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상인 ‘대박 났다’ vs 복숭아 단체 ‘향후 축제에 농가 불참할 수도’

이춘희 시장  ‘내년에도 조치원 시장에서 복숭아 축제 가능성’ 시사
 “그러나 농민들이 참여하지 않으면 복숭아 축제 못한다” 언급


제2회 세종조치원복숭아 축제 평가 보고회가 지난 18일 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가운데 이춘희 시장은 “농민들이 (시장에서 열리는) 축제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내년 복숭아 축제는 못한다”고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이는 이 시장이 고려대 세종캠퍼스에서 조치원 전통시장 일원으로 축제장소 변경에 대해 긍정적 평가하고 내년에도 조치원 시장일원에서 축제를 진행할 수 있음을 시사함에 따라 사실상 시장 개최를 반대하는 복숭아 농가의 입장 변화를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달 2일~3일까지 조치원 역 부근에서~효성 병원 앞 도로를 따라 진행된 제2회 복숭아 축제는 ‘축제 장소변경’이라는 변화만큼 축제 당사자들간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우선 축제 현장에서 판매된 복숭아는 인근 시장에서 판매되는 가격에 비해 훨씬 비싸다는 ‘오명(?)’에 휩싸였고 시장 상인은 저렴한 복숭아 판매라는 평가속에 소위 ‘대박’을 올렸다.

실제로 제2회 세종조치원복숭아축제 복숭아 판매현황에 따르면 당초 13,000박스를 계획했으나 실제 판매랑은 2일간 총 6000상자에 불과했다. 이중 3,000상자는 축제장 판매, 1,000상자 주변 위탁판매상, 1,000상자 농협 홍보용 판매, 기타 1,000상자는 유관기관 등을 통해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복숭아 가격이 9과~11과 4만원·12과~13과 37,000원(축제장)/종이상자 2만원~3만원(시장) 가격대와 14~15과 3만3천원·16과~17과 2만9천원(축제장)/나무상자 4만원~5만원(시장)으로 두 판매처에서 현저한 가격 차이를 보임에 따라 복숭아 특별 판매장에서의 판매가 감소한 것이다.

특히 지난 축제에서는 고려대 세종캠퍼스에서만 복숭아를 구입할 수 있었던 반면 올해는 복숭아 구입처가 시장과 인근 도로변 등 여러 곳으로 증가함에 따라 가격경쟁이 불가피했던 측면이 컸다.

아울러 공동선별을 통한 엄선된 복숭아 판매에 따른 가격 상승은 시장 가격과 비교하는 관광객들에게 상당히 부담스럽게 다가올 수 밖에 없었다.

이날 김주호 공동연구원은 “축제 현장 변경에 따라 복숭아 특별 판매장에 대한 장점 저하가 복숭아 판매 감소의 주요인”이라며 “사전에 시장과의 가격 차이 등을 인지했음에도 특별판매장만의 차별화가 부족했고 축제장 판매 복숭아의 품질 우수성에 대한 홍보도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해 방문객의 60.8%가 복숭아를 구매했다고 밝힌 반면 올해에는 40.7%로 급격히 감소했고 미 구매 이유에 대해 응답자의 53.3%가 복숭아 가격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평가보고회에서도 장소 선정과 가격을 둘러싼 위원들의 공방이 벌어졌다.

김석훈 세종전통시장연합회장은 “나는 이번 축제가 잘 치러졌다고 생각한다. 이번 축제로 인해 많은 고객들이 찾아왔고 추석에도 마찬가지였다. 복숭아 하나만 보지 않고 세종시 전체를 봤으면 한다”고 밝혔다.

또한 김 회장은 “전반적으로 가격이 비쌌다. 복숭아는 풍년인데 가격은 비싸니 당연히 시장으로 사람이 몰려 대박 났다”며 “대형 마트에 사람이 왜 가느냐. 이것은 가격 때문이다. 복숭아 축제는 복숭아 생산자만을 위한 것이 아니고 주민 모두가 원해야 한다. 앞으로 ‘작목반 복숭아’만 팔일 없다”고 작심한 듯 비판했다.

세종중앙농협 정창규 조합장은 “복숭아 가격이 비싸다는 말이 많았지만 그 부담을 전부 생산자들한테만 전가할 수는 없다. 시에서도 어느 정도 부담해야 한다. 세종시가 복숭아 가격 책정에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이춘희 시장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 시장은 “지금도 시에서 많은 부담을 하고 있다. 가격 결정을 시에서 하는 것이 바람직한가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시에서 구입하고 판매하는 방식이면 모르겠지만 현재처럼 농가 책임하에 경쟁한다면 가격 결정은 복숭아 농가가 하는 것이 맞다”고 답했다.

가격 책정에 대해 유일근 세종시과수연합회 회장은 “농민들이 철저히 작업하고 연합회 차원에서도 선별과정을 거쳐 단가가 높아졌다. 가격 결정은 작목반 반장, 총무 등이 시장시세를 가만해 선정했다”면서도 “복숭아 가격이 약간 비쌌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김학용 부위원장은 “축제 1주일 전에 가격을 책정했다. 또 공동선별을 2~3차례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등외품은 고객 시식용으로 제공했다. 일부 검수과정에서의 손실 부분을 가격에 반영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당초 약속과는 달리 시장측에서 일부 축제 현장 물건이 아닌 다른 것을 판매해 아쉽다. 축제 현장에서는 품목을 한정해 판매한 반면 시장에서는 여러 품종이 뒤섞여 판매됐다”고 강조했다.

김석훈 상인회장은 “같은 지역에서 나는 복숭아가 무슨 맛의 차이나 있냐. 다르지 않다. 그것보다는 생산 당시 날씨에 크게 좌우된다. 양측간에 맛의 차이는 없다”고 반박했다

반면 몇몇 참석자들은 가격 논란에 대해 그 시각을 달리했다.

임영이 위원은 일본 아오모리 사과와 강경 젓갈 축제를 언급하며 “복숭아가 비싸도 팔릴 수 있다. 관광객들이 그 품질의 차이를 알 수 있도록 스티커 등을 붙여 차별화해야 한다”며 “또한 장기적으로 컨텐츠를 개발하고 브랜드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축제에 가서 여러 가지를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장기농협 윤찬중 조합장도 “백화점과 시장에서 가격 및 품질 차이가 나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점에 대해 생산자 단체의 차별화 노력과 홍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평가보고회에서는 축제에서 나타난 복숭아 판매 감소로 인해  복숭아 농가의 내년 축제 참여가 불투명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쏟아졌다.

이에 대해 이춘희 시장은 “복숭아 판매만을 위한다면 굳이 축제를 열 필요가 없다. 축제는 복숭아를 널리 알리고 시민을 통합시키는 그 목적이 있다”고 전제한 뒤 이 시장은 “그럼에도 복숭아 축제에 복숭아 농가가 참여하는 않는다면 축제는 못한다”며 “관계 공무원들이 최선의 안을 마련하겠지만 농가나 시민들이 납득하지 못한다면 복숭아 축제는 못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장소 선정과 관련 “장소는 긍정적인 부분도 많았고 다시 고려대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라며 복숭아 농가와 시장상인들에 대한 자기 희생과 약속이행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각 읍·면·동 먹거리 장터 문제는 부녀회 등의 관련단체의 의견을 청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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