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선 박사
           김형선 박사

최상기씨(56ㆍ가명)는 어려서부터 신문배달, 구두닦이 등 안 해본 일이 없는 사람이다. 그렇게 한 푼 두 푼 모아 시장에서 장사를 하게 됐다. 수완이 좋아 큰돈을 벌어 자식을 키우고 재산도 많이 모았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암에 걸려 6개월이라는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그러자 자식들은 재산을 놓고 싸움질만 벌였고, 자식농사를 잘못한 그는 뒤늦은 후회와 반성을 했다.

가난이 싫어 악착같이 일만 한 과거를 후회했고, 시장에서 파는 막걸리와 소주에 변변한 안주 한 점 먹지 않았고 오로지 재산 축적을 위해 몸을 불사르던 지난 세월을 이제사 후회했다.

그는 변호사를 통해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고 가방 하나를 사 그곳에 몇 천만 원 정도 되는 현금만 넣어 가지고 남은 여생을 보내기 위해 요양원으로 들어왔다.

▲다 쓰고 생을 마감하라!
함께 방을 쓰고 있던 홍경표씨(46ㆍ가명)는 강남에 번듯한 빌딩을 여러 채 소유하고 있는 40대 말기 암 환자이다. 어느 날 최상기씨는 홍경표씨에게 “창밖에 보이는 봄꽃이 저렇게 아름답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습니다. 하늘이 저렇게 푸르고 높은지 이제야 알았습니다”라고 푸념하듯 말했다. 그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홍경표씨에게는 아침도 밤도 없었다. 오로지 열심히 일만 하다 어느 순간 정신을 차려보니 병든 육체와 초라한 환자복뿐이었다. 태양도 구름도 밤하늘의 별도 언제 한번 여유롭게 쳐다본 적이 없는 홍경표씨 이었다. 자기 자신의 일과 돈 버는 일과 관련된 사람들 외에는 아무도 만나지 않았다. 안타깝지만 결국 홍경표씨는 요양원에 온지 3개월 후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다시 최상기씨도 2개월 후 세상을 떠났다. 자신이 손수 가방에 넣어 온 수천만 원의 돈마저 제대로 써보지도 못한 채 말이다.

미국의 최고 재무설계사 스테판 폴란은 ‘다 쓰고 죽어라’란 자신의 저서에서 ‘최고의 자산 운영이란 자기 재산에 대한 성공을 과시하기 위해서 트로피처럼 모셔두지 않고 행복을 위하는 일에 쓸 줄 아는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멋진 삶을 살기 위해 ‘Quit Today’, ‘Pay Cash’, ‘Don’t Retire’, ‘Die Broke’ 등 4가지를 제시했다.

△첫째, 오늘 당장 그만둬라! ‘Quit Today’


지금 당장 그만두라는 것은 똑같은 일을 죽을 때까지 하지 말라는 뜻이다. 기업은 당신에게 평생을 약속하지 않는다. 당신은 직장에서 ‘용병’일뿐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곳이 있으면 서슴없이 옮겨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라는 것이다.

△둘째, 현금으로 지불해라! ‘Pay Cash’
카드를 사용하면 돈의 소중한 감각이 없어져 자기에게 과도한 물건도 덥석 사게 된다. 특히 할부로 뭔가를 사는 것은 외상이면 소도 잡아먹는다는 우리 속담에 나와 있다. 땀 흘려 번 빳빳한 지폐로 물건을 사라. 자연스럽게 낭비가 없어진다.

△셋째, 은퇴하지 말라! ‘Don’t Retire’
은퇴만 하면 ‘영원한 휴가’를 즐길 수 있다는 환상에서 깨라. 30년간 신통치 않은 연금으로 연명하면서 빈둥거리는 것뿐이다. 그러다보면 건강도 나빠지고 정신도 녹이 슨다. 65세를 넘긴 뒤에도 새로운 일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넷째, 다 쓰고 죽어라! ‘Die Broke’
만약 당신이 앞에 세 가지 충고대로 잘 살아왔다면 이미 충분한 재산을 모았을 것이다. 자식에게 물려줄 생각 말고 여생을 최대한 즐겨라. 유산이 없으면 자식들이 돈 가지고 다툴 일도 없고 가산을 탕진할 일도 없다.

그리고 자식들을 믿어서는 안 될뿐더러, 기대서도 안 되는 것을 명심하여야 한다. 다 쓰고 죽으라는 말은 결국 후회 없이 살라는 말이다.

돈 뿐만이 아니다. 몸과 마음도 해당된다. 매일 헬스장을 나가거나 수영장에서 몸매 관리를 열심히 하는 것도 모셔두고 자랑하려는 것이 아니다. 미래에 은퇴 후 보다 건강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관리를 하는 것이다.

쓰는 것에 박하게 굴지 말아야 한다. 열심히 무엇인가를 씀으로 해서 쓴 만큼의 경험을 사게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쌓인 경험은 더 큰 돈을 벌게 해준다. 쓰면 그만큼 얻는다는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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