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 그 속에서 희망을 찾는 사람들

밖에서 본 야학은 작은 상자였다. 추워 보였다. 기차길 옆 오막살이… 무심코 지나쳐 버리기에… 안에도 춥다. 하지만 밖에 나가고 싶진 않다. ‘야학’이라는 창문을 통해서 본 세상은 햇빛이 있었다. 그래서 따뜻하다. 아이의 눈을 가지게 된다. -등불 소식지 중에서-누구에게나 배움의 길은 열려있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배우지 못한 서러움에 한 맺힌 분들이 많이 있다. 등불야간학교 이곳에서 희망을 찾는 사람들을 만나본다. 1974년에 중등반 개설로부터 시작, 현재까지 그 역사와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등불야학은 60년대 초 산업화가 시작되면서 발생한 교육, 문화적으로 소외된 많은 계층들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 이들에게 검정고시 제도를 통해 교육의 기회를 제공키 위해 설립됐다. 궁핍했던 7~80년대 ‘배워야 한다’는 일념으로 일터에서 지친 몸을 이끌고 찾아와 졸린 눈을 비벼가며 공부하던 근로 청소년들이 대부분이었던 야간학교는 그들의 배움에 대한 열정과 의지, 그리고 희망을 키우던 곳이었다. 또한 단순히 교육 기회의 제공이 아닌 교육을 통한 민주시민으로의 올바른 가치관 함양과 공동체 의식 고양에 있었다. 그 당시 교육은 대학생이 아닌 인근지역 중·고등학교 교사들이 맡아왔다. 그 후 고등반과 초등반(90년대 초), 한글반(2001년)을 추가로 개설, 현재는 한글을 가르치는 성실반과 초등과정을 가르치는 믿음반, 중학교 과정의 명랑반, 고등학교 과정을 가르치는 사랑반으로 구성돼 있다. 등불야학은 인간본연의 자세를 상실하지 아니하며 순수한 가슴을 가진 연기군 지역 사람들에게 사랑의 실천을 통해 지혜와 삶에 대한 성실성을 갖출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현 시대에 공존하는 젊은이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숭고한 사랑의 실천을 이념으로 하고 있다. 4월에는 봄소풍과 하루찻집을 운영하고 있으며, 5월에는 구교사들의 모임인 한울타리 체육대회, 8월에는 ‘등석전’이라는 석탑야학과 같이 하는 체육대회가 준비돼 있다. 또한 9월 충남지역 야학의 문예대회를 비롯, 12월 ‘등불의 밤’ 행사 등 다채로운 행사들이 마련돼 있다. 방학은 설과 추석연휴 전후로 1주일정도 기간을 정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배운 것을 잊어버리고 귀찮아서 안 나오는 분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금은 먹고살기 힘들었던 중·장년층 주부들이 공부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간간이 야학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현재 출석인원만 30여명에 이르며 교사인원수는 11명 정도다. 잊혀가는 야학...이유는? 첫째로 야간학교의 운영비를 들 수 있다. 현재 야학운영비의 90%이상을 군청에서 지원 받는 금액으로 충당하고 있다. 그러나 지원금이 24세 이하 청소년의 수를 대상으로 측정하고 있어 인근 야학에 비해 보조금이 부족한 현실이다. 학생수는 인근 야학에 비해 많은 편이지만 이곳을 찾는 이들이 대부분 중·장년층이기 때문이다. 정식 등록을 하려고 해도 학교 부지매입과 자산, 학생수에 대해 문제가 제기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태라고 한다. 현재는 평생 교육법에 의해 평생교육기관 등록을 할 계획이다. 후원회는 98년도부터 조직이 됐지만 아직은 미비해서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둘째로 교사수의 감소를 들 수 있다. 교사의 역할을 대학생들이 하다보니 개인의 사생활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어 이러한 봉사에 참여하는 적극성이 떨어진다. 현재 연기군의 교사는 단 한명 뿐이다.셋째로 학생들의 연령대별로 증가 또는 감소에 따른 점이다. 7~80년대는 근로 청소년들이 대부분이었고 지금도 산업체나 간호조무사 등의 사회활동을 하면서 학교에 오는 청소년들과 정규학교에서 적응을 못해 문을 두드리는 학생들도 더러 있지만 예전처럼 많지는 않다. 하지만 청소년들의 인원은 줄어드는 반면 중·장년층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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