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굣길 안전, 낡은 교육 환경 등 교육격차 심화… 신도시로 이탈 가속화

조치원읍 예비 중학교 학부모 “열악한 교육환견 대책 마련 절실”

“내년에 둘째 아들이 중학교를 입학하는데 먼 통학 거리와 안전문제 등으로 등하교시가 정말 걱정된다. 거주지 주위에 학교가 있었다면 이런 걱정은 없을텐데…”

최근 2016년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는 조치원읍 이화로(구 신흥리) 소재 학부모들에게 흔하게 들을 수 있는 우려의 목소리다.

세종시 조치원읍 소재 중학교는 조치원중학교와 조치원여자중학교 총 2개의 중학교가 있지만 실제로 중학구 학구범위가 넓다보니 입학철이 다가오면 통학거리가 멀고 안전하지 못한 통학로, 낡은 교육 환경 등으로 끊임없이 대안 제시가 요구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2012년 7월 세종시가 출범할 당시 11만 5천여명이던 인구는 지난 10월 20만명을 넘어섰으며, 그 중 신도심 지역 인구가 10만 6천여명으로 원도심 인구수를 추월할 정도다. 이렇다보니 신도시에 문화, 경제, 교육 등 모든 시설이 집중되면서 원도심 지역의 시민들의 한숨은 커져만 가고 있다.

또한 세종시청을 비롯한 세종시교육청 등이 줄줄이 신도시로 이전됐고 교육여건 조차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황에 시민들은 현실적인 대안제시를 절실히 바라고 있는 것.

세종시와 세종시교육청은 건설지역과 읍면지역의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지속적인 투자를 밝히고 있지만 빠른 시일내에 해결되기에는 요원해 보인다.

심각한 문제는 이런 교육격차가 읍·면지역 인구 감소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조치원의 경우 세종시청과 세종시교육청의 이전과 맞물려 교육 격차 해소는 조치원의 발전과 인구 유지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다.

이런 가운데 조치원 지역을 중심으로 중학교 신설에 대한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조치원 중학교 신설은 당초 최교진 교육감의 후보시절 공약 중 일부였다. 서부지역에서 새롭게 조치원 중학교를 신설한다는 내용이지만 현실적인 난관에 부딪혀 지금은 조치원 중학교와 조치원여자중학교를 통합해 한개의 남녀 공학을 만들고 서부지역에 새로운 학교를 신설하는 통합 후 대체 신설을 검토하고 있다.

조치원에는 중학교가 조치원중학교와 조치원여자중학교가 존재하는데 이 학교는 경부선을 중심으로 동쪽에 편중돼 있다. 신흥리, 죽림리, 신안리 등 서쪽 지역에 거주하는 상당수 학생들은 원거리 통학이 불가피하고 그에 따른 위험성도 항상 안고 있다.

이런 사실은 지난 해 교육청의 ‘세종시 읍지역 중학교 적정규모 육성을 위한 재배치 방안연구’와 초·중등 학생과 학부모 등의 설문조사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통학 환경 만족도에서 불만(매우 불만 포함) 응답률이 37.8%로 조사됐고 통학방법도 중학교의 경우 도보 33.7%를 제외하면 나머지 66.3%는 자가용, 버스 등을 이용하는 것을 조사됐다. (자가용 30.3%, 버스 16.7%, 자전거 12.8%, 민간버스 5.4%)

이에 따라 학부모를 중심으로 한 시민들은 새로운 중학교 신설을 원하고 있다.

한 학부모는 “조치원이 발전하려면 많은 것이 필요하지만 아이를 가진 학부모 입장에서 교육환경이 중요하다. 우리는 신도시와 비교할 수 밖에 없다”며 “이것은 단순히 학교 수준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안전과 관계돼 있다. 우리 아이들은 학교를 다닐 때는 원거리 통학에 따른 부담과 안전 문제에 노출돼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시민은 “많은 노력을 한다고 하지만 조치원 인구는 줄어만 간다.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교육을 지적한다. 특히 중학교 경우 너무 한쪽에 편중돼 있어 조치원 발전에 장애가 되고 있다”며 “기존 학교를 유지한 채 학교 신설이 어렵다면 2개 학교를 통합하고 서부 지역에 신설 학교를 설립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시급한 한 사항으로 질질 끌 문제가 아니다. 인구가 감소한다는 것은 다 알고 있는데 뭔가 교육 환경의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교육청과 시청 등이 적극 나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관계 당국을 비판했다.

■인구 감소 요인 등 중학교 신설 어려워… 통합 후 신설 대체 불가피

현행 중학교 신설기준에 따르면 인근 중학교 통합이 발생하거나 2000세대 이상의 공동주택 조성되면 가능하지만 조치원 인구의 감소하는 상황에서 대규모 공동주택 건설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와 관련해 최교진 교육감은 지난 달 18일 제34회 정례회 4차 본회의에서 공약 이행관련 여러 검토가 있었지만 최종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 교육감은 “지금 있는 학교를 그대로 둔 상태에서 신흥리 지역에 학교 시설을 검토했지만 조치원 학생 수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신설 학교는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른 대안으로 “조치원중학교와 조치원여자중학교를 통합해 하나의 남녀공학 학교를 만들고 또 다른 학교 하나를 서부 지역에 이전 신설하는 통합 후 신설 대체 이전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조치원중학교·조치원여자중학교의 학부모 동문회 등을 대상으로 의견을 수렴해 내년 초까지 추진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세종시는 침산공원 등 설립 후보지와 관련해 세종시교육청과 긴밀히 협의해 적극 돕게 다는 입장이다.
이춘희 시장은 “교육청이 결정하면 시에서는 도시계획 변경을 통해 뒷받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도 “현재 요청이 들어와 검토하고 있다. 다음 주 중에 결정 여부를 회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시 교육청과 세종시청은 구체적인 실행 계획과 대안을 갖고 설득해야 한다. 흔히 교육은 ‘백년대계(百年大計)‘라고 한다. 그 만큼 먼 미래를 보고 신중하게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의미지만 단순히 시간을 끌라는 뜻은 더욱 아니다. 능동적으로 부딪히며 움직여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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