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최장소 고대 세종캠퍼스→세종전통시장


지역상권 활성화 기대 vs 축제 안전·복숭아 이미지 축소

조치원복숭아축제(2003년~2012년)가 지난 해 ‘세종복숭아축제’로 명칭을 변경한 가운데 올해 제2회 세종복숭아축제가 다음 달 2일, 3일 양일간 세종전통시장에서 개최된다.

특히 이번 축제 장소의 변경은 사실상 이춘희 세종시장의 선거 공약에 따른 것으로 이에 대해 시민들은 지역 상권의 활성화와 축제 안전 및 이미지 훼손 등 기대와 우려가 뒤섞여 있다.

시장 공약인만큼 축제 관계자들도 자의든 타의든 이에 따라갈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번 축제 장소 선정은 시작됐다.

우선 세종전통시장 개최를 반기는 측은 복숭아 축제를 시장에서 진행함으로써 시장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기존 축제처럼 단순히 복숭아 판매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시장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시장과 친숙해져 방문객들이 증가하고 결과적으로 지역 상권 활성화에 도움된다는 입장이다.

반면 이미 혼잡하고 비좁은 시장에서 축제까지 진행된다면 여러 문제가 발생 할 소지가 크다는 지적도 있다. 기존 고려대 축제장은 넓은 운동장을 중심을 각종 체험장과 복숭아 판매대, 무대, 쉼터 등이 준비돼 비교적 편안한 분위기에서 많은 관람객 수용이 가능했다.

이에 비해 시장은 전체적인 축제 공간은 기본적으로 축소될 수 밖에 없다.
세종전통시장은 길을 따라 발달돼 있는데 그나마 시장의 한 축인 조랑말~세종공주농협 구간의 도시계획도로 공사로 확장되고 있지만 인파가 몰릴 시 안전사고 우려가 큰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 시청측은 문제는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청 관계자는 “개막식과 폐회식을 비교적 간소하게 진행해 사람의 쏠림 현상은 없을 것으로 각종 안전 대책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상인회도 “행사를 치러보지 않고 안전 문제만을 강조하는 것은 문제다. 철저히 준비하면 된다”며 “오히려 안전을 이유로 주요 행사를 축소해 치르는 것은 안 된다. 볼거리, 즐길 거리가 있어야 사람이 찾아온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복숭아 농가는 다소 조심스럽다. 한 관계자는 “장소 선정 문제는 따라갈 수 밖에 없는 입장이 아니냐. 오랜 역사의 축제인 만큼 명성에 걸맞게 잘 치러지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복숭아 판매는 평년작(1만 상자, 4.5kg 기준) 정도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주차 문제 또한 심각하다.

시장 인근 주요 주차공간은 버스 터미널 공용 주차장, 시장 주차장, 조치원 주차타워 등으로 이곳만으로는 1~2천대 최대 3천대 차량 수용은 불가능하다.

시측에서 각종 셔틀버스를 운용을 통해 자가용을 흡수하겠지만 일반적으로 개인 차량이용이 많은 만큼 세밀한 교통 대책이 필수적이다. 도로주차가 불가피할 경우 이에 대한 적절한 통제 및 관리가 진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안전·주차 문제와 더불어 무엇보다 근본적으로 복숭아 축제의 ‘정체성’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복숭아 축제는 오랜 역사와 맛을 자랑하는 복숭아를 매개로 다양한 관광객들이 세종시를 찾고 복숭아 판매와 세종시의 위상을 알리는데 목적이 있다.

기본 취지에 더해 이제 ‘문화관광형 시장’ 육성을 통한 지역 상권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이 취지는 좋으나 문화관광형 시장이라는 틀에 복숭아 축제를 억지로 끼워 맞추는 모양새로 잘못하면 기본적인 복숭아 축제 취지는 사라지고 ‘동네 축제’로 전락할 우려도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아울러 장소 선정에 있어 관광객들에 대한 배려도 없었다.
시장 활성화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전체적인 틀에서 세종복숭아 축제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지 분석은 없고 그저 선거 공약에 따라 전통시장 활성화 측면만 강조돼 축제는 부록 정도로 따라오고 모양새다.

축제는 다음 달 2일~3일 개최될 예정으로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

세종시는 지난 달 말 경 행사 대행 사업자 선정을 위한 긴급 제한 공고를 시행해 이달 3일~4일까지 접수를 받는다. 행사대행 용역 제안서에 따르면 총 추정금액은 2억 1천만원으로 용역업체는 발주처와 협의를 통해 프로그램 구성, 연출, 홍보, 무대시설 설치·운영 교통안전 관리 등 축제 개최와 관련된 사항을 수립·시행한다.

더욱이 축제 시기도 지난 축제의 경우 8월 10일~11일에 개최된 반면 올해는 이보다 7일 정도 앞당겨 졌고 용역업체 선정도 빨라야 다음 주쯤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축제의 세부사항을 확정 할 세종복숭아축제추진위원회는 아직 개최되지도 않았다.

6·4 지방선거를 비롯한 여러 이벤트로 축제 준비 시간이 부족하겠지만 ‘장소 변경’이라는 핵심요소로 변경된 만큼 1달도 채 남지 않은 짧은 기간동안 세종시를 비롯한 관련 단체의 철저한 준비가 요구된다.

대한민국에는 수 많은 축제가 사계절 내내 진행된 만큼 한번 놓친 관광객을 다시 오게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렵고 치열한 경쟁이다. 아울러 이번 축제의 성공여부에 따라 장소 선정에 따른 책임 문제도 요동칠 것이다.

7월 1일 제2대 세종시장으로 취임한 이춘희 세종시장의 첫 시험무대가 이번 축제로 마련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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