만에 떠난 김 대표, 문 후보 위한 정책 없고 더민주당 입장 연설만…

더민주당 김종인(가운데) 대표가 지난 9일 세종시 호수공원에서 문흥수 후보 지지연설을 하고 있다.
더민주당 김종인(가운데) 대표가 지난 9일 세종시 호수공원에서 문흥수 후보 지지연설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가 지난 9일 세종시에 오후 4시 10분께에 도착해 문흥수 후보 지지연설을 하고 10분간 머물다 급히 떠났다.

김종인 대표가 급히 왔다가 급히 떠난 것을 보면 이날 세종시 방문은 일정에는 없었으나 추가로 일정을 만들어 방문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9일 김 대표는 충청권 일정으로 대전 강래구(동구)·박병석(서갑) 후보 유세 지원과 공주에서 박수현(공주·부여·청양) 후보의 유세 지원만 있는 것으로 알려졌었다.

보통 당 대표들의 후보자 지원 유세를 보면 대략 1시간 이상 머물면서 후보자를 위해 준비한 공약을 밝히고 후보자와 함께 거리유세를 한다.

하지만 김 대표가 문흥수 후보 유세에 참여한다는 내용은 이날 오전에 언론사 관계자들에게 문자로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4시 10분께 도착한 김 대표는 세종시 호수공원 내 정부청사컨벤션센터 정문 앞에서 열린 유세에 참석, 문흥수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문 후보의 지지 유세에서 김 대표는 더민주를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해찬 후보에 대해선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았다.

이날 김 대표는 “여당의 장기적인 집권으로 빈부의 격차가 심화되고 있어 오는 4.13 총선에서는 제1야당 문흥수 후보를 꼭 국회로 보내 세상을 바꿔야 한다”고만 말했다.

정작 김 대표는 문 후보가 세종시를 대표해 이번 선거에서 꼭 당선돼 국회로 가야 하는 이유는 설명하지 않고 제1야당 후보만 국회로 보내야 한다고 말했는데 이 말은 더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은 누구나 말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이날 “여당에게 나라의 정책을 맡기면 큰일난다”며 “현 정부는 오로지 대기업, 부유층 위주로 경제 정책을 운용하면서 이들이 잘되면 나라 경제가 잘되는 것으로 호도해 왔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경제정당, 중산층과 시민을 위한 정당, 중소기업을 위한 정당, 소상공인을 위한 더민주당 후보인 문흥수 후보가 압도적으로 당선될 수 있도록 부탁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김 대표는 세종시에 출마한 문 후보의 지지 연설을 한 것으로는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날 호수공원에 산책 나온 A 씨는 김 대표 연설이 문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나온 후보이니까 당선시켜 달란 소리로만 들렸다고 말했다.

이어 A 씨는 “적어도 당을 대표해 문 후보의 지지연설을 할 때 문 후보가 당선되면 세종시를 위해 할 수 있는 일, 한 가지 공약쯤은 부각시켜 세종시민에게 ‘문 후보의 강점은 이것이다’라고 지지연설을 당연히 해야 한다”며 김 대표의 연설을 지적했다.

문 후보는 이날도 변함없이 늘 말하던 대로 “세종시는 교육, 교통, 경제정책 등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유리도시로 변했다”며 “이런 잘못된 세종시를 만든 것은 이해찬 후보의 무능함이 한몫했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문 후보는 지난 24일 세종시 출마 선언을 할 때 세종시를 위한 비전과 공약을 알려달라는 의견에 “열심히 하겠다”는 말만 했는데 이날도 이 해찬 후보 탓만 하고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

또한 문 후보는 뜬금없이 이날 현장에서 ‘이해한 후보 사퇴’를 위한 단식을 선언했다. 이 후보 측이 야권 단일화 제안을 거부했다는 이유다.

앞으로 총선이 4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 무조건 이 후보가 사퇴해야 내가 당선 된다는 말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이는 문 후보의 진정성에도 많은 문제점이 있다는 것으로 보인다. 보통 정치권에서는 단일화 후보를 낼 때는 공신력 있는 여론기관을 통한 경선이 보편화돼 있는데 문 후보는 이를 무시하고 이 후보의 사퇴만을 고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문 후보는 “기존의 여론조사 방식으로 경선하면 본인이 떨어지고 이 후보가 단일화 후보가 될 것”이라고 말해 보편적인 여론조사 방식의 경선은 생각지도 않고 ‘단일화’라는 말만 만들어 이 후보 간 불필요한 말풍선으로 이어 나가고 있다.

지난 9일 세종시 호수공원 선거유세에서 문흥수 후보와 이해찬 후보가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지난 9일 세종시 호수공원 선거유세에서 문흥수 후보와 이해찬 후보가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현재 선거 막바지에 ‘박종준 VS 이해찬’ 2강 구도로 굳어진 판에서 문 후보가 주장하는 단일화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문 후보는 지난 4일 세종시 발전을 위한 ‘10대 공약’을 발표하고 아직까지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공약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연일 이 후보를 향해 비난의 목소리만 높이면서 ‘사퇴하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또한 문 후보의 선거관계자들은 이 후보의 과거 ‘골프 전력’을 소셜네트워크(SNS)상에 퍼트리는 한편 새누리당 후보보다도 더 강도 있게 이 후보를 비판하고 있다.

실제로 참여정부의 두 번째 총리였던 이해찬 전 국무총리는 2004년 경기도 포천의 한 군부대에서 대전차포 오발로 국군 14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을 당시 희생자 조문에 앞서 골프를 친 것으로 드러나 엄청난 질타를 받았다.

이어 이 전 총리는 2005년 4월 식목일 산불이 발생했을 때와 7월 호우경보가 발령된 상황에서 라운딩을 즐기다 다시 한 번 논란의 중심에 섰고, 2006년 3·1절에는 기념식도 참석하지 않고 골프를 치다 결국 총리직에서 물러나야 했다.

이렇게 문 후보와 이 후보는 이런 소모전으로 정작 선거에 필요한 공약은 뒷전이고 서로의 진영을 공격하기에 힘을 다 쏟아 붓고 있다.

이런 현실로 더민주 진영의 한 인사는 “당이 ‘자중지란’에 빠져 어떤 후보를 도와야 하는지를 아직까지 모르겠고 선거가 4일 앞으로 다가왔는데 아무 일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더민주당 세종시당이 유명무실해지면서 세종시 당원 중 누가 탈당을 하고 누가 가입을 해 어떤 후보를 위해 선거 운동을 하고 있는지를 파악조차 할 수 없다고 했다.

또한 세종시를 이런 현실로 몰아간 더민주당 중앙당, 김 대표가 친노세력 척결이라는 구실로 친노의 좌장인 이 후보를 정무적 판단에 의해 낙선 시켰다고 했다.

이런 명분 싸움으로 더민주당은 세종시당, 세종시의회 의원, 당원들의 분열만 부추겨 세종시 발전을 위한 공약과 세종시의 미래는 뒷전으로 밀려나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하게 만들었다.

이처럼 더민주당이 분열해 싸우고 있는 모습을 보면 세종시의 발전을 위해서는 티끌만치도 생각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자신들의 선거를 위해서는 세종시민을 볼모로 이용해도 된다고 보인다.

특히 현재 더민주당의 행보를 보면 이번 4.13선거는 최소한 세종시 발전을 위한 선거가 아닌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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