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천광노 학당장
▲천광노 학당장

24일~25일 사이 총선에 나서는 국회의원후보자가 등록한다. 공천장을 쉽게 받은 사람도 있을 것이나 피를 말린 사람도 있을 것인데 선거를 치르려면 끝날 때까지 이보다 열 배는 더 힘들 것이라고 보여 미리 격려의 뜻을 전한다.

이번 정당의 제20대 국회의원 후보 공천과정을 본 소감은 어떤 기계가 있어 아이스크림이나 빵을 만들 듯 마치 붕어빵 국화빵 찍는 풀빵기계를 본 느낌이다. 세상에는 어쩔 방도가 없는 것이 있어 누가 누구를 뽑느냐는 문제에서 가장 공정하다고 정한 것이 공천위원회라 하든 공천심사관이라 하든 아무튼 어떤 기구를 만드는 것을 전제로 한다고는 할 때 이런 기구는 일정한 규칙에 따라 조직되고 운영된다.

그런데 이런 규정이나 규칙은 그걸 만든 사람들이 있게 마련이다. 그것이 당헌이고 당규라고 하는 것인데 당헌 당규도 누군가가 기초문안을 만들고 토론하고 수정 삭제 보완하여 다수결로 통과를 시켜 발효시킨 것이므로 이것은 더 이상 좋다 할 방법이 없는 민주주의 최상책이라 할 것이기는 하다.

어쨌든 이 기구에서 전직 현진 또는 신인을 뽑아내 공천장을 준 것인데 이번 30대 국회는 지역구 253명에 비례대표 43명이므로 여야 각 당적을 가진 후보만 600여 명에 제3당이 된 국민의당과 무소속까지 대략 1000명에서 1500여명의 후보자가 본선에서 국회의원으로 선출될 경쟁을 하게 될 것이므로 대략 3분의1은 이미 국회의원이 된 격이라고도 할 것이다.

문제는 이들이 과연 공천받을 만한 자격자냐 아니냐를 최종결정하는 몇 사람의 위원들이 과연 나라를 움직일 일꾼을 가려 뽑아낼 안목과 자격을 가지고 진정 이 나라에 지금 필요한 국민의 공복을 뽑았느냐는 라는 것은 따지는 사람이 바보라 할 정도로 인간은 그렇게 전지전능한 존재가 아니니 어찌 불협화음이 없겠고 어찌 공명정대하여 금저울로 달 듯 반듯하다 하겠는가. 결코 큰 기대를 하지는 못할 일이다.

이에 그럼 어쩌느냐고 한다면 이제 되고 않고를 떠나 하나의 예시를 제안해 볼 수는 있을 것이다. 물론 하나의 그저 스쳐 지나가는 말일 뿐이겠으나 기왕에 뽑힌 후보자라면, 또 곧 이어 후보자 등록을 생각하는 당사자라면, 또는 국민이라면 무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니 한 번 새겨보기 바란다.

우리 민족의 역사에는 국회의원처럼 민족대표를 뽑은 사실이 있다. 97년 전 3.1독립운동당시 민족대표 33인과 예비대표 15인 총 48인의 민족대표를 뽑은 경험이다.

그 경우와 지금 국회의원을 뽑는 경우는 달라도 영판 생판 완판 다르다. 당시는 일제강점기여서 지금 우리처럼 펼쳐놓고 대놓고 현재의 300명 국회의원이라 해도 될 민족대표를 뽑을 수가 없는 것인데 뽑은 사람이나 뽑힌 사람이나 일제가 알면 목숨을 잃게 되는 경우다. 다른 것이 무엇이고 어느 정도인가를 다 쓰지 않아도 알만 할 것이다.

지금은 뽑히면 가문의 영광이고 팔자가 구자로 바뀌고 인생이 바뀌는 금면류관을 머리에 쓰는 출세와 명예와 돈에 권력까지 따라온다. 그러나 그때는 뽑히면 절반은 목숨을 잃었다고 보아야 한다. 죽느냐 사느냐에서 죽을 각오로 뽑힌 민족대표와 지금의 국회의원은 천양지차라는 뜻인데 한 가지 분명한 건 지금은 애국애족 국민을 위한 어쩌구 하는 말의 진정성에서 턱도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다.

국회의원이나 민족대표는 모두 국민을 위해 나의 삶을 바친다는 것이며 그래야 옳다. 그런데 국회의원은 직업이고 대가가 있고 존경받고 누리는 직업이다. 하지만 당시의 민족대표는 내 돈을 써야 하고 숨어서 일해야 하고 절대절명 나라를 찾아 국민을 억압에서 풀어주어야 한다는 애국정신이었다. 이래도 이게 지금 뽑힌 의원후보자들도 같다 하려는가?

물론 우리가 언제까지 잃은 나라를 찾던 그런 애국자여야 한다고는 못한다. 다만 열에 하나나나 백에 하나라도 꼭 기억하고 나서야 하는 것이 있다. 나라가 잘 되는 길이라면 거꾸로 그만한 돈을 내고도 하겠는가? 아니라 한다면 국민입장에서 그대는 낙선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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