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선 박사
            김형선 박사

“노후준비요? 은퇴 후에나 생각할 문제 아닌가요?”
대학에서 오랫동안 강의를 해온 필자가 젊은 학생들에게 노후준비는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물으면 십중팔구는 먼 훗날의 일로 치부하기 일쑤였던 것이 불과 몇 해 전의 일이다.

아직 일할 수 있는 날들이 수십 년은 남아있는 젊은 층에게는 노후설계라는 단어 그 자체가 본인들과는 상관없는 따분한 얘기쯤으로 치부되는 분위기였다.

정년퇴직을 10여년 남짓 남기고 있는 중년층도 생각은 매 마찬가지였다. 퇴직 후에는 퇴직금이나 국민연금으로 생활하거나 자녀들에게 의지하며 살면 된다는 사람들이 태반이었다.
그러던 우리사회의 인식이 지금은 과연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

▲하루라도 빨리 노후 준비를 하자!
한시라도 빨리 노후준비를 하지 않으면 불행한 노년을 맞을 수밖에 없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추세다.

누구도 정년퇴직을 장담할 수 없는 시대가 왔다. 직장만 있다면 정년나이까지는 걱정 없이 회사를 다니고 돈을 벌 수 있었던 시절은 오래전에 지나갔다.

조기퇴직, 명예퇴직, 정리해고 등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단어들은 이미 일상 속에서 흔히 접하는 말이 됐다.

일례로 퇴직과 관련된 유머들로 밝은 대낮에 쫓겨나면 명태, 추운 겨울에 쫓겨나면 동태, 퇴직금 없이 쫓겨나면 생태, 잘못도 없이 황당하게 쫓겨나면 황태, 여러 사람과 같이 엮여서 쫓겨나면 굴비 등을 꼽을 수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직장인들의 고용불안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인의 46%가 조기퇴직 불안을 느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희망하는 퇴직 연령과 실제 퇴직 연령도 10년 정도가 차이가 나서 노후준비를 할 시간이 줄어든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베이비붐 세대들의 은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다!
베이비붐 세대들의 은퇴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도 노후준비를 재촉하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는 한국전쟁이 끝난 1956년부터 1963년 사이에 태어난 712만 명을 일컫는다.

이들은 과거의 어느 세대보다 긴 노후를 보내게 되는 세대다. 2018년까지 은퇴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들은 700만 명이 넘게 되고 이들의 배우자까지 합하면 1,0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노후준비를 해야 하는 셈이다.

평균수명이 점차 늘어나는 것도 노후준비의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이미 지난 2006년 OECD 국가의 평균수명인 78.9세를 앞질러 79.1세를 기록했다. 2010년에는 80세를 돌파했다.

해마다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준비해야 할 노후기간도 길어지고 있다. 60세에 은퇴를 한다고 가정하더라도 노후생활은 20년이 넘게 남아 있는 셈이다.

▲노후자금은 젊은 세대에게 더 필요하다
노후 기간은 젊은 세대로 내려갈수록 길어질 것이 자명하다. 결국 시간이 지날수록 필요한 노후준비자금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몇 해 전과 달리 현재는 많은 이들이 노후준비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이 노후준비를 막막해하고 준비 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도 현실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설문조사에 따르면 60세 이상 노인 10명 중 2명만이 노후생활을 준비했다고 응답해 노년층에 닥치게 될 경제적 부담감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줬다. 폐지 수거나 공공근로 등 노인에겐 힘에 부치는 일을 해야만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는 이들도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인생의 행복이 돈이 전부는 아니지만 노후생활에 있어 행복의 첫째 조건은 경제적 여유가 아닐 수 없다. 이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은퇴 이후를 걱정하고 준비하는 자만이 풍요로운 노후를 보낼 수 있다.

노후준비는 결코 후순위가 아닌 선순위다. 1년이라도 먼저 은퇴 이후 자신의 삶에 대해 그려보고 자식들에게 떳떳한 부모가 되는 준비를 해야 한다. 지금부터 지혜로운 노후준비를 위한 방법들을 찾아 우리 함께 여행을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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