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의 중증장애인 우선구매 제도 무시

장애시설·학교는 수백억 투자…장애인 생산품 외면

보건복지부장관의 인증을 받은 장애인생산물품 공장에서 중증장애인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장관의 인증을 받은 장애인생산물품 공장에서 중증장애인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세종시 교육청(교육감 최교진)이 장애인 교육시설에는 수백억원씩 투자하면서 실질적인 도움을 요구하고 있는 중증장애인 생산품 우선구매 제도를 무시하고 홀대하고 있어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세종교육청은 지난 1일 개교한 세종누리학교에 건축비 및 시설비로 총 210억여원의 사업비를 투입했으며 종촌종합복지센터에 자리잡게 될 특수교육지원센터는 2억여원을 들여 특별한 리모델링 없이 필요한 각종 문구 및 교육재료 등 구입을 마치고 장애인들을 위해 곧 개방하게 된다.

이처럼 세종교육청은 장애인을 위한 많은 비용을 투자해 장애인 학교와 시설을 건설하고 또한 일반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도 계속해 신축하고 있으면서 법으로 정해진 중증장애인 생산품 우선구매 비율 1% 이상을 지키지 않고 지난해 0.28%라는 턱없이 적은 량을 구매했다.

특히, 거액의 투자로 건설된 세종지역 장애인을 위해 설립한 누리학교는 중증장애인 생산물품 구매를 요구하는 중증장애인들을 무시하고 학교장터를 통해 구입했다.
또한 특수교육센터에서도 7000여만원의 제품을 구매하면서 중증장애인들이 생산한 물품을 외면하고 전혀 구입하지 않았다.

이처럼 세종교육청이 중증장애인 생산품 우선구매 제도를 등한시 한 결과 지난해 전국 시·도교육청의 중증장애인생산품 구매 평균 0.72% 보다 매우 낮은 0.28%를 기록했다.

이에 세종교육청은 올해 중증장애인 생산품 우선구매 비율을 1.32%로 목표를 세우고 있으나 계속해 신설학교에서 중증장애인 생산품을 외면하고 있어 목표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중증장애인생산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L원장은 “누리학교를 직접 방문해 중증장애인 생산품 우선구매를 요구했으나 조달청(G2B)를 통해 구매할 것을 교육청 직원이 밝혀 다행이 조달청에 내가 운영하는 중증장애인 업체가 등록돼 있어 공개입찰을 통해 물품을 납품하려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세종누리학교의 입찰이 공고되지 않아 누리학교를 직접 방문했더니 학교 직원은 벌써 조달청이 아닌 학교장터(S2B)를 통해 구매했다는 답변을 해 고의적으로 중증장애인 생산품을 외면했다는 것을 인식하게 됐다”고 분노했다.

L 원장은 또 “세종누리학교는 장애인을 위한 학교이면서 중증장애인 생산품을 외면하는 행위는 실질적으로 장애인들을 위해 건설된 학교인지 의심스럽다”면서 “소통과 혁신을 부르짓는 진보 최교진 교육감은 중증장애인 생산품 우선구매 목표만 그럴싸하게 세워 놓고 지키지않는 이유는 무엇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세종누리학교 행정실장은 “물품구입에 있어 객관성을 갖고 투명하게 구입을 하려고 한 것이 장애인들을 섭섭하게 하는 모양새로 보인 것 같은데 앞으로 아직 구매물품이 많이 있으니 전체적으로 중증장애인 생산품 구매 비율을 높이도록 하겠다”며 “지역업체와 중증장애인 생산품을 우선구매토록 하는 방침을 본청에서 권고 하고 있으니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특수교육지원센터 담당자는 “중증장애인 생산품 우선구매에 대해 깜박 잊고 있었는데 특수교육지원센터가 장애인을 위한 곳으로 다음부터는 꼭 중증장애인 생산품 우선구매를 실시해 장애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구매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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