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4개 시도지사 회의 세종시 개최… 주요 민감 현안 논의도 못해


제25회 충청권행정협의회가 시·도간 위태위태한 공조 속에 지난 16일 세종시에서 회의를 가졌다.

이날 회의에는 이춘희 세종시장을 비롯한, 권선택 대전시장, 이시종 충북도지사,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4개 시·도 공무원 등이 참석했지만 서로 이해를 달리하는 주요 현안은 논의도 못한 채 차후에 추가 논의한다는 방침만을 밝혀 시종일관 무기력한 모습만을 연출했다.

현재 4개 시도는 서울~세종 고속도로 조기건설, KTX 세종역 건설, KTX 서대전역 경유, 중부고속도로 확장 등 몇몇 현안을 둘러싸고 세종시·대전시와 충북도간에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세종시는 서울~세종 고속도로 조기 건설을 두고 중부고속도로 확장론을 내놓고 있는 충북도와 대립하고 있다.

‘제2경부고속도로’라 불리는 서울~세종 고속도로는 수도권 교통혼잡 완화 및 중앙부처 이전 완료에 따른 충청권 접근성 제고를 위해 세종시~천안~용인~하남~서울(구리) 구간의 총 연장 129km, 6차선의 고속도로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이와 관련 2008년~2009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지난 2013년 10월 제24회 충청권행정협의회에서 4개 시·도지사가 참여한 가운데 조기 추진 공동결의문을 채택했고 같은 달 세종시·천안시·안성시·용인시가 사업 조기 추진 공동건의문을 정부에 제출한 바 있다.

세종시는 국가재정사업으로 조속히 건설될 수 있도록 우선 용인~세종 구간의 착공을 원하고 있다.

반면 충북도는 중부고속도로 확장을 제시하고 있다.

이시종 지사는 지난 2013년 충청권행정협의회에서 고속도로 건설 조기 추진 공동결의문을 채택하며 협조하기도 했지만 지난 6·4 지방선거 과정에서 중부고속도로 확장(호법~남이) 공약을 내놓으며 입장을 선회했다.

두 사업의 진행은 서로 맞물려 있어 어느 한쪽은 자신들의 입장을 수정해야 하는 형편으로 이날 회의에서는 이런 민감한 부분은 추후로 논의한다는 쪽으로 바꾸며 결의문에서도 이 내용을 삭제하며 공조 분위기 조성에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으로 향후 이 문제가 정식 공론화 될 경우 상당한 진통과 더불어 충청권 행정협의회에 대한 ‘실효성’ 검증과정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이춘희 세종시장은 “제2경부고속도로 건설 문제는 중부고속도로 확장과 연관이 돼 있다. 실무적인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하면서도 “세종시 차원에서 예산확보 노력을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이시종 지사는 ‘KTX 서대전역 경유·KTX 세종역사 설치’와 관련 구체적인 답변을 피하기도 했다.

시·도간 대립 현안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자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서로 이해관계가 다르지만 대립관계가 아닌 시간을 두고 순차적 문제로 진행해야 한다”며 “이런 문제가 지역주민 갈등과 정치 쟁점화로 만들지 않아야 한다”며 시·도간 단합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제25회 충청권 행정협의회는 5개 항으로 구성된 공동결의문을 발표했다.

결의문에는 ▲충청권 상설협력기구 설립 ▲충청권 광역철도·동서5축(보령~울진) 고속도로, 쳉주국제공항 활주로 개량 협력 ▲국회 분원·청와대 제2집무실 세종시 설치 ▲미래창조과학부, 해양수산부, 안전행정부 세종시 조기 이전 ▲충청권 연계 통합형 국제교류 ▲교황루트·충청권유교 문화권 개발 ▲학교 무상급식비 국고지원 건의 ▲공정하고 정의로운 신균형 발전정책 등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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