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경찰서 교통관리계 안종주 경사

세월호가 침몰하면서 마치 시간이 멈춘 거처럼  우리 모두는 깊은 슬픔을 겪고 있다.

뉴스 시간에 TV 화면 가득 세월호가 비춰지면서 제일 먼저 탈출하는 세월호 선장의 모습 속에서 점점 사라져가는 우리들의 ‘양심’도 침몰하는 게 아닌지 의문이다. 

이른 아침, 교통질서 캠페인을 위해 거리에 서면 정지 신호등을 무시한 채 전속력을 다해 질주하는 차들과 횡단보도를 옆에 두고도 조금 걷는 게 귀찮다고 어린 아이 손을 잡고 무단 횡단하는 사람들로 인해 깜짝깜짝 놀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우리의 미덕이라면 ‘양보’ ‘배려’ ‘나눔’ 등일 텐데, 어느 날인가부터 우리는 ‘다른 이’보다는 ‘나’를 더 소중하게 여기며 살아가고 있다. ‘나만 괜찮으면 되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건물이 무너지고 지하철 사고가 발생하는 등 사회 곳곳에 위험요소가 있어도 모른 척 지나칠 때도 있지 않았던가! 

그러나 세월호의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먼저 친구를, 제자를, 승객을 구하기 위해 침몰하는 배 안으로 뛰어든 의인들이 있었던 거처럼, 그리고 승객들의 무사 귀환을 위해 전국 방방곳곳에서 어린 아이부터 연세 많은 노인들 손에 들려진 촛불의 그 환한 빛처럼 우리에게는 아직 희망이 있다.

운전자나 보행자 모두가 서로를 내 자녀, 내 부모, 내 가족처럼 생각하고 배려한다면 난폭운전 및 무단 횡단으로 인한 사망 사고는 없어질 것이다.

동방예의지국(東方禮儀之國)에 걸맞게 ‘편함’보다는 ‘양심’과 ‘원칙’을 우선으로 거리에서는 교통질서를 지키고, 노인과 젊은이 사이에서는 공경과 배려심이 깃든 우리 모두가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으면 한다.

그동안 우리는 지속적으로 사건ㆍ사고로 인해 많이 아파하고 후회도 했다. 결코 우리네 일상화된 문제처럼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나와 내 가족이 소중하듯 사회 구성원 모두가 고귀한 존재임을 잊지 말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아야겠다는 양심어린 배려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 질서를 지키고 양보하면 손해 볼 것 같은 마음은 버리고 약속과 질서를 지킴으로써 즐거워할 수 있는 긍정적인 맘을 가져야겠다.

지금부터라도 운전하며 찡그리지 말고 보행자와 눈이 마주치면 더 활짝 웃는  양보운전으로 나와 이웃을 즐겁게 만들어보자. 운전은 즐겁고 거리는 더 밝아질 것이다. 창밖을 보니 울타리를 가득 메운 넝쿨장미도 적당한 거리를 두고 활짝 피어 있는 게 내 맘을 아는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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