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 불신임 결의안’ 여야 난맥상 노출… 다수당 횡포 or 의회 정상화 진통?

세종시의회가 지난 15일 제35회 임시회 1차 본회의에서 ‘의장 불신임 결의안’을 놓고 한편의 막장 드라마를 연출했다. 또한 그 결말도 임상전 의장을 비롯한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못할 ‘보류’였다.

다수당인 더민주당은 임상전 의장에 대한 불신임안 표결처리를 반면 새누리당은 불신임한 처리에 강력 반발했다.

이번 세종시의회 다수당인 더민주당의 임상전 의장에 대한 불신임한 상정은 표면적으로는 ▲행사 의전문제 따른 시와 시교육청, 그리고 의회 갈등 조장 ▲교육위원회에서 통과된 성남중학교 교명 변경안을 본회의에 상정하고 않고 직권 보류한 점 등을 꼽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지난 4일 임상전 의장의 더민주당 탈당 선언이후 더민주당 의원들은 반발하며 불신임안 가능성을 예고한 가운데 지난 12일 불신임안을 제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런 더민주당의 입장과는 달리 새누리당은 의장의 불신임 사유가 안 됨에도 사실상 탈당을 이유로 임 의장을 불신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더민주당·새누리당 공방
먼저 윤형권 의원은 5분 발언에서 임 의장을 겨냥 ‘배신의 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임상전 의장의 탈당과 관련 “지금 정치에 배신이 판치고 있다. 믿음과 의리를 저버리면 사람과 사이에서도 불신으로 오염되고 불신으로 거짓된 사회가 된다”고 작심 발언을 했다.

또한 안찬영 의원은 “의회 의사결정에서 기준 없이 개인의사로 독단적으로 하는 것은 지방자치의회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밝히며 그 사례로 교명 변경에 대해선 본회의 표결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히면서도 정작 고교평준화는 본회의 표결을 주장하는 등 임 의장이 일관성 없이 독단적인 행태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반면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이충렬 의원은 “의장은 어느 특정 정당을 대표하는 자리가 아니다. 의장 불신임 결의안에 대해 아주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지방자치법 55조에 따르면 정당한 사유없이 직무를 수행하지 않거나 법령을 위반한 경우 불신임 의결이 가능토록 규정돼 있는데 이 경우 법적 요건을 위반했는지 심히 의심스럽다”며 “이번 불신임안 발의 배경은 얼마 전 탈당 여파로 인해 그 요건을 갖추기 위해 발의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사회권은 누구 손에’
양당간에 수차례의 고성이 오가고 정회 끝에 본회의가 다시 속개됐지만 사회권을 누가 갖느냐를 놓고 한바탕 설전이 펼쳐졌다.

임상전 의장은 의장불신임 결의안 상정에 앞서 본회의 사회권을 새누리당 장승업 부의장이 넘기자 윤형권 부의장은 “회의규칙에 따르면 먼저 선출된 부의장이 사회권을 갖고 있다. 장승업 의원이 (임상전 의장을) 옹호하니까 넘기는 것이 아니냐. 이렇게 회의 규칙을 위반하니 불신임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거듭 사회권은 제1부의장인 자신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둘러싸고 설전이 오가자 결국 임상전 의장이 또 다시 정회를 선포한다.

◈진통 끝 의장불신임안 ‘보류’ 결정
오후 2시 20분경 장승업 부의장의 사회로 본회의가 속개 돼 양당은 “의장 불신임안 처리를 보류한다”고 밝혔다.

윤형권 부의장과 박영송 의원은 “이 문제에 대해 잠시 안건을 미루고 산적한 현안부터 처리하겠다”며 불신임 결의안을 보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경대 의원은 “의회 민주주의는 합의가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표결까지 가기 전에 합의를 이루는 것이 진정한 민주주의”고 말했다.

한편 더민주당 소속 한 의원은 이날 방청석을 가득 메운 기자들의 의식해서 인지 “단순히 자리에 연연한 밥그릇 싸움이 아니라 지방의회 구성에 대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결국에는 자리 다툼에 불과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더민주당은 무리하게 의장불신임요건를 해석해 이날 세종시의회를 한편의 막장 드라마로 만들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고 특히 의장의 사회권 지명을 둘러싼 주장도 해당 유사 조항을 준용해 볼 때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결국 더민주당이 임상전 의장의 불신임안을 강행했음에도 결국 얻은 것은 ‘보류’일 뿐이다. 또한 10시에 시작된 의회는 수차례의 정회를 거쳐 오후 2시 20분경 속개됐는데 그동안 시청·교육청 공무원들은 계속 기다렸다.

시청과 교육청의 2016년 주요업무계획 보고가 예정돼 있는 만큼 이춘희 시장과 최교진 교육감을 비롯한 공무원들은 이 소동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킬 수 밖에 없었다.
다수당의 횡포인지 의회 정상화 과정의 진통인지 시민들은 평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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