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과 사, 삶과 번뇌, 혼과 마음, 현실과 기원 같은 주제들은 하늘과 땅, 나무와 풀, 물과 바람 같은 자연 아래 숨어들었다. 전국 방방곡곡 산천에 서려있는 나쁜 기(氣)가 지평에 자리 잡았다. 그 안에 담긴 기는 결코 한국적이지 않은 것과 확실히 다른 무엇이었다. 

우리도 안다. 넘치는 건 모자람만 못하다. 세상만사 안 그런 게 없다. 다만 알긴 아는데 뜻대로 안 된다. 살짝 부족할 때 숟가락 놓을 줄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부지불식간에 감정을 터뜨리고 후회하는 일도 숱하게 많다. 자기 절제 자신을 다스리는 일은 말처럼 녹록지가 않다.

‘우리’는 사회의 기초이며 공동체의 기본단위다. 우리는 크게는 민주주의, 작게는 이웃들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우리 자신을 잃어가고 있다.

시장만능주의와 경쟁에 대한 맹목적인 기대감이 자리를 차지하는 대신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우리끼리 도와주는 미덕은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잃었던 우리를 도로 되찾을 때다.

 신자유주의 기치 아래 “경쟁을 치르지 않는 것이 없는 세상이고마.”
 “경쟁을 주도하는 이들은 적자생존 때문에 경쟁이 불가피하다고 해.”

 “긴데 경쟁을 통해 살아남는 이들이 과연 ‘적자’일꼬?”
 “경쟁체제에선 오히려 적자가 아닌 이들이 살아남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살아남은 이들은 결코 적자가 아이제.
 “그런데 적자가 아닌 이들이 주류를 형성하고 있어 문제야.”
 “경쟁에서 한번 낙오되면 영원히 인생이 끝날 대까지 비주류로 낙오자로 살아야 하고마.”

 “그러니 어린 나이에도 남을 누르고 주류로 나서고자하는 거야. 사시(司試), 행시(行試), 외시(外試) 기수, 학벌, 학번, 공채기수, 대한민국 조직들은 그런 지표를 기준으로 서열을 정하고 권한을 배분해왔어.”
 “불가피한 추세라카지만 내 숨이 콱 막힌데이.”
 “넌 사회적 투사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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