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띠지에 ‘감히 성경에 비교되는 위대한 책’이라고 뻔뻔하게 인쇄되어 있다.

성경이라는 위대한 고유 대명사를 이용 책을 팔려는 ‘의도적 마케팅’이기 때문에 이런 식의 표현 좋지 않다.

그러나, 감히 성경과 비교만 될 뿐이지 좋은 책은 좋은 책이다.

책 한 권에 참 많은 이야기, 생각할 것, 감동, 실망, 교훈, 그리고 보너스로 사람들이 살아가는 숨결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 서점가를 가보면 ‘앵무새 죽이기’가 뜨거운 책이다. 작가 ‘허퍼 리’의 후속작 ‘파수꾼’이 출판됐는데 책과 연

결되기 때문에, 덩달아 HOT한 책이 된 것 같다.

책 판매를 집계하는 인터넷 서점에 들어가 보면, 아직 10위 안에 계속 드는 책이다. 개인적으로 이런 현상은 좋다.

유명 연예인이나 이름값 좀 있는 사람이 작가인 것처럼, 자신들은 그렇게 하지도 못하는 명언 퍼레이드만 하다 끝나는 책들이 ‘베스트셀러’라고 올라 있는 상황을 보면 말이다.

‘앵무새 죽이기’ 같은 책은 한글을 읽을 줄 아는 사람이라면, 죽기 전에 꼭 한번 읽어야 되며 중?고?대학생의 경우, 책 읽기 전 시대적 배경에 대해 ‘토론’의 형식으로 이야기 한 후 독서하면 좋을 것이다.

소설의 배경은 미국 플로리다 주와 미시시피 주 사이 남부의 ‘앨라배마 주’다. ‘앨라배마 주’는 미국 목화 최대 생산지며 ‘코튼 스테이크 (목화 주)’라고도 한다.

목화라는 작물은 다른 작물에 비해 절대적 노동력을 기반을 두는 작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당시 노동력인 흑인들의 노동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이런 이유로 1819년 미국의 22번째 주가 되었음에도 한참 후인 1868년 6월 25일에서야 ‘미 합중국’으로 편입된다.

미국 남‧북전쟁 때 다른 남부의 주들과 남부 연합을 결성 끝까지 항전했으며, 미시시피와 더불어 보수적이며 인종 차별이 심한 지역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 인종 차별이 심했던 만큼 ‘흑인 인권운동’이 시작된 곳도 ‘앨라배마 주’다.

소설은 실제 1936년에 발생한 ‘월터 레이트 재판 사건’을 모티브로 집필했다.

책은 1930년대 흑인에 대한 노골적 차별 즉, 부조리에 대해 한 개인이 사회 전체에 대항하는 모습을 감동적으로 보여 준다.

또한, 무너지기 힘든 ‘사회 관습’이라는 벽을 허물 수 있는 방법을 작가는 살짝 제시한다.

책은 ‘톰 로빈슨(흑인)’이 억울하게 백인을 성 추행했다는 누명을 쓰고 그 누명을 벗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주인공 ‘애티커스’의 영웅적이며 소신 있는 행동을 주된 스토리로 잡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1930년 대 미국 ‘메이콤(사건이 일어난 마을)’의 ‘흑인 차별’에 대한 소설이기도 하지만, 2016년의 ‘톰 로빈슨’은 나에게 차별, 부조리, 기득권의 아집 등으로 바꿔 생각 할 수 있는 책이다.

즉, ‘톰 로빈슨’란 이름의 1930년대의 차별이 2016년 또 다른 ‘차별’에 항거해야 되며, 그러한 차별의 벽을 허물기 위해 자신의 위치에서 작은 첫 발을 걷자는 것이 작가의 의도다.

책을 읽으며 2016년 ‘차별’은 어떠한 것이 있는가 생각해 본다.

작년 미국에서 ‘동성애자 결혼 합헌’ 판결에 대해, 국내뿐 아니라 다른 동양권 국가에서 난리가 난적이 있다.

개인적으로 ‘동성애자 결혼’은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그렇게 난리 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고 난 후 이들(동성애자)이 1930년대 흑인 ‘톰 로빈슨’이며 당시 피부색으로 차별받았던 것 같이, 이들도 ‘동성애자’라는 이름으로 차별받는 것은 아닌가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마지막으로 책의 줄거리 대신 나오는 등장인물을 정리하며 마칠까 한다.

한번 정리해보고 넘어가야 책을 잘 읽었으며 아직 읽지 않은 독자는 등장인물을 한번 보고 읽으며 많은 도움이 된다.

또한, 여기서 나오는 인물 중 나는 어느 사람과 유사할까? 그리고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며, 저런 사람은 되지 말아야지 생각 하게 된다.

▲애티커스 핀치 : 아래 진 루이스 핀치, 젬 핀치의 아버지이며, 변호사, 사실상 앵무새 죽이기의 주인공이며, 기존 모순에 항거하는 투사적인 이미지. 그러나 조용조용하며 냉철하게 사건에 접근

▲진 루이스 핀치 : ‘스카웃’이라는 별명이 있으며, 소설의 전체를 이끌어 가는 화자. 8살 아이가 보는 시각으로 사회 불합리에 의문과 울분을 토함

▲잼 핀치 : 진 루이스와 4살 터울인 오빠, 애티커스의 아들. 성격은 아빠 닮아서 불의에 굴하지 않으며, ‘톰 로빈슨’이 구금 돼 있는 곳에 혈혈단신 막고 있는 아버지의 만류에도 끝까지 돌아가지 않을 만큼 한성질함

▲아서 래들리 : ‘부 래들리’ 하며, 책 초반 루이스, 잼, 딜에게 오해를 받으며, 어떤 행위로 인해 사람들의 선입관이 반영된 또 다른 ‘앵무새’

▲톰 로빈슨 : 부조리와 차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비운의 인물. 가장 거대한 '앵무새'

▲마엘라 : 톰 로빈슨에게 성 폭행을 당할 뻔 했으며, 폭행까지 당했다는 당사자. 상당히 얄밉지만 자세히 보면, 구성원 속에 동질화 되며 살아가야 하는 이유에서 불의와 쉽게 타협 하는  또 다른 ‘앵무새’

▲봅 이웰 : 책에서 등장하는 유일한 악역. 마엘라의 아버지이며, 모든 악의 근원(?)

▲듀보스 할머니 : 어디를 살아도 이런 할머니는 꼭 있음. 사회로 부터 ‘소외’ 당하며 꼬장한 성격에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사회 비적응자.

인종 차별이 없어진 오늘날 나는 혹시 누군가에게 차별을 가하고 있지 않은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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