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강면민들의 도움으로 새롭게 살아갈 힘을 얻었어요”

2016년 새해가 밝았다.
어떤 사람은 지난 2015년 한해가 좋았을 수도 있지만 누구에게는 정말 기억하기 힘든 한해였을 것이다.

부강8리 전재길 이장에게는 아마 후자였겠지만 한편으로론 희망을 갖고 새롭게 나갈 수 있는 계기이기도 했다.

지난 해 11월 11일 오후 7시경 부강면 용포동촌길 한 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해 건물 두 동중 한 동은 완전 전소되고 남은 주 건물은 앙상하게 골조만 남았다.

화재 원인은 화목보일러 연통부분의 가열로 추정된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전재길 이장 부부는 청주의 한 모임에 참석하던 중 화재소식에 급히 차를 몰아 집에 돌아가니 불길을 잡아 가돈 중이었다.

 ▲화재로 인해 집안 내부가 다 소실됐다.
 ▲화재로 인해 집안 내부가 다 소실됐다.

이날 화재 끝에 남은 것은 부부가 입고 있던 옷과 냉장고·김치 냉장고가 전부였다. 그저 사람이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위안을 삼아야 할 뿐이었다.

전재길 이장은 “정말 아무 생각도 없었다. 아내와 같이 왔는데 어떻게 차를 몰았는 지 모르겠다. 그저 밟기만 했다”고 회상했다.

화재 당일 날 차안에서 눈을 뜬 채로 지내야 했고 그 다음부터는 인근 한 주민의 방에서 잠을 잘 수 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다시 집을 수리해 입주한 것은 12월 4일경 이었다. 전 이장은 모두 것이 까마득했다. 화마에 사실상 그의 전부가 휩쓸려 갔다.

하지만 조금씩 그에게 기적과 같은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부강면사무소를 비롯해 부강면 주요 기관 및 단체, 기업 등에서 십시일반 성금과 물품을 지원 한 것이다. 또한 자재비와 인건비만 받고 저렴하게 건물을 짓는 등 많은 도움의 손길들이 잇따랐다.

“정말 고마웠다. 많은 사람들이 위로해 주고 새롭게 집을 수리하는데 내 일처럼 도와줬다. 지금은 기름보일러로 따뜻한 겨울을 지내고 있지만 그때는 정말 막막했다”며 “내가 그래도 헛 살은 것은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미소 지었다.

주민들은 이번 일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시하면서도 한편으론 “우리 동네가 시끄럽기는 해도 이번 일에서 볼 수 있듯이 정말 힘들고 어려운 일이 발생하면 부강면민이 하나로 단합한다는 것을 재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한다.

전재길 이장은 이제 주민들에게 받은 사랑에 보답하는 일에 골몰하고 있다.
“이 큰 사랑에 보답하는 일 뭘까 생각한다. 우리 가족들은 남은 평생 이 일을 잊지 않을 것이고 잊을 수도 없다. 정말 감사하다”고 말을 잊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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