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문학편집인 박용희

백수문학편집인 박용희
백수문학편집인 박용희
날씨가 꽤 더워졌다. 섭씨 27도까지 올라가니 여름이 부쩍 가까워진 느낌이다. 빨라진 더위에 어떻게 여름을 나야할 지 걱정이 앞선다. 올해는 이른 봄부터 기온이 높았다. 그래서 꽃들도 빨리 피고, 수목의 나뭇잎들도 싱그러움의 속도가 빨랐다. 

올해는 오월 중순에서 하순에 피던 아카시아꽃이 사월 말에 벌써 피기 시작하였다. 이주일에서 삼주일 정도 봄꽃들의 개화시기가 빨라지고, 꽃들이 남쪽에서 북쪽으로 서서히 개화되기 시작한 것이 아니라 전국에서 이삼일 차로 동시에 개화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벚꽃의 경우도 그랬는데, 아카시아도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계절은 어느새 봄에서 여름의 경계에 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한 달이 넘었다. 사건 첫날에 구조되지 못한 실종자들은 사망자로 바뀌었고, 아직도 시신을 찾지 못한 유가족들은 팽목항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온 국민들이 슬픔을 함께 나누고 있지만, 유가족들에게 얼마큼의 위로가 될 지는 미지수다. 

박근혜 대통령은 어제 대국민담화를 통해 유가족에 대한 사과를 거듭 전했다.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계실 것이다. 국가안전처를 신설하고, 이번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 및 특검실시와 성역 없이 책임자를 처벌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과 유가족들의 요구사항에도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지난 일요일은 5‧18 기념일이기도 했다. 서울 광화문광장에서는 시민과 시민단체 회원들이 세월호 사고 대처 관련 정부를 대대적으로 규탄했다. 노란리본과 노란종이배, 규탄집회 등을 통해 국민들의 성난 민심은 다양하게 표출되고 있다. 악화된 민심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면 국정운영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다.          

 6·4지방선거 후보등록이 지난주부터 시작되었다. 우리 세종시에서도 시장, 교육감, 시의원 등의 후보자들이 속속 등록을 마쳤다. 세월호 참사 사건이 이번 선거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혼란한 상황이지만, 냉정함을 지니고 후보자들의 공약과 도덕성에 기준을 두고 우리 지역의 지도자를 선출해야 할 것이다.

세월호 사건 이후 6·4지방선거의 선거운동이 조용한 가운데 진행되고 있다. 애도 기간 중에 시끌벅적한 선거운동은 예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번 상황을 지켜보면서 그동안의 선거문화가 지나치게 과열되고, 낭비적이었으며, 혼란스러웠음을 알게 되었다. 잦은 선거에 사회적 분위기는 들뜨고, 뉴스는 온통 선거소식 뿐이었다. 

요즘 하루에도 몇 번씩 선거와 관련된 문자 메시지가 쇄도하고 있다. 원하지 않는 정보가 넘쳐나고 있어 다소 짜증스럽기까지 하다. 여론조사도 수시로 실시되고 있어 전화 받기가 조금은 고역이기도 하다. 여론조사도 신뢰성을 많이 잃어 다시 생각해 보거나 보완해야 할 제도이다. 그러나 선거가 끝날 때까지는 각 후보자들의 선거홍보로 인한 핸드폰의 신호음은 연속될 것이다. 인내를 가지고 메시지를 받아야 할 것 같다.

기우이겠지만 시간이 지나갈수록 세월호 참사 사건이 국민들의 머릿속에서 잊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한편으로는 앞선다. 그러나 결코 쉽게 잊어서는 안 된다. 안일한 대처는 우리에게 불행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세종시에서도 지난 4월 28일부터 세월호 참사 사건에 대한 합동분향소를 세종문화예술회관 전시실에서 운영하고 있다. 엄숙하고 경건한 분위기 속에서 희생자를 애도하고 추모할 수 있도록 자원봉사자들이 수고를 해 주고 있다. 조문하고자 하는 시민들은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
 
저작권자 © 세종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