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치원신설중학교 학부모 모임, 중학교 신설 서명 돌입… “조치원에서 중학교를 다닐 수 있게 해 달라”

▲중학교 신설 서명 운동에 많은 학부모들이 참여하고 있다.
▲중학교 신설 서명 운동에 많은 학부모들이 참여하고 있다.

“제발 여기에 살게 해주세요. 학교는 주민이 원하는 곳에 지어주세요. 이렇게 가다가는 2~3년뒤에는 신설 학교조차 필요없어요. 그때는 학생이 없어요”

지지부진한 조치원내 서부지역 중학교 신설을 위해 엄마들이 거리로 나섰다.

지난 2일 세종시 곳곳에선 초등학교 신입생들의 입학식이 진행돼 고사리 손으로 엄마 아빠와 함께 학교에 오는 어린 아이들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반면 조치원소재 세종도원초등학교의 정문 한편에선 ‘입학’이라는 설렌 분위기와는 조금은 상반된 결사적인 목소리로 학부모에게 서명을 요청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이들은 ‘조치원신설중학교 학부모 모임’의 초등학생을 자녀를 둔 평범한 엄마들로, 서부지역의 중학교 신설의 시급성을 널리 알리고 서명을 받아 그들의 강한 의지를 관계 기관에 전달하게 위해 모인 것이다.

현재 세종시는 신도시 내 과밀·과대학교 문제는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조치원 교육 문제의 심각성은 덜 부각된 측면이 있다.

한마디로 교육 격차로 인해 많은 조치원 학부모들이 신도시 지역으로 이주하거나 이주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고 이로 인해 신도시내 학교 과밀화와 조치원 인구 유출 및 공동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실 이 문제는 비단 조치원뿐만 아니라 다른 면지역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조치원에서는 이 문제가 더욱 구체화되고 있는 형편이다.

조치원에는 조치원중학교와 조치원 여자중학교가 존재하는 데 이들 학교는 경부선 철로를 기준으로 동쪽에 치우쳐져 있다. 이에 반해 상당수 학생들은 조치원 서부지역에 거주해 원거리 통학으로 인한 각종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는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학부모들은 조치원자이아파트(1429세대), 신흥푸르지오(802세대), 신흥주공2단지(974세대), 조치원신흥e-편한 세상(681세대), 죽림우방유셀(513세대) 등 5,000여세대가 밀집해 있는 인접 지역에 중학교 신설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는데, 이 문제는 새로운 얘기가 아닌 이미 선거에서 공약으로 제시됐다는 점에서 이 지역 학부모들의 분노는 더욱 심각한 것이다.

한쪽에선 조치원을 비롯한 읍면 지역을 발전시킨다고 말하지만 정작 교육 격차로 인해 학부모들은 신도시로 이주해 신도시 교육 여건을 비롯해 전반적인 세종시 교육 불균형을 가속화시키는 ‘악순환 고리’가 만들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세종시교육청은 기존 중학교 통합, 대체 이전으로 가닥을 잡고 조치원 서부 지역내 중학교 신설을 추진 중이지만 정작 구체적인 시기·부지 등은 아직도 ‘미정’이다.

▲회원들이 중학교 신설을 촉구하며 서명 운동을 펼치고 있다.
▲회원들이 중학교 신설을 촉구하며 서명 운동을 펼치고 있다.

시민들에게 서명을 받던 한 회원은 “신설한다는 말만 믿고 계속 기다려왔다. 아직도 뭔가 나온 것이 없다. 지금처럼 하다간 또 수년을 기다려야 하는데 그땐 벌써 많은 학생들이 신도시로 이주한다”고 뒷북행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다른 학부모는 “예전에는 고학년을 중심으로 신도시로 이주했는데 이젠 신도시 지역 근거리 학교 배정이 힘들어져 점점 저학년부터 빠져나가는 추세다. 우리도 이곳에서 살고 싶지만 교육 문제가 발목을 잡으면 어쩔 수 없이 이사를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도시로 이주해서도 배정된 학교가 멀리 있으면 또 다시 이사해야 하는 ‘교육 난민’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탄했다.

그는 서부 지역 중학교 신설에 있어 학부모들의 의견이 최대한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계당국은 ‘빠른 시일내에 주민들이 원하는 근거리 지역 설치’이라는 기본 전제하에 중학교 신설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중학교 신설 촉구 서명운동은 지난 주부터 오전 10시~12시, 오후 4시~6시로 시간을 나눠 받고 있는데 많은 시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조치원신설중학교 학부모 모임’은 이들 서명부를 시청과 교육청에 전달 할 예정이다.

서명운동에 동참한 한 학부모는 “내 아이가 (도원초) 4학년에 재학 중이고 올해 한 아이가 신입생으로 입학한다”고 소개하며 “하지만 이런 식으로 중학교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가족들이 신도시로 이사가는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있다”고 엄마의 심정을 내비치며 입학식 현장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1학년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참여속에 뜻깊은 입학식이 진행되고 있다.
▲1학년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참여속에 뜻깊은 입학식이 진행되고 있다.

한편 올해 세종도원초등학교의 1학년 학급수는 지난 해 보다 한 학급 줄어든 6개 학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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