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는, 죄를 범하는 일은 인간이 하는 일이며, 자기의 죄를 정당화하려는 것은 악마의 일이라고했어.”

아찔한 현기(眩氣)를 일으키는 질주를 멈추고 뒤를 돌아봐야 한다.

 “대한민국은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나라, 정상적인 세상이 언제나 될꼬? 행복이란 뭐꼬? 행복의 길은 어디에 있을꼬? 내는 까칠하게 살기로 했고마.”
 “느리게 더 느리게…”

공격적인 욕구는 때로는 나라 곳곳에 아직도 박혀 있는 독재자의 서툰 붓글씨 현판, 그리고 흉물이 되어 버린 기념물이나 토건의 허무한 잔해 위에 남아 있다. 때로는 아닥구니를 부리며 학동들의 교과서 속에 자신을 새겨 넣기도 하고, 때로는 자신을 위해 죽은 자를 억지로 꺼내어 참시하는 것조차, 세상에서 최소한의 생존에 대한 욕구는 설 자리를 잃고, 그 목소리는 파묻혀 들리지 않는다. 

 “오늘날 거짓말과 속임수가 아니면 한순간도 지탱하지 못하는, 불의의 시스템을 핵심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제.”
 “응, 어용학자, 지식인, 전문가들도 특별히 부도덕하거나 비양심적인 인간들이
아닐 거야.”

 “그들이 그렇게 처신하는 이유가 대체 뭐꼬?”
 “궁극적으로, 아무리 애써봤자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는 체념과 냉소주의 때문일 거야.”
 “내도 그리 생각카고마.”
 “그러나 주의해야 할 것은 그러한 체념과 냉소주의보다 더 나쁜 것이 있다는 것이야.”
  “뭐꼬?”

 “분노와 슬픔이 깊어지면 자기도 모르게 ‘괴물’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야.”
 “싸우다 보면 적을 닮아간다는 것은 틀린 말이 아이고마.”
 “우리는 기억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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