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운영·홍보 허술…행사 참여 예상자 만명? 부풀려 ‘빈축’

▲사람들이 모이지 않자 사회자가 무대 좌석쪽으로 유도하고 있다.
▲사람들이 모이지 않자 사회자가 무대 좌석쪽으로 유도하고 있다.

세종시가 의욕적으로 추진한 ‘제1회 세종 반려동물 문화축제가’ 기대이하의 성적표를 남겼다.
이번 축제는 세종시 주최·이웅종 컴퍼니(주) 주관으로, 지난 달 30일부터 31일까지 세종호수 공원 푸른들판을 중심으로 개최됐다.

세종시는 동물을 가족으로 여기며 생활하는 반려동물 애호가 총 인구의 20%에 이르고 반려동물 시장도 연간 4~5조의 증가속에 ‘반려동물은 곧 가족’이라는 주제로 이번 대회를 개최했지만 그 결과는 기대보다 시민 참여나 호응은 저조했다는 평가다.

▲담당 부서 산림축산과, 축제 참여 예상자 사실상 부풀려…허술한 축제 기획·운영

시는 참여 예상인원으로 일반인 및 반려동물 소유자 ‘약 1만명’을 예상했지만 이는 말 그대로 ‘허수’에 불과했다.

축제 첫날 아침부터 비가 내려 참가자가 수십명도 되지 않아 사회자는 무대 앞에 마련된 자리에 모여 줄 것을 호소했고 전반적으로 일정이 지연된 가운데 반려견 건강걷기 대회를 시작으로 축제가 개막됐다.
무대에서는 가수들이 출연해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반려견의 훈련시범도 선보이기도 했지만 초반의 축제 분위기를 바꾸기에는 다소 부족했다.

또한 이날 무대섬에서는 연예인 공연이 예정돼 있지만 한 관계자는 “언제 할지 모르겠다. 우리도 그냥 기다리고 있다”라는 말만 반복했다.

이날 축제에 참여한 한 시민은 “개를 좋아해 이번 행사에 왔는데 축제 현장에 사람이 없어 좀 그렇다. 제대로 된 홍보를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산림축산과 관계자는 “세종호수공원에 평소에 많은 사람들이 찾는 만큼 축제 현장에 이들이 찾을 것으로 기대한 부분이 있다”며 “첫 날에는 비가 와 좀 영향이 있었지만 둘째 날에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줬다”고 해명했다.

이는 세종시가 축제 운영에 대해 주먹구구식으로 진행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행복청 등에 따르면 보통 휴일에 세종호수공원에 1만명(?)이 넘는 방문객이 찾는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허술한 축제 안전도 지적됐다.
반려견 축제 특성상 많은 개들이 움직이는 만큼 목줄을 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안전사고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뒤따라야 한다. 개로 인해 일반인들이 놀라가거나 위협받아서는 안 된다.

이날 현장에서는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 안전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반려견을 잘 관리 해 달라”고 수차례 방송됐지만 현장에 나와 있던 시 관계자는 “그런 일이 있었느냐”며 오히려 반문을 하며 ‘안전 불감증’을 여실히 보여줬다.

▲서울 및 일산의 대규모 축제와 겹쳐…축제 관심도 분산, 흥행 악영향 

이번 축제에서는 빈약한 참가업체들도 축제 흥행에 악영향을 끼쳤다.

통상 반려견 행사는 여러 업체들이 참여해 반려견 용품을 홍보하고 저렴하게 판매하기도 하며 축제의 한 요소로 작용한다.

현장에는 20여개의 부스가 있었지만 명칭만 걸린 채 텅 비어 있는 부스, 업체가 있었지만 사정으로 철수한 부스, 이름과는 달리 활동이 다른 곳 등 실제 업체 숫자나 규모가 매우 빈약해 이곳을 방문한 참가자들은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웬만해서는 일부러 이곳까지 내려오지 않는다. 반려견 인구가 팽창하고 있지만 서울을 비롯한 한 수도권이 중심이고 업체들도 한정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같은 시기에 서울과 일산에서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그럼 어디에 가겠느냐”고 꼬집었다.

실제로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는 ‘2015 대한민국 펫 페스티벌'(29일~31일)와 농림축산식품부 주최로 서울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에서 ‘2015 동물보호문화축제가’(31일) 개최됐다.

한마디로 메이저 시장에서 메이저 축제(대회)가 진행되고 있는 데 누가 굳이 이곳까지 내려와 참여하겠느냐는 의미다. 시 관계자는 “(다른 축제) 일정을 확인했지만 주관사와 협의해 진행했다”고 밝혔다.

관심 속에 치러진 제1회 세종반려동물 문화축제가 우여곡절 끝에 마무리됐다.
폭발적인 반려견 인구 증가와 세종시의 젊은 층을 고려한 반려동물 문화축제의 기본 취지는 이해가지만 이에 따른 철저한 준비가 수반돼야 한다.

반려동물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반려견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 또한 존재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시 관계자는 “시민들의 평가가 있어야 하겠지만 원만히 진행된 것 같다. 이번 축제가 제1회였던 만큼 부족한 점도 있을 수 있다. 축제 여러 부분에 대해 전반적으로 검토해 보완·발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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