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동시 조합장선거 즈음(5)

 ▲박종설 남세종농협 상무
 ▲박종설 남세종농협 상무

얼마 전 공주시 공주농협과 반포농협이 농협구조 조정의 일환으로 반포농협이 공주농협에 흡수 합병하는 형태로 조합원의 찬반 투표를 실시하였다.

그러나 반포농협 조합원의 합병 반대로 공주농협과 반포농협의 합병결의는 무산되었다.

합병취지는 경영 약체조합과 비교적 재무구조가 나은 농협이 합병이라는 전략적 제휴를 통해 몸집을 불려 경쟁력을 키움으로써 유사 금융기관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조합원들에게 양질의 농협사업을 통해 농민 조합원의 권익을 한층 강화하기 위해서다.

공주시 반포농협은 지리적으로 공주시의 동북쪽 끝자락에 위치하고 세종시와 경계를 이루고 있다.

세종시 출범으로 일부 자연부락 6개 마을이 세종시 행정구역으로 포함 편입되면서 편입지역의 조합원들이 반포농협의 조합원 신분을 탈퇴하고 남세종 농협 조합원으로 가입하면서 조합원수는 점점 줄고 사업은 종전보다 위축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민주적이고 자주적으로 설립한 협동조합의 운영방식을 놓고 조합원들이 최종 합병반대를 결의한 만큼 앞으로 반포 농협은 조합 스스로 자립경영기반을 구축하고, 건전 경영을 통한 조합발전의 기틀을 마련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으면서 농협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갈 조합장을 선출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조합장은 선거권자인 조합원의 직접 선거에 의하여 4년간의 조합장 직무를 수행하는 의사결정기관인 동시에 집행권자이며 대표기관이다.

민주적인 절차에 의하여 결정된 의사를 집행하는 기관이자 종사자인 직원을 고용하여 조합을 이끄는 사용자이며 조합의 수장이다. 반세기를 걸어온 농협은 최근 태동하는 전국 협동조합의 모델로서 농협을 이끌 조합장 후보자의 자질과 능력은 반드시 검증되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다가올 조합장선거에서 조합 발전을 이끌 역량 있는 조합장 후보자를 선택해야 하는 몫을 안고 있는 조합원은 그 책임과 선택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막중한 것이다.

필자는 84년 5월 첫 직장을 (구)금남농협에서 출발해 현재의 남세종 농협에 근무하는 동안 5명 안팎의 조합장 분들과 근무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돌이켜 보면 그동안 조합을 대표하는 조합장은 경영이윤을 추구하는 주식회사처럼 전문경영자이거나 경영자로서의 지위보다 지역을 기반으로 자주적이고 민주적으로 결합한 조합의 생태적 특성상 경제적 약자인 농민조합원의 지위향상과 권익보호라는 울타리 속에서 학연, 지연, 혈연, 연고나 출신을 선택의 잣대로 삼고 조합장 후보자와의 친분을 기준으로 조합장 후보자를 선택한 점을 부인할 수 없다.

자본주의 경제가 발전하고 조합의 규모가  커지면서  조합마다 조합장을 뽑는 조합장 후보자 선택 기준도 자질과 능력을 겸비한 역량 있는  조합경영자 중심으로 조합장 후보자를 검증하는 선택기준의 패턴이 바뀌고 있다.

이제 유권자인 조합원의 선택도 달라져야 한다. 새롭게 탄생될 전국 동시 조합장 선거에서 세종시 조합을 이끌 조합장 후보자의 선택 키워드는 조합장으로서의 자질과 능력을 검증하여 세종시 조합의 발전을 이끌 역량 있는 후보자를 선택되어야 한다. 조합원과 밀착을 통한 협동조합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농협이 달라져야 하는 대목이다.

여느 조합장선거 때 마다 되풀이 되는 조합장 후보자의  紙上兵談( 종이위에 펼치는 용병의 이야기라는 뜻으로 실현성이 없는 허황된 공약)은  더 이상 남발 하지 말아야 한다.

세종시 지역조합마다 안고 있는 농업환경과 반세기동안 조합을 일궈온 조합원의 행복한 노후생활과  삶의 복지를 위한 고마운 농협으로 보답해야 하며 지역 주민과 지자체와의 상생을 이끌며 세종시 각 조합장과 경쟁력 있는 후보, 더 나아가 농협중앙회와의 교섭력을 통한 조합의 발전을 이끌 후보자를 선택하여야 한다.

나에게 농협에 재직해 오는 동안 존경하는 인물을 뽑으라면 “1인은 만인을 위하여 만인은 1인을 위하여” 라는 협동조합 운동 사상가 말처럼 평생을 농협운동을 일관하신 남세종 농협의 (고)전 강정현 조합장님을 꼽을 수 있다.

내가 평생 직업관을 가지고 농협 일터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임용장의 은혜를 주신 감회 뿐만은 아니다.

 낙후된 농촌을 잘살아 보게 하려는 일념 하나로 번듯한 교편도 마다하고 농촌에 투신하여 우루과이라운드 쌀 수입개방 반대를 위해 농민대표로 스위스 제네바의 카트 본부로 건너가 삭발투쟁을 하면서 생명산업인 우리쌀을 지키고자 하였다.

미곡유통의 전기를 마련하기 위하여 전국 세 번째로 지금의 미곡종합처리장을 관내에 유치한 장본인이다.

생산의 기초가 되는 우리 흙의 소중함을 일깨워 흙 살리기를 위한 유기질 발효퇴비장을 보조 사업으로 유치하는 등 농협중앙회 무대를 누비며 우리농촌 지역의 조합 실정을 알리고 중앙회의 협력을 이끌며 보조금을 타내 건물을 세웠다.

 그의 농협운동이 알려지면서 중앙회 이사로 당선되는 등 중앙회 임원의 활약도 하면서 8선의 조합장 직을 수행하는 세종시 유일의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다선, 장기 집권조합장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69세에 출마했던 9선 째 조합장선거에서는 조합원의 표심을 얻는데 실패했다.

안타깝게도 금년 초 타개하셨지만 남세종 농협의 구석구석에는 그분의 흔적이 살아 숨을 쉬고 있다.

이제 조합을 대표하는 지역 조합장은 지역에 국한하여 농협운동을 펼치는 것만으로는 세종시 농협의 발전을 앞 당 길수 없다.

방대한 농협의 전체 조직을 이해하고 지역 실정과 농협 마케팅과 농정활동을 통하여 중앙회 각 실과 조직을 섭렵하는 능력 있는 조합장 후보자를 선택하여 중앙회와 협력을 이끌어 내야 한다.

또한 세종시가 추진하는 세종시장의 핵심공약중 하나인  로컬푸드 사업의 추진도 조합장의 농정 활동을 통하여 지자체의 협력을 이끌어 내야하며 세종시 조합장의 통합과 협력을 이끌어 생산자 단체인 농협이 중심이 되어 생산자를 보호하고 도시민의 건강한 식단도 농협이 앞장서 추진 할 수 있는 역량 있는 조합장 후보자를 선택하여야 한다.

세종시 발전만을 앞세워 자기조합 집안만을 챙기는 조합장 후보자의 실속도 중요하지만 세종시 지역농협의 통합과 협력을 이끌 비전 있는 조합장 후보자가 그 어느 때보다도 요구되는 시점이다.

다가오는 조합장선거에서는 이러한 능력을 겸비한 유능한 후보자가 선택되길 기대해본다.

저작권자 © 세종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