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당초 경제민주화니 복지국가니 하는 담론이잖아.”
 “기래.”
 “그저 수준에 안 맞는 자리를 넘보는 이들이 립서비스로 한 것이라면 어쩔 수 없지.”
 “기 덕에 우리가 격을 잃어서는 곤란타 아이가.”
 “그래.”
 “목걸이, 팔찌, 손수건, 모자, 선글라스로 멋을 내믄 신체의 단점을 효과적으로 가릴 수 있다는 사실을 배웠고마.”
 “하하! 액세서리를 제법 활용할 줄 아는 것 같애.”
 “지지고 볶고 난리들을 쳐도 헤어지는 것보단 낫지 아이가.”

우리는 다양성의 세상에 살고 있다고 착각한다. 인류역사상 이렇게 많은 제품과 서비스가 넘쳐나는 시대가 없었으니 그렇게 여기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그래도 마누라 없으면 신세가 참…”
 “에고, 예전에는 버는 돈이 얼마 안 되다 보이 아예 돈 쓰는 걸 아끼지 않았고마.”
 “맞아.”
 “담배나 사고, 기름이나 넣고 했제.”
 “있는 만큼, 되는 대로 썼다는 얘기지?”
 “근데 돈을 버니까 돈을 아껴 써야 되겠단 생각이 들더고마.”

누구나 높고 낮은 수준에서 결국엔 ‘생계’를 위해 일을 한다. 정말로 하루 세끼 겨우 때우는 것이 생계인 사람도 있으되, 화려한 자리에서 폼 나게 세끼를 먹지 아니하면, 그리고 ‘내가 산 흔적’을 어떤 식으로라도 남기지 않으면, 생계를 해결하지 못하는 것이라, 여기는 사람도 있다.

 “어떻게 아끼는데.”
 “몇 만원짜리 밥을 친구들이랑 먹으면서도 굉장히 아끼곤하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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