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선 따로 운행환경 따로’, 승객·기사 안전 ‘위협’… 꽃구름교·보롬교 일원 현실에 맞는 차선 정비 시급

“우리 기사들은 불법과 위험을 감수하고 운행할 수 밖에 없어요. 승객들도 위험하다고 말할 정도니까요”
“990번 BRT 운행 노선중 주요 위험지대죠

세종시내 내부순환도로(BRT 도로) 전 구간(22.9km)이 지난 6일 전면 개통되는 등 BRT 도로가 확대되고 있지만 이에 따른 차선 변화 등이 실제 운행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다.

행복청·세종시 등은  BRT 노선 확대에만 관심을 쏟을 뿐 기사나 승객 등 현장의 목소리는 제대로 반영하지 않아 위험과 불법만을 초래하고 있다는 것.

 세종시의 대표적인 BRT 노선을 운행하는 990번 버스.
이 버스는 오송역↔한별리↔해밀리↔도램마을↔정부세종청사 북측↔정부세종청사 남측↔성남고등학교↔나성동↔첫마을(한솔동)↔세종고속버스시외버스터미널↔반석역을 1일 129번 운행하며 ‘시민의 발’ 이라는‘ 대중교통’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버스 기사들은 이 황금 노선(?) 중 주요 위험 지대로, 대표적으로 오송역을 출발해 ‘꽃구름교’에서 ‘한누리대로’의 진입구간과 ‘보롬교 삼거리’ 구간을 말하곤 한다.

■한누리대로(도램마을 방면) 급격한 차선 변경

오송역을 출발한 990번 버스는 미호대교와 문주2교·문주1교를 거쳐 연동면 용호리 꽃구름교를 통해 한누리대로(도램마을 방면)로 진입한다.

▲BRT 버스가 꽃구름교에서 한누리대로(도램마을 방면)로 진입하기 위해 1차선→4차선으로 급격한 차선변경이 불가피하다. 아니면 위 사진처럼 버스전용차선을 미리 이탈해 일반 차로로 달려야 한다.
▲BRT 버스가 꽃구름교에서 한누리대로(도램마을 방면)로 진입하기 위해 1차선→4차선으로 급격한 차선변경이 불가피하다. 아니면 위 사진처럼 버스전용차선을 미리 이탈해 일반 차로로 달려야 한다.

문제는 한누리대로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BRT 도로인 1차선에서 4차선으로의 급격한 차선 변경이 이뤄져야 한다.

아울러 차선 변경 가능한 구간(파란색 점선)도 짧아 도로가 밀릴 때는 가까스로 차선을 변경해 한누리대로로 빠지거나 아예 차선 변경 구간이 아님에도 멀리서 차선을 바꾸는 사실상 불법 운행을 해야 한다.

한 버스 기사는 “운행 중에 1차선에서 4차선으로 변경하는 것도 신경 쓰이는데 차선 변경 가능 구간도 짧아 난감하다. 미리 들어가든지 해야 하는데 이러다 사고가 나면 우리들만 다 뒤집어 써야 하는 형편”이라며 “차선 변경 구간을 늘리든지 예전처럼 현 차선에서 직진해서 우회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실 예전에는 이런 문제는 없었다.
한누리대로(도램마을 방면) 한쪽만 개통이 돼 지금과 같이 1차선으로 직진해서 우회전하면 됐지만 양 방향으로 차량 소통이 가능해짐에 따라 지금과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보롬교 교차로 ‘위험성’ 심각

▲BRT 버스가 꽃구름교에서 한누리대로(도램마을 방면)로 진입하기 위해 1차선→4차선으로 급격한 차선변경이 불가피하다. 아니면 위 사진처럼 버스전용차선을 미리 이탈해 일반 차로로 달려야 한다.
▲BRT 버스가 꽃구름교에서 한누리대로(도램마을 방면)로 진입하기 위해 1차선→4차선으로 급격한 차선변경이 불가피하다. 아니면 위 사진처럼 버스전용차선을 미리 이탈해 일반 차로로 달려야 한다.

더욱 심각한 것은 한누리대로 진입 후 통과하는 ‘보롬교 교차로(삼거리)’의 사고 위험성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점으로 버스는 보롬교 삼거리를 통과할 때까지 BRT 도로 진입이 불가능한 기현상(?)이 발생한다.

삼거리 전까지 전용차선으로 진입할 수 있는 차선 표시는 없어(파란색 실선은 존재) 일반 차선에서 운행하다가 삼거리를 통과하면서 BRT 노선으로 진입해야 한다.

1차선 BRT 직진, 2차선 좌회전, 3차·4차선 직진 차선인데 버스는 교차로를 통과하기 전에 3·4차선에서 1차선으로 진입하거나 삼거리를 통과하면서 BRT 도로로 진입해야 해 이래저래 교통사고 위험성과 불법을 저지를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또 다른 기사는 “보롬교 삼거리 도착 전 BRT차로로 진입해야 하는데 (차선 변경 구간이 없어 불법 차선 변경은 차치하고) 한누리대로에 들어설 때와 같이 차량이 많을 때는 쉽지 않다”며 “만약 진입하지 못할 경우 교차로를 그대로 통과해 BRT 도로로 들어가야 해 더욱 큰 위험이 따른다. 우리도 그렇지만 승객들도 이에 대한 걱정과 불만이 상당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누리대로로 진입하면서 (버스전용차선의) 일반 차량 이용을 막기 위한 차단봉을 없애 버스가 이용하도록 있도록 개방해야 한다. 일반 차량의 진입이 걱정되면 CCTV를 설치해야지 그냥 이렇게 방치하면 정말 대형 사고 터진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세종시 관계자는 현 상황에 대해 충분히 인식하고 해결을 위한 방법을 찾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시도 관계 기관과 논의를 가졌는데 반대편 오송방면 BRT 노선처럼 직진 후 우회전(도램마을 방면)하는 것은 좌측에서 오는 직진 차량 등으로 인해 어렵다는 입장”이라며 “다만 차선변경 구간 확장과 현재 차단봉 제거 후 버스가 이용하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보롬교 구간은 현재 일반 차량과 섞여 운행하다가 교차로를 통과하며 BRT노선으로 진입해야 한다. 현재 실선으로 표시된 버스 전용 노선 구간을 차선 변경이 가능한 점선으로 바꾸는 문제 등을 경찰과 협의하겠다”고 답변했다.

시 관계자는 현 교통 체계로 인해 불법 운행과 사고 발생이 빈번하다는 지적에 대해 이를 일부 인정하면서도 과속인 경우가 많다며 관심을 갖고 살펴보고 있다고 해명했다.

시민들로서는 내부순환 BRT 도로 전면 개통은 지극히 환영할 부분이지만 사전에 이에 따른 구간 별 위험성도 꼼꼼히 챙겨야 한다. 개통한지 얼마되지 않아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은 교통사고 위험성을 간과한 변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BRT 도로에서 빠져 나올 수 있는 구간은 짧고 새롭게 진입할 수 있는 구간은 아예 없어 교차로에서 차선을 변경하는 아찔한 상황은 빠른 시일내에 시정돼야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승객을 실은 버스가 아슬아슬하게 BRT 도로를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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